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임상3상 DESTINI-Breast04 연구 결과 발표
PFS, OS 등 주요 목표점 통계적 유의한 개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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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가 블록버스터 약물 반열로 치닫는 기세가 거세지고 있다.

작년 HER2 양성 유방암 표준 치료제인 로슈 캐싸일라(트라스트주맙 엠탄신)와의 직접비교 임상연구를 통해 HER2 양성 유방암 2차 치료제로서의 입지를 다진 바 있다.

이번에는 DESTINI-Breast04 연구를 통해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게서 긍정적인 효능 데이터를 보였다.

아직까지 HER2 표적 치료제가 임상3상 연구에서 HER2 저발현 유방암에서의 이점을 보인 결과는 없었던 만큼 엔허투의 약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엔허투, HER2 저발현 환자서 PFS·OS 이점

최근 아스트라제네카가 발표한 임상3상 DESTINI-Breast04 연구에 따르면 엔허투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엔허투와 의사가 선택한 항암화학요법(카페시타빈, 에리불린, 젬시타빈, 파클리탁셀 또는 나노입자알부민결함(nab) 파클리탁셀)을 비교해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모두 HER2 양성이었다. 참가자 중 55%는 종양 HER2 면역조직화학(IHC) 점수가 1+이거나 2+이면서 동소교잡반응(ISH) 음성이었다. 즉 현재 적용 가능한 HER2 표적 치료를 받기에는 발현 정도가 낮은 수준이었던 것이다.

특히 연구에는 HER2 저발현 절제불가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이외에도 HR 양성, HR 음성 환자들도 포함됐다. 환자들은 이전에 1개 또는 2개의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엔허투 치료군과 항암화학요법군에 2:1 무작위 배정했다.

1차 목표점은 맹검독립중앙검토(BICR)에 기반한 HR 양성 환자의 PFS로 설정했고, 2차 목표점은 무작위 배정된 모든 환자의 BICR 기반 PFS, HR 양성 환자의 OS, 모든 무작위 배정 환자의 OS 등으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엔허투는 표준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이전에 치료 받은 HR 양성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우수한 PFS를 입증하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아울러 HR 양성 또는 음성에 관계없이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PFS를 개선했고, 중간분석에서 HR 상태에 관계없이 HR 양성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OS를 연장하며 2차 목표점도 충족했다. 안전성에서는 새로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간질성폐질환(ILD) 비율은 HER2 양성 유방암 후기 연구에서 관찰된 것과 일치했다.

아스트라제네카 Susan Galbraith 종양학 R&D 담당 수석 부사장은 "현재 HER2 표적 치료제는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이점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엔허투의 이번 연구 결과는 큰 진전이자, 잠재적으로 HER2 발현에 대한 전체 스펙트럼을 표적할 수 있는 확장성도 확인한 만큼,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허투, 유방암 치료 세대교체 할까?

이런 가운데 엔허투는 전 세계에서 적응증 확대를 예고하면서 유방암 치료제의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올해 1월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엔허투의 DESTINI-Breast03 임상3상 연구 결과를 근거로 신속심사에 돌입했다고 전한 바 있다. 엔허투의 적응증 확대는 올해 2분기로 전망된다.

허가 적응증은 이전에 항 HER2 기반 치료요법을 받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 대한 단독요법이다.

2021년 유럽종양학회(ESMO 2021)에서 발표된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엔허투는 캐싸일라와 비교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72%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허투로 치료한 환자 94.1%는 1년 동안 생존했던 반면, 캐싸일라 치료군의 1년 생존율은 85.9%에 불과했다.

아울러 엔허투 치료군과 캐싸일라 치료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엔허투 치료군이 79.9%, 캐싸일라 치료군이 34.2%였다. 이 중 완전반응(CR)을 보인 환자 비율은 각각 16.1%, 8.7%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엔허투 도입 작업이 한창이다. 작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엔허투를 유방암 치료에 신속심사대상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다만, 식약처에 엔허투에 대한 신속심사를 신청한 시기가 DESTINI-Breast03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만큼 DESTINI-Breast01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3차 이상 요법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허투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 표준요법인 캐싸일라와의 비교평가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가져왔고,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서도 괄목할 만한 결과를 보였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은 엔허투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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