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EROR-Preserved 임상3상, 심혈관질환 사망·심부전 입원 위험 21%↓
독일 Anker 교수 "HFpEF 치료에 약물의 분명한 혜택을 보여준 최초 연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치료제로 등극하기 위한 도전에 성공했다.

EMPEROR-Preserved 임상3상 결과, 자디앙은 HFp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을 21% 유의하게 낮췄다. 

이번 연구는 치료가 어려운 HFpEF 환자의 주요 심부전 예후를 확실하게 개선하는 임상적 혜택을 처음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27~30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1)에서 베일을 벗었고, 동시에 NEJM 8월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 Stefan D. Anker 교수는 27~30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1)에서 자디앙의 EMPEROR-Preserved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 Stefan D. Anker 교수는 27~30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1)에서 자디앙의 EMPEROR-Preserved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따라 ESC가 올해 학술대회에서 공개한 '2021년 급성 및 만성 심부전 진단·치료 가이드라인'은 과거의 지침이 돼버렸다. 5년 만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체 HFpEF 환자의 일부 특정 표현형에서 개선 효과가 보고됐을지라도, 현재까지 HFpEF 환자의 사망률 및 이환율을 확실하게 낮추는 치료제는 없다"고 명시됐기 때문이다. 

HFpEF 환자를 위한 치료옵션이 부족했던 가운데 자디앙은 향후 진료현장의 상당한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EMPEROR-Preserved, 자디앙군 심부전 입원 위험 27%↓

EMPEROR-Preserved 임상3상에는 한국을 포함한 23개국 622곳 의료기관에서 뉴욕심장학회(NYHA) 기능 등급이 II-IV이고 박출률이 40% 이상인 만성 HFpEF 환자 5988명이 모집됐다. 당뇨병 환자는 약 절반을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일반적인 치료와 함께 자디앙 10mg 1일 1회 복용군(자디앙군, 2997명)과 위약군(2991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일반적인 치료의 경우, 약 80%가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치료를 받았고 베타차단제는 80% 이상이 복용했다. 3명 중 1명은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저해제(MRA)를 투약했다.

1차 목표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으로 정의했다. 

26.2개월(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자디앙군이 위약군보다 21% 의미 있게 낮았다(HR 0.79; P=0.0003).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자디앙군 13.8%(415명), 위약군 17.1%(511명)였다.

특히 두 군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치료 후 18일째부터 나타난 점은 자디앙의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1차 목표점 발생 위험 감소는 자디앙군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크게 감소하면서 나타났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자디앙군이 위약군보다 27% 유의하게 낮았던 것(HR 0.73; P<0.001).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건수는 자디앙군 407건, 위약군 541건이었다. 

이와 비교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통계적 유의성 없이 자디앙군이 위약군보다 9% 낮은 경향만 관찰됐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HR 1.00; P=0.99).

자디앙의 치료 효과는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 박출률에 따른 하위분석에서 자디앙군은 위약군 대비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50% 미만군 29% △50% 이상 60% 미만군 20% 등 유의하게 낮았다. 박출률 60% 이상군에서는 위험을 13% 낮추는 경향성만 확인됐다. 

이어 2차 목표점으로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평균 변화를 확인한 결과, 무작위 분류 후 28개월 동안 자디앙군 3.3mL/min/1.73㎡, 위약군 5.7mL/min/1.73㎡ 감소했다. 두 군간 연간 변화 차이는 1.36mL/min/1.73㎡로, HFpEF 환자는 자디앙으로 신장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평가됐다. 

안전성 측면에서 자디앙군은 단순 생식기 및 요로감염, 저혈압 등이 더 빈번하게 확인됐으나, 이전에 보고됐던 이상반응이었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 Stefan D. Anker 교수는 "1차 목표점에 대한 자디앙의 치료 혜택은 박출률, 성별, 당뇨병 등 모든 하위군 분석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는 HFpEF 환자에게서 약물의 분명한 혜택을 보여준 최초 연구"라고 강조했다.

단, 자디앙의 HFpEF 치료 효과가 SGLT-2 억제제 계열 효과인지 단정 짓긴 어렵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HFpEF 환자 대상의 다른 SGLT-2 억제제의 연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현재 관련 연구로 포시가의 DELIVER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HFpEF 환자 약 6000명을 모집하며 2022년에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EMPEROR-Pooled, 전체 심부전 환자서 자디앙 효과는?

이어 학술대회에서는 EMPEROR-Preserved와 HFrEF 환자 대상의 EMPEROR-Reduced를 통합해 분석한 EMPEROR-Pooled 결과가 공개됐다.

두 연구가 유사하게 설계됐기에 전체 심부전 환자의 박출률에 따라 자디앙이 신장·심부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었다. 총 9718명의 심부전 환자가 포함됐다. 

▲미국 베일러의대 Milton Packer 교수가 EMPEROR-Preserved와 EMPEROR-Reduced를 통합 분석한 EMPEROR-Pooled 결과를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미국 베일러의대 Milton Packer 교수가 EMPEROR-Preserved와 EMPEROR-Reduced를 통합 분석한 EMPEROR-Pooled 결과를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그 결과, 박출률 25% 미만인 심부전 환자부터 최대 64%인 환자까지 광범위한 심부전 환자에게서 자디앙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약 30% 크게 낮췄다. 단, 박출률이 65% 이상인 환자군에서는 눈에 띄는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베일러의대 Milton Packer 교수는 "박출률이 60~65%보다 낮은 심부전 환자에게서 자디앙의 혜택을 입증했다"며 "박출률이 높은 환자에게서 효과가 감소하는 결과는 엔트레스토의 PARAGON-HF 등 다른 HFpEF 관련 연구에서도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EMPEROR-Pooled의 1차 목표점이었던 주요 신장 예후에 대해서는 두 연구 간 차이가 나타났다. 사전에 정의한 주요 신장 예후는 △eGFR 40% 이상 지속 감소 △eGFR 10~15mL/min/㎡ 미만 △신대체요법 등이었다. 

분석 결과, EMPEROR-Reduced에서는 자디앙군의 주요 신장 예후 발생 위험이 위약군보다 49% 유의하게 낮았다(HR 0.51; 95% CI 0.33~0.79). 단, EMPEROR-Preserved에서는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HR 0.95; 95% CI 0.73~1.24).

이어 주요 신장 예후에 대한 정의를 △eGFR 50% 이상 지속 감소 △eGFR 10~15mL/min/㎡ 미만 △신대체요법 △신장사 등으로 변경해 분석한 결과, 박출률 50% 미만인 환자군에서 자디앙이 유해한 신장사건 위험을 59% 의미 있게 낮췄다. 하지만 50% 이상인 환자에게서는 이 같은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다(P-trend=0.02). 

Packer 교수는 "사전에 정의한 기준 또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장 사건을 평가했는지와 관계없이 박출률이 주요 신장 예후에 대한 자디앙의 효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전체 분석 결과, 현재 사용 가능한 약물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는 많은 환자를 포함해 광범위한 심부전 환자에게서 자디앙의 혜택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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