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병원 차치환 교수팀, 한국유방암학회 빅데이터 분석
유럽보다 시행 빈도 높아…네덜란드 대비 감소율 6배 더뎌

한양대병원 외과 차치환 교수
한양대병원 외과 차치환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우리나라는 유방암 환자의 림프절 상당 부분을 제거하는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을 선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양대병원 차치환 교수(외과) 연구팀(교신저자 정민성 교수)이 한국유방암학회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림프절 곽청술 시행 빈도는 유럽보다 높았다. 

전통적 유방암 수술은 유방 부위 수술과 동시에 겨드랑이 림프의 상당 부분을 제거했었다.

하지만 2010년 미국종양외과연구자학회 Z0011 연구 결과, 유방암 환자에서 1개 혹은 2개 전이성 림프절이 발견되더라도 적절한 보조 치료가 시행될 예정이라면 림프절 곽청술을 진행하지 않아도 재발이나 생존율에 지장이 없었다.

결과 발표 이후 미국, 유럽 등에서는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 시행 빈도가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한국유방암학회 대규모 등록사업 데이터를 이용해 2011~2018년 국내에서 유방 부분 절제술을 시행한 75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겨드랑이 수술의 최신 경향을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통해 연구했다. 

그 결과 림프절 곽청술 시행률은 2011년 76.6%에 비해 2018년에는 47.5%로 많이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한 네덜란드 코호트(2011~2015년, 4900여 명)보다 림프절 곽청술 감소율이 6배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네덜란드의 림프절 곽청술 시행률 연간 변화율은 각 5.8%와 37.2%로 두 군간 차이는 유의미했다(P<0.001). 

특히 국내에서는 △과거에 진단 △큰 종양 크기 △삼중음성 아형 △림프 혈관 전이 동반 등이 있을수록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을 더 많이 시행했다.

이번 연구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 추이를 분석한 아시아 최초 보고라는 의미가 있다.

차 교수는 "삼중음성 아형이 많이 나타나는 아시아인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로 모두 제거해버리면 팔에 림프부종이 오고, 운동 기능 및 감각 저하가 올 수 있어 삶의 질이 저하된다. 림프절 곽청술은 선별적으로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종양외과 저널 World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