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 개최
세종충남대병원 오진경 교수 '고혈압 및 심부전 치료 중 발생한 저혈압에서 약물의 조절' 발표
"저용량부터 천천히 증량하면 목표용량 도달하면서 혜택 얻을 수 있을 것"

▲세종충남대병원 오진경 교수는 13~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고혈압 및 심부전 치료 중 발생한 저혈압에서 약물의 조절-ARNI, SGLT2i 등 신약 관련'을 주제로 발표했다. 
▲세종충남대병원 오진경 교수는 13~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고혈압 및 심부전 치료 중 발생한 저혈압에서 약물의 조절-ARNI, SGLT2i 등 신약 관련'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안지오텐신수용체 네프릴리신억제제(ARNI)와 SGLT-2 억제제가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저혈압 발생에 대비한 조절전략이 제시됐다.

13~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고혈압 및 심부전 치료 중 발생한 저혈압에서 약물의 조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세종충남대병원 오진경 교수(심장내과)는 ARNI와 SGLT-2 억제제에 중점을 두고 혈압 감소 위험을 고려해 실제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약물 조절전략을 제안했다.

저혈압 우려로 목표용량 도달 어려워

2016년 유럽심장학회(ESC)는 HFrEF 치료에 단계적접근(stepwise approach)을 제시했지만, 지난해 ACEI/ARNI, 베타차단제, MRA, SGLT-2 억제제 등 네 가지 심부전 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향으로 치료 알고리즘을 단순화했다. 

이에 따라 네 가지 약제의 용량적정 스케쥴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고정용량인 SGLT-2 억제제를 제외하고 ARNI, 베타차단제, MRA는 각 단계에 맞춰 용량을 증량하며, 가능한 한 6주 이내에 목표용량에 도달하도록 주문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용량적정 스케쥴에 맞춰 목표용량에 도달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ARNI는 최적용량이 200mg이지만 저혈압에 대한 우려로 목표용량 투약이 어렵다. 

HFrEF 환자 대상 PARADIGM-HF 연구 결과, 저혈압 발생률은 ARNI인 엔트레스토군에서 17.6%였고 저혈압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0.9%로 조사됐다. 1%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치였지만 저혈압은 주요 치료 중단 원인으로 꼽혔다.

HFrEF 치료 중 발생 저혈압 관리 진료지침 無

임상에서는 HFrEF 치료 중 발생한 저혈압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명확한 진료지침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대응하고자 2020년 European Journal of Heart Failure에는 HFrEF 치료 중 저혈압 발생에 따른 관리전략을 다섯 가지 알고리즘으로 제시한 리뷰논문이 실렸다. 

먼저 혈압 측정 후 저혈압 증상이 복용 중인 약물과 관련됐다면 HFrEF 치료제에 해당하지 않는 약물부터 중단하도록 했다. 

이 조치로 저혈압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뇨제부터 조심스럽게 감량하고, 불충분할 경우 환자 상태를 고려해 네 가지 1차 치료제 조정을 고려하도록 제안했다. 

오 교수는 "고용량 단일제를 투약하기보단 여러 가지 계열 약제를 저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실제 저혈압 상황에서 약제를 어떻게 투약해야 할지에 대한 판단은 의료진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ARNI, 혈압 낮은 환자서 내약성·안전성 좋아

세종충남대병원 오진경 교수.
▲세종충남대병원 오진경 교수.

저혈압 위험을 고려해 ARNI를 안전하게 투약하기 위한 조절전략은 용량적정 패턴을 분석한 연구들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PIONEER-HF는 급성 심부전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ARNI를 초기 치료로 투약했을 때 예후를 에날라프릴과 비교했다.

용량은 등록 당시 혈압을 기준으로 2주 간격으로 조정하면서 수축기혈압 100mmHg를 넘으면 증량했다. 

이에 따른 증상성 저혈압(symptomatic hypotension) 발생률은 ARNI군이 15.0%로 에날라프릴군(12.7%)보다 수치상 높았으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임상연구와 리얼월드 상황은 다르지만, 연구 결과만 본다면 수축기혈압 100mmHg 정도인 환자는 ARNI 용량을 늘리며 비교적 안전하게 투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TITRATION 연구는 ARNI 50mg 1일 2회 용법에서 200mg 1일 2회 용법까지 6주 동안 천천히 증량한 군과 3주 안에 빠르게 증량한 군을 비교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환자군의 약 76%가 약물 중단 또는 용량 감량 없이 성공적으로 목표용량에 도달했다. 성공률은 용량증량 전략과 관계없이 모두 높았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두 군 간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단, ARNI를 6주에 걸쳐 천천히 증량한 군이 빠르게 늘린 군보다 저혈압 또는 수축기혈압이 95mmHg 미만으로 낮아지는 비율이 적었다.

아울러 등록 당시 혈압이 120mmHg 이상으로 높았던 군이 ARNI 용량증량 전략과 관계없이 80%를 초과하는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그러나 120mmHg 미만군은 천천히 용량을 증량했을 때 더 많은 환자가 목표용량에 도달할 수 있었다. 

등록 당시 혈압이 높지 않은 군도 용량증량 전략에 따른 혈압 차이가 나타났다. 용량을 빠르게 늘리면 환자가 이를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나 천천히 증량하면 약 70%가 목표용량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를 근거로 등록 당시 혈압에 따라 ARNI 치료전략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GLT-2 억제제, 혈압 관련 문제 없어

SGLT-2 억제제는 다른 약제와 달리 혈압 관련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의 혈압강하 효과를 분석한 EMPEROR-REDUCED 하위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에 모집된 HFrEF 환자를 등록 당시 수축기혈압에 따라 △110mmHg 미만군 △110~130mmHg군 △130mmHg 초과군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110mmHg 미만군은 오히려 치료 후 혈압이 상승했고 130mmHg 초과군은 감소했다.

그러나 안전성 평가에서 자디앙 치료에 따른 110mmHg 미만군의 증상성 저혈압 발생 위험은 위약군 대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자디앙은 등록 당시 혈압과 관계없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자디앙의 임상적 혜택은 혈압의 영향을 받지 않음을 의미한다.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도 DAPA-HF 연구에서 평균 수축기혈압을 2mmHg가량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등록 당시 수축기혈압이 가장 높았던 군과 가장 낮았던 군 간 차이는 적었다. 

종합하면, SGLT-2 억제제는 혈압강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혈압이 낮은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풀이된다.

오 교수는 "ARNI는 혈압이 낮은 환자에게 내약성 및 안전성이 좋았다. SGLT-2 억제제는 혈압 감소 효과가 거의 없었다"며 "혈압이 낮은 환자는 약제를 저용량부터 시작해 천천히 증량하면 목표용량에 도달하면서 임상적 혜택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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