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 영화의 한 대사가 아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원건강보험 수가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하면서 몇몇 요양병원장이 농담처럼 하는 말이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복지부와 어떻게 협상하든 수가를 깎이는 나쁜 일만 남았기 때문에 떨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의 건강보험수가를 질 향상 유도 및 부실한 요양병원에 대해 차등보상이 되도록 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중증환자 수가를 올리고 경증환자 수가는 낮추고, 중증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는 행위별수가로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변별력
서울 K대병원 내과 1년차 김 아무개 전공의의 정규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일찍 나와 환자 인수인계 정보를 받는다. 야간당직을 서는 날은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가 휴식을 취한다.재작년까지만 해도 이 병원 내과의국에 '출퇴근'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병원이 수련근무 지침 매뉴얼을 본격 적용한 올해 3월부터다.이는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가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개정령'에 따라 6월 1일부터 각 수련병원이 개선
편집국 이슈 토론반복되는 전공의 폭행해법 없나? 의료인이란 의료법 제2조 제1항에 의거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가 해당된다. 또 이들의 터전이 되는 의료기관은 공중 또는 특정 다수인을 위해 의료·조산의 업을 하는 곳으로 정의 내려진다. 하지만 국가 공중보건의 첨병 역할을 하는 이들 병원에는 오래전부터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들이 빈번히 발생했다. 특히 대중매체를 간간이 달군 폭언과 폭행사건 소식은 그 사태가 심각한 수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료인 137만여 명 가운데 약 110만명, 즉
내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흉부외과나 비뇨기과 등이 전공의 정원 미달로 고생할 때 남의 집에 붙은 불인 줄로만 알았는데 1~2년 사이 내과로 옮겨 붙은 것이다. 대학병원의 내과 교수들은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는 반응이다.내과는 그야말로 메이저과로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전공의 모집이 100%에 가까울 정도였다. 내과의 지난 시절 전공의 확보율은 2011년 99.9%, 2012년 100%, 2013년 99.3%였다. 흉부외과 등이 전공의 모집 미달로 아우성을 외칠 때도 나름 느긋한 상황이었다.현장에서의 미
"앞에 답을 두고 일부러 헤매고 있는 꼴이다."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 급증에 대해 미온적인 정부와 의료계의 태도를 두고 전문가들이 하는 지적이다.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논의해 최선의 답을 찾을 수 있지만 각자의 주장만을 고집하면서 건강보험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다. 노인 진료비 증가로 인한 문제는 갑자기 등장한 이슈가 아니다. 그런데 여전히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정부는 의료계 탓, 의료계는 정부 탓을 하고 있다.서로의 탓을 하는 사이 또다시 노인 진료비가 급증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
개원가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자리에 진료비 청구액 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정형외과가 그 주인공이라니 고개가 갸우뚱해질 일이다. 표면적으로는 '여유로운' 진료과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각종 규제, 과잉 심사, 타과 및 타직역 간 갈등, 규모의 경쟁 등으로 곪을 대로 곪아 있다. 최근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물리치료사 단독 개원 등의 내용이 담긴 규제기요틴 발표와 자동차보험에 이어 실손보험 심사까지 심평원의 심사 위탁이 논의되고 있어 정형외과의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정형외과 개원의들을 만나 진정한 기요틴 대상이 무엇인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야말로 '폭풍전야'다.내년 적용을 목표로, 현재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는 제2차 상대가치 전면 개정에 관한 얘기다.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의 핵심은 '전문과목 간 균형성 확보'와 '원가보상률 제고'에 있다.수술과 처치, 기능검사 등 그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온 행위들의 상대가치점수를 올려 원가보상률을 높인다는 것이 큰 틀. 이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1조원 규모다. 정부는 이 가운데 절반은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검체와 영상검사 수가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나머지 절반은 추가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하지만 넘
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제도 폐지안을 의결하면서, 의원급 차등수가제가 도입 15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의료계는 대표적인 '비정상의 정상화'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는 상태. 반면 가입자단체측은 차등제 폐지 이후 '의원급' 관리방안이 부재한데다, 의결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행정소송 등 강경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복지부는 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진찰료(조제료) 차등수가제 개편'안을 상정, 격론 끝에 제도 폐지를 의결했다.의원급 차등수가제는 의원급의 의사 1인당 1일
정부가 메르스 종식을 선언한지 어느 덧 한달의 시간이 흘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했고, 그에 맞춰 메르스 사태에서 보여졌던 정부의 미숙한 대응도,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달렸던 의료진들의 노고도 어느덧 잊혀져 가고 있다.본지는 메르스의 기세가 극에 달했던 6월, 메르스 공포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인공신장실 폐쇄 사태를 되돌아 보고자 한다. 이제 와 그때의 일을 다시 되짚는 것은, 사태를 제대로 복기해 승착과 패착을 찾아내야 다음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사우디 메르스 확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 지 5년이 지났다. 여기에 리베이트 제공 사실이 2회 이상 적발될 경우 급여 목록에서 삭제시키는 더 강력한 리베이트 투아웃제도 시행되고 있지만 불법 리베이트 악습은 끊기지 않고 있다.의약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등 모든 경제적 이익을 말하는 리베이트. 이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는 2009년 '리베이트 약가인하제도'를 시작으로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 2014년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 규제를 점점 강화해 왔다.제약업계 역
