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과 폐암에서 무진행생존기간 및 전체 생존율 증가
부작용 분석 결과, 1~2단계 간질성폐질환 발생 77.4%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HER2 기반 항체-약물 결합체(ADC)인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가 폐암, 유방암 분야에서 청신호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간질성폐질환(ILD)/폐렴 부작용 발생 위험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나타났다.

폐암 치료에서 FDA 문턱 넘은 엔허투 

최근 엔허투는 폐암과 유방암에서 긍정적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특히 폐암 치료 분야에서의 활약은 눈여겨볼 만한다. 

8월 1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전에 전신 요법을 받았고 HER2+,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 치료제로 엔허투 치료를 승인했다. 

이번 승인 기반은 DESTINY-Lung02 임상 2상으로, 엔허투 5.4mg/kg 또는 6.4mg/kg을 투여받은 15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다. 

연구 결과, 독립중앙심사위원회(BICR) 평가 시 객관적 반응률(ORR) 57.7%, 완전반응(CR) 1.9%, 부분반응(PR) 55.8%로 나타났다. 특히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8.7개월이었다.

유방암 치료에서도 좋은 성적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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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에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HER2+, 절제할 수 없거나 전이성 유방암 환자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DESTINY-Breast 02 임상3상 결과가 좋은 성적표를 받는다. 

이 연구는 1세대 ADC인 로슈의 케싸일라(트라스트주맙 엠탄신)로 치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오픈라벨 임상3상으로 무작위 대조군 연구다.

연구팀은 아시아, 유럽 등 약 6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군(5.4mg/kg) △의사가 선택한 항암요법군(라파티닙+카페시타빈 또는 허셉틴+카페시타빈)으로 2:1 무작위로 배치했다. 

환자군 특성은 단일군 임상시험이었던 DESTINY-BREAST 01 연구와 비슷했다.

연구 결과, 엔허투는 1차 목표점인 BICR이 평가한 PFS를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충족했고, 2차 목표점인 OS도 향상시켰다. 또 안전성 프로파일에도 문제가 없었다. 

다이이찌산쿄 Ken Takeshita R&D 글로벌 책임자는 "이번 DESTINY-Breast 02 연구의 톱 라인 결과는 이전 엔허투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강력한 PFS 결과를 다시 확인한 것"며 "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엔허투를 투여하는 것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ILD/폐렴 발생 위험은 숙제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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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허투가 넘어야 할 산은 ILD/폐렴 발생이다.

FDA도 ILD 발생 위험을 블랙박스(black box) 경고문으로 약물 정보에 추가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초기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ILD/폐렴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반드시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8월 11일 ESMO Open 온라인 판에 미국 재니스와 콜먼 아이칸의대 Charles Powell 교수 연구팀이 엔허투의 부작용을 리뷰한 논문 결과에서도 ILD/폐렴 발생 위험은 여전했다. 

연구팀은 임상1상 및 2상에 참여했던 암환자 115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암은 유방암(44.3%), 위암(25.6%), 폐암(17.7%), 직장암(9.3%), 기타 암(3.0%) 등이었다. 

참가자들은 암이 진행된 상태로 이전에 4회(중앙값) 이상 치료받은 이력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엔허투 5.4mg/kg을 1회 이상 투여받았고, 특히 환자 절반 정도가 6개월 이상 엔허투로 치료받았다. 

연구 결과, 엔허투 투여와 ILD/폐렴 발생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15.4% 환자에서 ILD/폐렴 부작용 발생했는데, 대부분(77.4%) 1~2단계 부작용이었다. 또 87%에서 치료 12개월 안에 ILD가 발생했고, ILD/폐렴을 경험하는 중앙값 시간은 5.4개월이었다. 

연구팀은 "1단계 ILD/폐렴이 발생한 환자는 치료 후 문제가 해결됐다. 이후 참가자들은 다시 임상시험에 참여했다"며 "다시 임상시험에 참여한 47명 중 3명은 다시 ILD/폐렴이 생긴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ILD/폐렴이 발생하는 위험 요소는 65세 미만, 엔허투를 6.4mg/kg 초과 투여 시, 기준점에서 산소포화도 95% 미만, 중등도~중증 신장기능장애, 폐 합병증 등인 것으로 분석됐다. 

엔허투의 부작용은 임상3상에서는 감소했는데, 구체적으로 DESTINY-Breast 03 연구에서는 10.5%였고,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는 환자 수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ILD는 ADC로 치료받은 환자에게 나타나는 위험 요소다. 따라서 부작용이 심각해지면 사망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환자에게 ILD이 발생했을 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처방해야 하고, 3단계 이상일 때는 환자를 입원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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