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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의 시범적인 대상으로 경성의전 교수가 되어 조선학생들로부터 추앙을 받았던 고 백인제 박사의 수제자는 고 장기려 박사가 틀림없다. 그러나 그는 대전도립병원 외과과장으로 파견을 가라는 스승의 지시를 거절하고 가난한 조선인환자가 많은 평양연합병원(기흘병원, The Hall Memorial Hospital)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는 1950년 12월 장남 가용(전 서울의대 해부학교수)과 함께 탈북해 스승의 대학인 인제대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그는 나의 원장 재임시절 석좌교수와 명예원장으로 추대했다. 장 박사와의 첫 만남은 1932년 이른 봄 한강 중간 둔치의 모래밭이었다. 경성의전 기독학생회가 주최한 신입생 환영회에서 서로 인사를 한 것이다. 이 모임에는 780여명이란 엄청난 인원의 조선인학생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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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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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정년퇴임(1978년 8월)을 몇 개월 앞둔 시기에 서울백병원 백낙조 재단이사장이 만나자고 요청해왔다. 백이사장은 필자에게 가톨릭의대를 정년퇴임하고 79년 4월에 개교하는 인제의대 초대학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그는 이사회에서 학장선임을 두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나를 가장 적임자라고 천거하는 이사들이 많아 이렇게 만나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또 내가 고 백인제 교수님을 존경하고 따랐던 만큼 그분의 숙원이던 의과대학이 설립되었으니 학장직을 맡아주어야겠다는 명령 같은 요구를 해오기에 일단 가만히 듣기만 했다. 이 시기 정년 후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의 구상을 골몰히 하고 있던 때였지만 너무나 뜻밖의 제안이었고 나로서는 당장 결정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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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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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 태어난 바다로 `풍덩`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가 교차하는 지중해 북동부의 섬나라 키프로스(사이프러스, Cyprus). BC 40세기 경부터 신석기 문화와 청동기문화가 흥했으며, 이후 고대, 중세, 근세를 거쳐 3개 대륙의 교통 요지로서 근대화와 함께 세계 정복을 꿈꾸던 수많은 강대국들의 침략과 지배를 받았던 곳. 인구 90만여명의 키프로스는 세계 대전을 겪으며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1069년 2월 키프로스 공화국으로 독립을 선언했으나 인종과 종교상의 차이로 인해 현재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국가이다. 이러한 역사적 시련속에서도 키프로스는 연간 340일 이상의 맑은 날씨와 지중해성 기후 특성으로 세계적 관광 명소와 휴양지를 갖추고 세계인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곳이다.`심장학의 오늘`을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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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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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이 된 후 많은 사건을 겪었다. 의료사고 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갈등의 돌출로 인한 사건도 있었다. 그중 윤덕선 의무원장이 성모병원을 떠난 일이 가장 큰 사건이었다. 원인을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의료원장과의 금전 사용처에 관한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일로 인해 윤 의무원장은 후배인 임상과장 10여명과 함께 성모병원을 떠나 길 건너편에서 필동성심병원을 개원했다. 임상교수들의 대거이동에 경악한 성모병원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병원장인 나로서는 우선 자리가 빈 과장 겸 주임교수들의 확충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윤 의무원장이 떠나면서 외과 과장직을 맡게 된 김희규 교수와 상의를 했다. 내과와 외과가 주축이 되어 난국을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우선 각 과의 추가이탈을 막기 위해 움직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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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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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많이 하였더니 여기가 많이 아파요." 손가락으로 무릎의 외측을 가리키며 호소하는환자가 있으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 진찰해 보고 애매하면 방사선 촬영이나 심지어 MRI를 우선 찍어보면 답이 나올까?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문진이다. 우선 정확한 통증의 위치를 확인한다. 