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암·혈전증 등 부작용 인정 ...모든 JAK 억제제 사용제한 적용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유럽의약품청(EMA)도 결국 JAK(야누스 키나제) 억제제의 유럽 내 사용 제한을 권고했다. JAK 억제제가 암, 혈전증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인정한 결과다.

그동안 EMA는 미국식품의약국(FDA)보다 JAK 억제제에 관대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EMA까지 사용제한을 권고하고 나서면서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EMA도 JAK 억제제 사용제한

EMA 안전위원회(PRAC)는 최근 만성 염증성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는 JAK 억제제의 사용제한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심각한 부작용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다.

EMA는 65세 이상 환자,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계 위험이 높은 환자, 흡연자 혹은 장기 흡연 경험자, 암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JAK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다만, 이에 해당하는 환자이더라도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없다면 JAK 억제제는 마지막 치료옵션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또 폐, 심부정맥 등에 혈전증을 유발하는 인자를 갖고 있는 환자에게는 JAK 억제제 사용을 주의해야 하며, 정맥혈전색전증(VTE), 암, 심혈관 문제 위험이 높은 환자는 용량을 줄여 사용하도록 했다.

EMA 권고에 적용되는 JAK 억제제는 화이자 시빈코(아브로시티닙), 젤잔즈(토파시티닙), 갈라파고스 자이셀레카(필고티닙), 릴리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애브비 린버크(유파다시티닙) 등 유럽에서 사용되는 모든 JAK 억제제에 해당한다.

화이자는 류마티스관절염 임상3b/4상 연구에서 기존 약물인 TNF-α억제제에 비해 젤잔즈가 심혈관계 이상, 암 발생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릴리도 관찰연구에서 올루미언트가 TNF-α억제제 대비 심혈관계 이상 및 혈전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공개했다.

EMA는 2월 안전위원회를 꾸려 JAK 억제제 안전성 검토를 시작했고, 사용제한을 권고하는 결과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FDA는 EMA보다 앞서 JAK 억제제의 사용을 제한해왔다.

실제로 FDA는 2018년부터 올루미언트, 린버크, 젤잔즈 고용량 제품에 경고 박스를 붙여 판매하도록 했다. 2019년에는 저용량 제품에 TNF-α저해제에 불응하는 환자로 제한하는 내용의 지침을 업데이트한 바 있다.

 

JAK 억제제, 글로벌 시장 타격 전망

EMA에서도 사용제한을 권고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JAK 억제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JAK 억제제의 매출이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온 만큼 사용제한에 따른 매출 하락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다.

류마티스관절염에 처방되는 JAK 억제제 시장 점유율 1위인 화이자 젤잔즈는 2021년 글로벌 매출은 약 3조 835억원으로 집계됐다.

애브비 린버크는 이 기간동안 약 2조 738억원을, 릴리 올루미언트는 약 1조 40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와 작년 1분기 실적을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올해 1분기 젤잔즈의 글로벌 매출은 약 467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기록한 6757억원 대비 약 30.9% 감소했다.

화이자 역시 젤잔즈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이유를 안전성 논란 이후 처방 패턴이 바뀐 것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린버크와 올루미언트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5%, 31.9% 증가한 매출액을 보였다.

그러나 업계는 EMA도 사용제한 권고에 동참한 만큼 내년에는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류마티스관절염을 넘어 아토피 피부염 등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지만 손실을 메우기에는 부족할 것이란 판단이다.

게다가 진료현장에서도 부작용 이슈로 인해 JAK 억제제 처방에 불편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린버크, 시빈코 등은 젤잔즈나 올루미언트에 비해 시판 기간이 짧아 위험성 평가가 어렵지만, 시판 중인 JAK 억제제의 약리학적 기전,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하면 동일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환자를 위해 JAK 억제제 위험성을 알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