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등 3세대 ADC 등장으로 초미의 관심...글로벌 제약, 열띈 개발
국내 기업도 관심 ↑...국내 바이오사 주목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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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항체-약물결합체, 이른바 'ADC(Antibody-Drug Conjugates)'가 글로벌 항암제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 등 3세대 ADC가 개발되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항암제 트렌드, ADC로 변화

항암제 분야에서 면역항암제는 여전히 강세지만, 전통적 항암화학요법도 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항암화학요법은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구분 없이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죽여 전신독성과 세포독성이라는 부작용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이를 극복하고자 탄생한게 ADC다.

강력한 살상 능력을 가진 항암화학요법 제제와 암세포만 표적하는 특이성을 가진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를 결합한 것이 ADC다. 둘을 결합해 치료효과를 높인 것이다.

ADC는 2000년 미국에서 첫 승인된 후 개발 경쟁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1개의 품목이 승인됐는데, 약 80%는 2017년 이후 승인됐다.

특히 2019년에는 로슈 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 아스텔라스·시젠 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 엔허투가 승인됐다. 지난해에는 길리어드 TROP2 표적 ADC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도 승인됐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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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약물과 항체 결합 비율이 다양해 치료 효과가 낮고 심각한 부작용을 보였던 1세대, 표적 발현율이 낮았던 2세대를 보완, 명확한 항체-약물 비율로 균질한 조합을 갖췄다는 게 강점이다.

3세대 ADC의 강점은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2)에서도 주목 받았다.

엔허투는 임상3상 Destiny-Breast04 연구를 통해 HER2 발현율이 낮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의 카페시타빈, 에리불린, 젬시타빈, 파클리탁셀, 냅-파클리탁셀 등 항암화학 단일요법 대비 효과를 입증했다.

트로델비도 CDK4/6 억제제 치료 이력이 있는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에 글로벌 ADC 시장은 올해 약 59억달러에서 2026년 약 130억달러로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세 된 'ADC', 열띈 개발 경쟁

글로벌 시장에서는 후발주자 개발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주목받는 기업은 시젠과 MSD, 다이이찌산쿄다.

시젠은 핵심 ADC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어 선두주자로 꼽힌다.

현재 시젠은 에드세트리스(브렌툭시맙 베도틴)을 확산성 B세포 림프종, 호지킨 림프종, 말초 T세포 림프종, 소아 호지킨 림프종 등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아울러 다시타맙 베도틴은 HER2 발현 요도암 적응증으로 임상2상을 완료했고, 라디라투주맙 베도틴은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임상2상을 완료했고, 전이성 유방암은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시젠이 ADC 강자로 떠오를수록 주목받는 기업이 MSD다. MSD가 52조원에 시젠 인수하는 조건으로 양사가 협의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MSD는 시젠과 주당 200달러 이상, 총액 400억달러(약 52조원)의 인수 가격을 놓고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M&A)이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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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중국 켈룬 바이오텍과 고형암 ADC 후보물질의 글로벌 개발, 제조, 상업화 독점권에 대한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하면서 ADC에 대한 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MSD가 이처럼 나선 데는 자사 블록버스터 약물 PD-1 항체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투여 약물로 ADC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벨로스바이오를 27억 5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ROR1 ADC를 확보했고, M&A 소문이 돌고 있는 시젠과는 LIV-1 ADC를 공동개발 중이다.

특히 켈룬 바이오텍에서 총 13억 6300달러 규모로 인수한 거대분자 항암제가 TROP2 ADC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TROP2 ADC SKB-264는 길리어드사이언스 트로델비,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 DS-1062와 직접 경쟁할 약물이다.

엔허투로 ADC 개발 경쟁에 불을 붙인 다이이찌산쿄도 파이프라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개발 중인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임상1상에서 이전에 4가지 치료를 받은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43%에서 종양 축소 효과를 보였다.

또 HER3 표적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과 타그리소(오시머티닙)를 병용한 임상1상도 진행하고 있다.

 

도전하는 한국...'알테오젠'·'셀트리온' 주목

추세에 발맞춰 국내 기업도 ADC 개발이 한창이다. 주목받는 기업은 알테오젠과 셀트리온이다.

우선 알테오젠은 ADC 파이프라인으로 ALT-P7과 ALT-Q5 등을 보유하고 있다.

ALT-P7은 FDA로부터 위암 적응증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이후 다른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한국에서 HER2 전이성 또는 절제불가능 국소진행성/재발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상에서 72%의 질병통제율(DCR)을 보였다.

ALT-Q5는 난소암에서 과발현되는 엽산수용체를 타깃한 자궁내막암, 신장암, 폐암 치료제로 확장 가능한 ADC 파이프라인이다. 다만, 현재는 효능 탐색을 수행하는 단계다.

셀트리온은 2019년부터 아이프로젠과 유방암, 위암 치료용 항체의약품과 혈액암 치료용 항체의약품 등 다양한 타깃에 확장 가능한 ADC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 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4700만달러를 지분투자해 ADC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익수다는 B세포 림프종 등 총 4개의 ADC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ADC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항원이 종양에서만 특이적으로 발현되고 정상세포에서는 발현이 없거나 최소화되는 방향의 장기적인 타깃 연구가 필요하다"며 "신규 타깃 연구는 어려운 과정이지만, 기초과학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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