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적응증 사용 제한...FDA 이어 EMA까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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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엔데믹의 기대감을 준 2022년 임인년(壬寅年)이 저물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계에 타격을 줬던 코로나19(COVID-19)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희망을 봤다.

엔데믹에 접어든 만큼 글로벌 제약업계는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에 나서기도 했고, 이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의약품을 새로운 질환 치료제로 변신시키기 위한 노력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제약업계는 역사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고, 실패의 아픔을 경험하기도 했다. 본지는 올해 글로벌 제약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주요 약물을 재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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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③] 악재 겹친 JAK 억제제, EMA도 사용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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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JAK 억제제, EMA도 사용 제한

지난해 심장질환, 암 등 안전성 경고로 암초를 만난 JAK 억제제의 악재는 올해도 이어졌다.

JAK 억제제는 화이자 젤잔즈(토파시티닙)의 시판 후 안전성 조사 결과를 근거로 심장마비, 뇌졸중, 암, 혈전, 사망 등 위험을 높인다고 최종 결론나면서 블랙박스 경고가 추가됐다.

FDA는 의료진에게 JAK 억제제를 처음 처방하거나 계속 처방하기 전 위험과 혜택을 고려하도록 당부했고, 위험 대비 혜택을 확실히 하기 위해 TNF 억제제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JAK 억제제를 투약하도록 사용을 제한했다.

이 같은 FDA 조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까지 이어져 한국에서도 의약품 안전성 서한이 배포됐다.

이런 가운데 유럽도 암, 혈전증 등 부작용 위험을 인정하며 모든 JAK 억제제 사용제한을 권고했다. 그동안 EMA는 FDA보다 JAK 억제제에 관대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EMA까지 사용제한을 권고하면서 내년에도 JAK 억제제의 안전성 파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EMA 안전위원회(PRAC)은 JAK 억제제의 사용제한을 권고했다. 심각한 부작용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다.

EMA는 65세 이상 환자,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계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 현재 흡연자 혹은 장기 흡연 경험자, 암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JAK 억제제 사용을 제한했다. 또 폐, 심부정맥 등 혈전증을 유발하는 인자를 갖고 있는 환자에게 JAK 억제제 사용을 주의하도록 했고, 정맥혈전색전증(VET), 암, 심혈관 문제 위험이 높은 환자는 용량을 감소하도록 했다.

이에 해당하는 환자라도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없다면 JAK 억제제를 마지막 치료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위안거리다.

이에 따라 화이자 젤잔즈, 시빈코(아브로시티닙), 갈라파고스 자이셀레카(필고티닙), 릴리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애브비 린버크(유파다시티닙) 등 유럽에서 사용되는 모든 JAK 억제제는 사용이 제한됐다.

이에 더해 JAK 억제제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감염 및 대상포진 발생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암운은 내년에도 드리워질 전망이다.

올해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에 게재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3b/4상 최종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JAK 억제제의 심각한 감염 발생률은 TNF 억제제보다 1.17~1.48배 높았다. 또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젤잔즈를 1일 2회 10mg 용량을 투여했을 때 감염 위험이 증가했다.

아울러 국내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서 젤잔즈는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높았다.

서울의대 정석송 연구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항류마티스 생물학적 제제(bDMARD) 또는 표적합성 항류마티스 제제(tsDMARD)로 치료할 때 대상포진 발생률이 11.7%로 집계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JAK 억제제가 이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근거를 내놓지 않는다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안전성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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