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개원의사회 비대면 진료 원칙적 반대…의료취약지 도입 찬성
비대면 진료 유효성·안전성 검증 통해 도입 여부 논의해야

내과의사회, 소청과의사회, 이비인후과의사회, 가정의학과의사회 등 4개 내과계 의사회는 공동으로 비대면 진료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비대면 진료 도입 여부를 논의할 수 있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시범사업 추진을 제안했다.(좌측부터 임현택, 황찬호, 박근태, 강태경 회장).
내과의사회, 소청과의사회, 이비인후과의사회, 가정의학과의사회 등 4개 내과계 의사회는 공동으로 비대면 진료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비대면 진료 도입 여부를 논의할 수 있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시범사업 추진을 제안했다.(좌측부터 임현택, 황찬호, 박근태, 강태경 회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가 암초를 만났다.

내과계 4개 진료과 의사회 단체 회원 70% 이상이 비대면 진료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진료 도입 논의를 위한 시범사업 진행을 제안했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강태경 회장은 7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진행된 비대면 진료 찬반 4개 진료과의사회 회원 대상 공통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회원 2588명 중 72%가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절대 반대 입장이 18%나 됐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비대면 진료를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하는 비대면 진료 도입은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찬호 이비인후과의사회장은 비대면 진료가 왜 필요한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며, 비대면 진료가 대면진료의 보완인지, 대체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플랫폼 업체인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하도록 하겠다는 주장하고 있다"며 "진료에 대한 기본적 이해조차 없다"며 "비대면 진료는 의사가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환자 생명과 직결돼 있어 의사들이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국민들과 플랫폼 업체들은 이해해야 한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비대면 진료에 대한 위험성, 안전성, 효과성을 입증한 후 도입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태경 가정의학과의사회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재택치료를 경험한 4개 진료과 의사들의 70% 이상이 반대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비대면 재택치료를 경험한 이후 비대면 진료의 한계성과 위험성으로 부정적 인식이 더 많아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비대면 재택치료 수행했던 의사들은 금전적으로 손해보지 않고, 오히려 이득을 봤다"면서도 "금전적으로 이득이 있었지만, 비대면 진료의 위험성을 체감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태 내과의사회장은 "4개 단체의 원칙적 입장은 비대면 진료를 반대한다"면서도 "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 및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비대면 진료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개원가에서 코로나19 비대면 재택치료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코로나19라는 국가 위기상황과 오진에 따른 의료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어 가능했다며, 이제는 비대면 진료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KMA POLICY 워크숍에서 모 복지부 관계자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 시급성을 주장하면서, 시기가 늦어질수록 의료계가 손해보고, 의료계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비대면 진료제도를 도입해 문제가 있다면 자신의 직을 걸고 책임져야 한다며, 공무원들의 이런 발언은 전문가에 대한 존중이 없고, 형편 없는 정책의 일방통행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태 회장은 의협 중앙대의원회가 그동안 절대 반대에서 비대면 진료 논의 여부를 집행부에 위임한 것으로, 비대면 진료를 인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만약 비대면 진료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의료 인프라와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과 대상으로 제한적인 시범사업을 먼저 시행해 봐야 한다"며 "1차 의료기관만 허용하고, 초진이 아닌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내과계를 빼고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4개과 의사회도 참여해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의협과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개 의사회 회장은 비대면 진료에 대해 보조를 함께하고 공동대응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뤘다.

의협이 4개 진료과의사회의 설문조사 결과와 의견에 대해 그대로 수용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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