최대집 집행부와 차별화된 대정부 관계 설정
의정협의체·의사면허 결격사유확대법 등 현안 산적
투쟁 일변도에서 협상 우선순위 전환 성과 도출이 관건

이필수 신임 의협회장이 29일 당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필수 신임 의협회장이 29일 당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13만 의사의 새로운 대표로 선출된 이필수 회장은 당선 직후 당선 소감을 통해 향후 3년간 회원권익을 최우선 목표로, 만족스러운 협상과 주저없는 투쟁을 강조했다.

이번 제41대 회장 선거 결과는 지난 3년간 지속됐던 투쟁에 대한 피로감과 만족스럽지 못한 협상 결과에 대해 회원들의 새로운 대안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집 집행부는 당선 초기부터 정부와 각을 세우며, 협상보다 대정부 투쟁에 무게 중심을 뒀다. 

특히, 최 회장 개인적 정치성향이 반영된 선동적 정치적 투쟁은 회원들 사이에서 거부감이 표출돼 의원 수호 투쟁의 순수성이 반감되는 상황도 초래됐다.

결국 정부도 의협 집행부와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협의를 하기보다 다른 보건의료단체들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통한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의협이 보건의료 정책에서 패싱을 당하고 있다는 위기감 마저 고조됐다.

따라서 이 당선인은 전임 집행부와 차별된 정부·국회와의 관계 설정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그동안 수가협상 단장, 문재인케어 저지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총선기획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부 및 국회 인사들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했으며, 대화가 되는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측 관계자들 역시 협상 대상으로서 합리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쟁 지렛대로 실리적 협상으로 최대 성과 도출 

그는 투쟁보다 실리를 챙길 수 있는 협상에 방점을 찍고 있어 정부와 국회와 관계 설정은 대립각 보다 협력과 실리, 투쟁을 지렛대로 활용한 효과적 협상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당선인 앞에 놓인 산적한 의료계 현안들은 그가 방점을 찍었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4월 보궐선거 이후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의사면허 결격사유 확대법이 다시 논의될 예정으로, 이 당선인의 협상력에 대한 첫 심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수술실 CCTV 설치 등을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 역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 신임 회장으로서 취임하기 전부터 난관에 직면해야 한다.

그는 후보시절부터 의사면허 결격사유 확대법 국회 통과 저지를 위해 "정치권이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개정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료법 개정안을 만들어 회원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즉, 의료법 개정안 저지를 위한 투쟁에 앞서 정치권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개정안을 제시해 최대한 의료계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논의가 일시 중단된 의정협의체 재가동을 위한 방안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의정협의체는 최대집 집행부에서 시작됐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협상단 위원들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기존 의정협의체를 유지하면서도 의정간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으로, 정부의 의료계를 향한 시각 변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의사면허결격사유확대·의정협의체 성과 따라 회무 탄력성 결정 

7차에 걸친 의정협의체 회의는 현재 건정심 구조개편과 비대면 진료 의제만 남은 상황이지만, 이렇다할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9.4 의정합의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의정협의체에서 만족할 수 있는 성과가 도출돼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이 당선인 집행부가 향후 3년간 회무를 추진방향이 협상 우선 기조 유지냐, 또 다른 투쟁의 시작이냐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분열된 의료계 내부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대정부 강경 투쟁 필요성을 제기하는 강경파 목소리가 여전한 가운데, 강경파 목소리와 온건파 목소리를 화학적 결합을 통한 통합된 의료계 의견을 도출해 낼 수 있느냐가 이 당선인 집행부가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임현택 후보와 결선투표에서 1만 2431표를 획득해 당선된 그는 품위 있고 당당한 의협 회장이 되기 위한 공약들을 제시한 바 있다.

우선 회원 고충처리 전담 이사 및 부서를 신설하고,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현지실사, 진료실 폭력, 의료사고 등에 대한 회장직속 고충처리 즉시 대응팀을 구성한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법률지원단을 구성하고, 불합리한 법령 및 고시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의료 4대악 추진을 저지하고, 건정심 구조 개선 및 불합리한 심평의학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특히,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민간 병의원에 대한 재정적 지원 강화와 의료인 교육과 양성에 관한 국가책무를 강화하는 정책적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상생 비전을 제시하면서, 의원 및 지역 중소병원의 기능 정립과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그는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1차 의료기관 중심의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방향도 설정했다.

그리고, 의협의 정치적 영향력 제고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의료현안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저수가 현실을 적정수가로 전환 시키겠다는 복안도 제시했다.

한편, 이필수 당선인은 1987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88년 마산고려병원(現 삼성차원병원)흉부외과에서 인턴 및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전라남도의사회 기획이사 및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의협 수가협상단장, 제21대 국회 총선기획단장을 역임했다.

또, 제40대 의협 부회장, 중소병원살리기 특별위원회 위원장 및 전라남도의사회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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