대퇴골의 외상과가 돌출되어 있어 그 위를 지나는 두터운 장경대와 마찰을 일으켜 잘 생기는 소위 `달리기선수의 무릎(경주슬)`이라는 스포츠 상해가 아닌지를 의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 지나친 달리기가 없었는지, 발을 내회전 상태에서 달리는 습관이 있는지 또는 고르지 못한 울퉁불퉁한 지면에서 달리지 않았는지 신발은 적절했는지 등을 알아봄으로써 진단은 거의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다. 진찰시 과사용으로 인한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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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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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 앞 우물가에 서 있는 한 그루 보리수. 나는 그 그늘에서 꿈을 꾸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내 마음은 거기에 이끌렸다."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들었던 슈베르트의 보리수 가사이다. 옷깃을 여미는 찬공기를 느끼며 가곡 겨울나그네에 나오는 보리수 곡을 생각해 보았다.이번호에는 낭만주의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부르조아 시민계급이 늘면서 종교, 경제, 정치 각 분야에서 고전주의의 엄격한 형식에서 벗어나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자유롭고 개성적인 이상을 동경하는 풍조가 낭만주의를 탄생시켰다. 18세기 문학, 미술, 사상이 먼저 개화되고 음악은 1820년대부터 낭만주의가 시작된다.독일의 낭만파 시인인 휠데를린은 "인간은 몽상하고 있을 때는 신(神)이요. 사색하고 있을 때는 거지이다"라고 낭만주의 성향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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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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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병원 근무를 한지 얼마 안돼 처리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여러 가지 발생했다. 더욱이 윤덕선 의무원장이 외국 출장을 간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더욱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의료원장 신부님이 나설 만한 입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건들은 의료원장 김창열 신부님이 의사를 이해하는데 적지 않게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믿었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래 끌었고 해결하기 어려웠던 사건은 분만실에서 아기가 바뀐 사건이었다. 분명히 출산 직후 `아들`이라고 의사가 큰소리로 외치는 소리를 들은 산모와 아이의 할머니 등 가족들은 대단히 기뻐했었는데 퇴원하려고 보니 여아였던 것이다. 당황한 가족들은 여아를 데려가기를 거부하고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며 아들을 내놓으라고 소란을 부렸다. 이 바람에 아이는 신생아실에서 1년 가깝게 수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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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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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8월 기쁨으로 창립에 참여, 그래도 젊음의 열정을 바쳤던 서울의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딸린 어린 자녀들이 여섯명이나 되는데다가 고등교육도 시켜야 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월남하느라 재산이라고는 무일푼이니 국립대학교에서 주는 월급으로는 생활을 지탱하기 어려웠다. 의대교수를 생애의 목표로 할 계획이었지만 감당하기 어려웠다. 별수 없이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개업을 계획했던 것이다. 그리고 개업을 하더라도 특수내과를 전공한 만큼 2년간은 반드시 일반내과 수련을 받고 할 작정이었다. 1964년 여름. 고민을 거듭하던 나는 18년간 근무하던 서울의대에 사표를 냈다. 정말 하기 싫은 일이었지만 하는 수 없었다. 그런데 사표를 낸지 며칠 되지 않아 가톨릭의대 윤덕선 의무원장이 찾아왔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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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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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식(林鍾湜)군은 1957년 서울의대출신으로 동기동창 외에는 그를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체격도 여위고, 지금은 다르지만 얼굴도 화려(?)하지 못한데다가 발걸음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는 인턴을 마친 후 전염병과에 입국해 공부를 해 보겠다고 레지던트 수련을 신청해왔다. 당시 서울의대는 입학성적이 좋아도 불구 등 신체외형에 문제가 있으면 의사의 품위 상 입학이 허용되지 않았으나 몇 해가 지난 후 입학성적이 좋고 안면의 기형이 아니라면 입학은 허용하기로 원칙이 바뀌었다. 이러한 사정인데도 여윈 체격에 걸음걸이가 정상이 아닌 임 군이 구술시험까지 통과, 입학을 한 것으로 보아 시험성적이 대단히 좋았던 것 같아서 입국이 허용됐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 전염병과의 지원자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도 입국
지난연재
