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일 대한류마티스학회 국제학술대회 개최
美FDA, JAK 억제제 박스경고문에 혈전증 등 위험 포함 결정
한양대병원 송여진 교수, 건보공단 데이터 토대로 JAKi vs TNFi 위험 비교

▲한양대병원 송여진 교수(류마티스내과)는 19~21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리는 '대한류마티스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Risk of venous thromboembolism in Korean patients with rheumatoid arthritis treated with JAK inhibitors: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에서 혈전증 등 안전성 이슈로 악재를 맞았던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그런데 한국인에게서는 JAK 억제제의 혈전증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JAK 억제제와 TNF 억제제의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한양대병원 송여진 교수(류마티스내과)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19~21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리는 '대한류마티스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JAKi vs TNFi, 정맥혈전색전증 위험 유의한 차이 없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받은 JAK 억제제는 화이자의 젤잔즈(토파시티닙),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우파다시티닙) 등이 있다.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세 가지 JAK 억제제에 주요 심혈관계 사건, 혈전증, 사망 등 위험 정보를 박스경고문에 포함하도록 결정했다. 

근거는 젤잔즈의 시판 후 안전성 조사인 ORAL Surveillance 연구 결과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젤잔즈 10mg 1일 2회 투약 시 TNF 억제제보다 정맥혈전색전증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것.

반면 미국 연구팀이 진행한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에서는 젤잔즈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을 TNF 억제제보다 높인다는 근거가 없었다. 메타분석에서도 JAK 억제제가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에 힘을 더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연구마다 결과가 다른 가운데, 이번 연구는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JAK 억제제와 TNF 억제제의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을 비교하고자 진행됐다. 

2009~2019년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진단코드가 류마티스 관절염이고 항류마티스제제(DMARD)를 처방받은 환자를 확인했다. 이 중 2015~2019년 JAK 억제제 또는 TNF 억제제를 신규 처방받고 정맥혈전색전증 과거력이 없는 환자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최종적으로 JAK 억제제군 871명, TNF 억제제군 3307명이 분석 대상으로 선별됐다. 역확률 치료가중치(sIPTW) 분석에서는 각 577명과 3160명의 데이터를 비교했다.

등록 당시 두 군의 특징은 일부 차이가 있었다. JAK 억제제군과 비교해 TNF 억제제군은 기존에 전통적 합성 항류마티스제제(csDMARD)를 투약하거나 메토트렉세이트(MTX)를 병용하는 치료 패턴을 보였다. 

sIPTW 분석 전 100인년(person-years)당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률은 JAK 억제제군 0.29건, TNF 억제제군 0.35건이었다. 

sIPTW 분석 및 항체양성반응, 동반질환지수 점수, 하지정맥류, 비만 등 불균형 요인 보정해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을 비교한 결과, JAK 억제제군과 TNF 억제제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보정한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은 JAK 억제제군이 82% 낮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adjusted HR 0.18; 95% CI 0.01~3.47). 즉, 등록 당시 환자군 특징 차이를 보정해도 JAK 억제제군은 TNF 억제제군보다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높다는 근거가 없었다. 

폐색전증(PTE) 또는 심부정맥 혈전증(DVT) 위험도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송 교수는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JAK 억제제는 TNF 억제제보다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며 "향후 관찰기간이 더 긴 연구와 많은 심혈관질환 위험 관련 변수를 고려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국내 연구, ORAL Surveillance와 무엇이 달랐나?

▲한양대병원 송여진 교수.
▲한양대병원 송여진 교수.

한국인 대상 분석 결과가 ORAL Surveillance 연구와 차이를 보인 이유는 환자군 특징과 약제 용량에서 찾을 수 있다.

ORAL Surveillance 연구는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만 대상으로 했다. 또 국내 연구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54.3세였던 것과 비교해 ORAL Surveillance 연구는 61.2세로 더 고령이었다. 

아울러 ORAL Surveillance 연구에서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의 유의한 증가는 젤잔즈 10mg 1일 2회 복용군에서 나타났는데, 이 용량은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용량으로 승인되지 않았다.

인종 간 차이도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신석 이사장(전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빈도는 백인보다 동양인이 훨씬 적다"며 "국내와 국외 연구 결과가 달랐던 이유 중 하나는 인종 간 차이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DA 이어 EMA 제동 걸면 우리나라도 따를 수밖에 없어"

▲화이자 젤잔즈(토파시티닙)
▲화이자 젤잔즈(토파시티닙)

FDA 결정에 따라 JAK 억제제는 미국에서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투약하도록 제한됐다.

FDA 조치 후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세 가지 치료제가 심장마비 등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바 있다. 그러나 FDA와 달리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로 치료를 제한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식약처 결정은 유럽의약품청(EMA) 판단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EMA는 JAK 억제제의 안전성 검토에 착수했다. FDA와 같은 결론을 내린다면 유럽 내 시판허가 변경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EMA의 최종 결론은 올해 9월 나올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FDA에 이어 EMA가 JAK 억제제 사용에 제동을 건다면 우리나라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FDA가 JAK 억제제 투약을 제한한 후 미국 내 처방이 줄고 생물학적 제제 처방이 늘었다고 한다. 식약처 결정에 따라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처방에도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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