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2] 유방암 치료 항체약물접합체 연구 결과 공개
엔허투·트로델비·파트리투맙데룩스테칸, 유방암서 가능성 입증

사진 출처 : ASCO 공식 홈페이지
사진 출처 : ASCO 공식 홈페이지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종양학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유방암 치료 영역에서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로슈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엠탄신) 이후 개발 중인 2세대 ADC는 임상연구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3일부터 7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2)에서는 주요 발표 목록에 포함된 임상연구 결과 데이터셋 4개 중 3개가 ADC 항암제였던 만큼 뜨거운 관심이 모였다.

 

엔허투,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서 가치 확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 중인 ADC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임상3상 Destiny-Breast04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HER2 발현율이 낮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 영역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이미지 출처 : ASCO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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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 Shanu Modi 박사 연구팀이 HER2 발현이 낮은 절제불가능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와 카페시타빈, 에리불린, 젬시타빈, 파클리탁셀, 냅-파클리탁셀 등 항암화학 단일요법과 비교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5%는 HER2 발현이 낮고, 질병이 진행될수록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연구팀은 HER2 발현이 낮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 557명을 모집, 엔허투 투여군과 화학요법군에 2:1 무작위 배정했다.

1차 목표점은 호르몬수용체양성(HR+)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맹검독립중앙검토(BRIC)에 의해 측정된 무진행생존(PFS)이었다.

연구팀은 1차 목표점이 충족되면 전체 환자, HR 양성 및 음성 환자에서 각각 PFS와 전체생존(OS)을 2차 목표점으로 평가했다.

18.4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HR+ 환자에서의 PFS 중앙값은 10.1개월로, 화학요법군 5.4개월에 비해 길었다(HR 0.51; 95% CI 0.40~0.64; P<0.001).

또 HR 음성 환자군에서는 엔허투 투여군의 PFS 중앙값이 6.6개월로 나타나면서 화학요법군(2.9개월)에 비해 사망 위험을 55% 낮췄다(95% CI 0.23~0.87).

임상을 완료한 환자군(FAS, full analysis set)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엔허투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9.9개월, 화학요법군 5.1개월이었다(HR 0.50; 95% CI 0.40~0.63; P<0.0001).

2차 목표점인 OS도 엔허투 투여군이 우세했다.

HR 양성 환자에서 엔허투 투여군의 OS는 23.9개월로, 화학요법군 17.5개월에 비해 길었고(HR 0.64; 95% CI 0.48~0.86; P=0.0028), FAS 환자에서도 각각 23.4개월, 16.8개월로 집계됐다(HR 0.64; 95% CI 0.49~0.84; P=0.001). 

HR 음성 환자에서도 OS는 각각 16.6개월, 10.3개월로 집계됐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HR 0.63; 95% CI 0.32~1.23; P=0.1732).

3등급 이상 치료관련 이상반응은 엔허투 투여군이 52.6%, 화학요법군이 67.4%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HER2 발현이 낮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HR 상태에 관계없이 표준치료와 비교해 PFS, O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이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트로델비, CDK4/6 치료 환자 질병 억제

길리어드의 ADC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는 CDK4/6 억제제 치료 이력이 있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ASCO 2022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Hope S. Rugo 박사 연구팀은 HR+/HER2-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 Tropics-02 연구를 발표했다.

HR+/HER2- 유방암은 전이성 유방암의 가장 흔한 하위 유형이다. 이 환자들은 표적치료제와 함께 순차적으로 내분비요법과 화학요법을 받지만 그 혜택은 길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연구에는 HR+/HER2- 절제불가능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543명이 트로델비 투여군과 화학요법군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환자들은 전신수행상태(ECOG)가 0또는 1이었고, 이전에 2~4차례 화학요법을 받은 적 있었다. 보조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지 12개월 이하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이전에 1회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이전에 1회 이상 탁산, CDK4/6 억제제, 내분비요법 등을 받았다.

연구 결과, 트로델비의 PFS 중앙값은 5.5개월로, 화학요법군 4개월에 비해 개선된 효과를 보이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HR 0.66; 95% CI 0.53~0.83; P=0.0003).

6개월과 12개월째 PFS는 트로델비 투여군이 각각 46%, 21%였다. 반면 화학요법군은 21%, 7%에 불과했다.

그러나 2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OS는 트로델비 투여군이 13.9개월, 화학요법군이 12.3개월을 보이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P=0.143).

이외에 객관적반응률(ORR)은 트로델비 투여군이 21%, 화학요법군이 14%를 보였고, 임상적 이득률(DCR)은 각각 34%, 22%를 나타냈다.

또 반응지속기간(DOR)은 트로델비 투여군이 7.4개월, 화학요법군이 5.6개월을 보여 조금 더 높았다.

3등급 이상 치료관련 이상반응은 각각 74%, 60%로 나타났는데, 임상연구 중단으로 이어진 경우는 트로델비 투여군이 6%로, 화학요법군 4%에 비해 많았다.

게다가 트로델비 투여군에서는 1명이 치료관련 이상반응으로 사망했다.

연구팀은 "트로델비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HR+/HER2- 내분비요법 저항성, 절제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화학요법에 비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PFS 이점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넥스트 ADC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 mBC 효과 보여

다이이찌산쿄의 차세대 ADC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도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전이성 유방암 유형과 무관하게 효과를 보인 것이다.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은 테트라펩티드 기반 절단 가능한 링커를 통해 토포이소머라제1 억제제를 결함한 인간 항HER3 단일클론 항체다.

ASCO 2022에서는 미국 Dana-Farber 암연구소 Ian E. Krop 연구팀이 여러 차례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HER3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2상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113명과 삼중음성유방암(TNBC) 환자 53명, HER2+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HR+/HER2-, HER3 발현이 높거나 낮은 환자군의 ORR은 30.1%로 나타났는데 모두 부분반응(PR)을 보였다(95% CI 21.8~39.4). 이들의 DOR은 7.2개월이었다(95% CI 5.3~NR).

HER2 양성이면서 HER3 발현이 높은 환자군에서의 ORR은 42.9%였다. 이들 역시 모두 부분반응을 보였다(95% CI 17.7~71.1). 이들의 DOR은 8.3개월이었다(95% CI 2.8~26.4).

아울러 HER3 발현이 높은 TNBC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ORR은 22.6%로 집계됐다(95% CI 12.3~36.2). 이들 12명 모두 부분반응을 보인 환자였다.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71.4%에서 나타났고,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호중구감소증 39.6%, 혈소판 감소 30.8%, 빈혈 18.7%, 백혈구 수 감소 18.1% 등이었다. 또 12명(6.6%)는 치료 관련 간질성 폐 질환을 경험했다.

연구팀은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은 TNBC 뿐 아니라 HR+/HER2-, 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유망한 효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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