손종관 기자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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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17일`골다공증과 골관절염의 임상적·경제학적관점에 관한 제4차 유럽 학술대회 개최지지중해 연안의 모나코와 깐느로 이어지는 세계적 관광명소 꼬뜨다쥐르의 중심 도시 니스(Nice). 프랑스 프로방스 알프꼬뜨다쥐르주 알프마리탐현의 주도인 이 곳은 연평균 15℃ 이상의 연중 온화한 기온과 지중해를 따라 늘어선 해안과 산 등으로 유럽 제1의 휴양, 유람지로 자리하고 있는 도시이다.유럽 제1의 휴양지 특히 꼬뜨다쥐르의 모나코나 깐느에 비해 별장, 호텔, 정원, 산책지, 카지노 등 휴양·위락시설이 많으며, 세계 각지와 연결된 국제공항, 이탈리아·스페인을 오가는 철도 등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어 세계적 휴양지 꼬뜨다쥐르의 중심이 되고 있다. 또 꼬뜨다쥐르 주변의 깐느와 모나코는 물론 2월의 레몬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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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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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아동 연령맞는 경주거리 준수성장기 아동들은 부모를 따라, 또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경쟁적으로나 타의에 의해 무리하게 달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성장기에는 관절마다 성장판이 아직 열려 있어 무리하면 성장판은 물론 관절 연골의 손상을 초래하게 되므로 연령에 따라 평소의 훈련과 경주를 시행할 때의 제한 거리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일주일의 총 훈련거리는 최대 경주거리의 두배가 넘으면 안된다. 예를 들면 12~14세의 아동에서는 10㎞까지의 경주는 일주일 한번은 가능하므로 훈련 총 거리는 일주일에 2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만일 10㎞ 이상 경주가 있었으면 더 많은 휴식이 필요하다. 14세까지의 훈련 빈도는 주당 세 번을 초과해서는 안되며 15~18세에서는 주당 5번까지 훈련할 수 있다. 나이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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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관 기자
200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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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연히 지나치는 말로 의학연구를 추천했지만 나중에 세계적으로 훌륭한 업적을 남긴 두 후배가 있다. 김윤범 군과 임종식 군이다. 김윤범 군은 평양의전 2학년 때 학교분위기가 좋지 않고 6·25 직후 이념문제로 학급에서 자주 논쟁이 빚어지자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부모님과 친구들까지 그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남하, 서울로 왔다. 영등포에 자리를 잡고 교회를 나가게 된 그는 친한 한 신도로부터의 소개를 받아 미군121야전병원 검사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마침 나는 종전 후 서울대학병원에 중앙검사실을 신설하고 시설 운영이나 검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 2개월 간 이 야전병원 검사실을 견학하던 중이었다. 내 자신이 검사실 운영에 초보자였기 때문에 숙련된 의사나 의료기사를 확보하는 문제는 큰 과제가 되던
지난연재
손종관 기자
200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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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의 현악선율…그리고 찬란한 晩秋항상 10월이 되면 시간의 빠름을 느끼곤 한다. 특히나 10월엔 유난히도 많은 음악가가 태어나고 또 우리 곁을 떠났다. 생상, 베르디, 본 윌리엄스, 비제, 요한슈트라우스, 파가니니, 리스트, 뒤카가 태어났고, 브르흐, 번스타인, 쇼팽, 구노, 닐센 브루크너가 숨졌다. 이번 10월에는 고전악파의 작곡가 하이든을 만나보자. 하이든은 18세기 후반 빈 고전파의 중심인물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파파 하이든`, `교향곡 아버지(100곡 이상)`, `현악 4중주의 아버지(80여곡)`라는 애칭을 받으며 현악 4중주의 3악장(혹은 2악장)을 메뉴에트를 포함시켜 4악장으로 양식의 틀을 만든 인물이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국경 지역 작은 마을 로라우에서 궁정의 수레바퀴 제조자 아버지의 첫
지난연재
손종관 기자
2003.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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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테러(세균전사건)와 관련해서 언급할 것이 있다. 기룡숙 교수가 혼성 설사 사건으로 난처한 입장이 되자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훨씬 전인 6·25사변이 끝날 무렵, 휴전협정이 한창이던 그 시기 북한측은 유엔 신탁통치위원회에 검은 표지의 호소문을 제출했다. 표지가 검다고 해서 `블랙 북`으로 세계 언론이 크게 보도했다. 보도된 내용은 유엔군 측이 전쟁 막바지의 어느 날 새벽에 평안남도 강서지방에 흰 가루를 공중살포 했는데 그 며칠 후 이 지방 농민인 박윤호라는 사람이 페스트에 걸려 죽었다는 것이었다. 일반인들은 무심코 넘길지 몰라도 전염병을 전공한 나로서는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였다. 언젠가는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밝혀낼 것이라고 결심하고 있었다. 마침 1955년 늦가을에 미국에 갈
지난연재
손종관 기자
2003.10.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