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비대면 진료 찬성 분위기 거부감…반대 입장으로 선회 움직임
政, 7월말까지 비대면 진료 플랫폼 가이드라인 완성 목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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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가 이달 말 경 한시적 비대면 진료 플랫폼 관련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의료계의 분위기는 반대로 흐르고 있다.

특히 의료계는 정부가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계를 의도적으로 패싱하고 있다며, 비대면 진료 추진 여부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가 아닌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12일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제34차 회의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중개업무 가이드라인 초안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복지부는 가이드라인 초안과 관련해 보건의료 질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중개업무 가이드라인 초안은 마련됐지만 의약단체 및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의견수렴 이후 감염병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7월 말 경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세부사항은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해 공개하기 어렵다"며 "의료계에서 제안하는 의견 중 타당성 있는 부분은 반영해 최종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의료계 분위기는 다르다?

하지만 복지부의 이 같은 구상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분위기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보발협에 참여했던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복지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중개업무 가이드라인 초안 설명에 대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대면 진료는 의협과 복지부가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할 사항이지 보발협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정부가 가이드라인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한다고 하지만 의협을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비대면 진료협의체 역시 의협은 불참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협의체에 의협 이외 다른 직역이 참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비대면 진료에 대해 의료계가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 찬성이라는 단어를 단 한번도 사용한 적 없으며, 논의를 검토해 보자는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플랫폼 업체들이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를 찬성했으니 일사천리로 비대면 진료 법제화 논의를 추진하는 것은 비대면 진료의 주체인 의료계를 패싱하는 모양세라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이런 외부 분위기 조성은 비대면 진료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의사회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쳐 다시 반대 입장으로 선회시키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정부가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에 따른 플랫폼 중개업무 가이드라인 제정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향후 전면적인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비대면 진료 논의는 코로나19가 안정화된 이후 원점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의정협의체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의료계 내부 설득 과정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가이드라인부터 만든다는 것은 공급 주체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대한내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등 4개 개원의사회는 최근 대회원 설문조사를 통해 비대면 진료에 대한 회원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설문조사에 참여한 회원 70% 이상이 비대면 진료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4개 개원의사회는 비대면 진료 법제화 추진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의협 집행부에도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의협 집행부 역시 4개 의사회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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