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경 식약처장 "비유 적절치 않다" 반박
백색입자로 회수된 백신 55만여개 신성약품 유통 주장도

13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의경 식약처장 (출처 사진공동취재단)
13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의경 식약처장 (출처 사진공동취재단)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백색입자가 발견돼 회수된 독감백신을 '상한 밥'으로 비유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 부실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백색입자로 제조사 측이 자진 회수하기로 한 61만 5000개의 독감 백신 중 약 55만개를 앞서 '상온노출' 사고를 야기한 신성약품이 납품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3일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독감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밥이 상했지만 탄수화물 양이 똑같으므로 효과는 변화가 없다는 말과 같다"며 "과연 국민들이 상한 밥을 먹을 수 있겠는가. 백신 효과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국민들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국민들께서 오해할까봐 말하자면 상한밥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하고 싶다"며 "외부의 이물질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내부의 단백질이 응집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말했다.

독감백신에서 백색입자를 발견했음에도 식약처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의원은 "독감백신에서 백색물질을 발견한 것은 10월 6일인데 9일이 돼서야 중단조치를 내렸다. 왜 신속하게 대응을 못하냐는 생각이 든다"며 "또한 처음에는 주사기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지금은 주사기와 백신의 화학반응으로 발생한다고 발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얼마나 정부가 무능하나면, 국민에게 맞게 할 백신을 어떤 용기에 담고 또 부작용이 있을지 여부를 체크도 안한 것"이라며 "일반 공산품도 품질검사를 하는데 독일에서 수입한 주사기에 뭘 담을지도 모르고 승인하는 것이 맞나"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주사기는 제조사에서 3단계 품질관리를 하지 않으면 GMP(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통과할 수 없고 우리나라 GMP는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며 "백색입자는 원액과 주사기가 상호작용한 결과로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도 맞지 않다"며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조사를 진행했다. 밀봉 포장의 파손이 없었고 과거에도 단백질이 응집하더라도 인체에 위해성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정보"라고 말했다.

이날 강 의원은 백색 입자가 발견돼 한국백신사가 자진 회수하기로 한 61만 5000개의 독감 백신 중 55만 6000개를 신성약품이 납품했다고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자진 회수 대상 백신 61만 5000개 중 55만 6000개를 신성약품이 유통했고 나머지 1만 8470개는 유료 물량, 4만 530개는 보건소용 제3자 단가 계약 물량으로 확인됐다.

그는 "주사기와 백신의 화학반응을 이야기하는데 의구심이 든다"며 "앞서 상온노출로 48만도즈를 폐기한 데 이어 이번 물량의 55만개를 신성약품이 유통했다.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없었을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처장은 "신성약품에서 상온 노출된 경우와 백색 입자는 원인 발생이 완전히 다르다"며 "전자는 온도에 의한 것이고 백색입자는 원액과 주사기가 상호 반응한 케이스다. 분리해서 생각해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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