정진엽 전 분당서울대병원장이 8월 27일 보건복지부 장관에 공식 취임했다. 의사출신 복지부 장관이 나온 것은 17년 만에 처음. 하지만 적지 않은 의사가 정 장관의 등장에 '순수한 환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의사출신 장관에 대한 기대감 못지 않게, 각종 정책추진을 둘러싼 갈등 상황을 걱정하는 까닭이다.정진엽 장관 취임…보건행정 수장 '트로이카' 완성 "임명권자께서 저를 내정하신 이유는 아마도 메르스와 같은 신종감염병에 대비한 국가방역체계 개편과 감염에 취약한 의료환경 개선 등 당면 현안을 잘 해결해 나갈 것이
# 이비인후과 의원을 운영 중인 개원의 A씨와 대형병원을 운영 중인 병원장 B씨. 이들이 각각 이비인후과 수술 시 사용되는 치료재료 '메로셀'을 300개씩 구입해 사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재료 구입에 소요된 비용은 각각 336만원으로 같다. 그러나 시술 후 회수된 재료대를 따져 보니 A씨에게는 원가보다 10만원 적은 326만원이, B씨에게는 6만원 적은 330만원의 돈이 남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여기에 한 가지 상황 설명을 더해보자. A의원과 B병원에서 시술받은 환자들은 모두 재료대를 포함한 진료비용을 신용카드로 결
의료선진국을 자부했던 대한민국이 메르스 사태로 컨트롤타워 부재, 예산과 전문성 부족, 미흡한 방역체계, 혼잡한 응급실 관행, 다인실, 문병·간병 문제 등 의료계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수도권 대학병원으로의 환자쏠림'도 예외가 아니다. 환자쏠림은 글자 그대로 해당 병원으로 환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치료를 받고 다시 전국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생기는 총체적 문제.특히 KTX가 개통되면서 서울의 대학병원을 찾는 전국의 환자들이 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도 삼성서울병원으로 전국의 환자가 몰려들었다가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8월 8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종합해보자면, 현재까지 2기 추무진 호에 대한 평가는 '낙제점'에 가까운 상황.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 전환이 시도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나온다.굴곡 많았던 100일, '무추진' '역추진' 비아냥도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추무진 회장은 지난 3월 20일 진행된 제 39대 의사협회장 선거에서 1만 3780표 가운데 3285표를 획득(득표율 23.84%), 연임을 확정지었다.당시 '보궐 회장' 신분이었던 추 회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의료계에서도 '인공지능'의 영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장미빛 시작일까 아니면 불행의 서막일까? 성균관대 휴먼ICT융합학과 최윤섭 교수는 이제 인공지능이 의사와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현재 의사가 맡고 있는 많은 역할 중에서 어떤 것이 인공지능에 의해서 자동화될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부분은 마지막까지 인간의 역할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교수에게 다가오는 미래에 대
디지털 헬스케어가 미래 의료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리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가능성이 실현되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와이즈요양병원 김치원 원장은 너무 먼 미래의 의료시스템을 내다보기에 앞서 현 의료제도와 의학지식의 특성에 비롯한 장애물을 넘어서기 위한 준비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을 만나 미래의학이 어디까지 왔으며, 미래의학의 중심 핵이라 불리는 디지털 헬스케어 성장 히스토리에 대해 들어봤다. '의사'에 도전하는 슈퍼컴 '왓슨' "미래가 원하는 의사 스펙은 공감·관
미래의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빼놓지 않고 나오는 말 중 하나는 단연코 '개인에게 맞춤화된 치료법을 제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을 모범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곳을 꼽으라 하면 현재까지는 IBM의 왓슨이 이상향에 가장 가까이 있어 보인다. 왓슨은 IBM이 만든 슈퍼컴퓨터로, 2011년 유명 퀴즈프로그램에서 '인간' 챔피언들을 누르고 완승을 거둬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IBM의 CEO 버지니아 로메티(Virginia Rometty)는 왓슨이 하는 일을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이라
메디칼업저버가 창간 14주년을 맞아, 각계에 계신 독자분들께 본지 발전을 위한 제언을 부탁드렸습니다. 보내주신 따뜻한 격려와 질책의 말씀 모두 가슴 깊이 새겨 더 나은 언론으로 나가기 위한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지난 14년간 메디칼업저버의 성장을 지켜봐 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보건의약계 대표언론으로 지속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협회에 몸을 담고 있는 데다, 홍보를 담당하는 업무의 특성상 매일 매일 다양한 의료전문 매체들을 살펴보고
2017년 겨울, 저녁식사를 마치고 한가로이 TV를 시청 중이던 직장인 A씨. '뾰롱뾰롱' 하는 알람음에 팔목에 찬 웨어러블기기의 액정을 들여다보니 '감기(급성상기도감염)'라는 진단명과 함께 얼마 전 편의점에서 사다 놓은 해열제 한 알을 투약하라는 처방이 깜빡이고 있다(약은 사다놓은 날 '상비약' 리스트에 업데이트해 뒀다). 낮부터 몸이 무겁다 했더니 역시 감기다. 약을 먹고 누울까 하다, 지난달에도 감기가 낫지 않아 오랫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라 병원에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처방' 밑에 깜빡이고 있는 '병원
#1. 2005년 개원한의사협회가 내놓은 두 장의 포스터가 의료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른바 '감기는 한방으로' 시리즈가 그 주인공. 당시 개원한의사협회는 '우리 가족 감기는 한방으로', '아이들 감기 한방으로 다스린다'는 제목으로 모두 2만 5000부의 포스터를 제작해 전국 한의원에 배포했다. 개원한의사협회는 포스터 하단에 "한방은 부작용이 없어 임산부도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겁 많고 까다로운 아이들도 주사기의 두려움 없이 빠른 치료가 가능합니다"라고 적었다.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2004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