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한미 등 매출·영업이익에서 모두 부진…NDMA 여파 여전
보령·유한·종근당·녹십자 등 전년 대비 개선…기술료 수익 등 '쏠쏠'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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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휩쓴 2020년 국내 주요 제약사의 3분기 누적 실적에 극명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부진에 빠진 곳이 있는 반면에 유의미한 성장세를 유지해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선방한 곳도 있다.

전자는 대웅제약과 한미약품 등은 들 수 있고 후자는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등이 해당한다.

특히, 순이익 증감률로만 살펴보면 실적 희비에 있어서 '매우 좋음' 혹은 '매우 나쁨'만 있을 뿐 어중간한 하락세와 성장세를 보인 곳이 없다는 게 눈에 띈다.

이는 마지막 분기 영업만 남겨둔 상황에서 발표된 실적이기 때문에 이 추세로 각각의 제약사들이 2020년을 마무리할지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제약사 8곳이 금융감독원에 최근 공시한 2020년 3분기 누적 영업실적 현황에서 나타났다.

8곳 중 GC녹십자와 한미약품만 연결재무제표 기준이며 이들을 제외한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한독 등은 개별재무제표로 공시됐다.

공시된 실적은 잠정 실적으로, 추후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받는 과정에서 그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대웅제약과 한미, 3분기 누적 순이익 '적자전환' 

2020년 3분기까지 국내 제약사 대부분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19 때문에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고 분석하긴 힘들어 보인다.

우선,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까지 7032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는에, 이는 전년 동기 7440억원 대비 5.5%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도 301억원에서 35억원으로 88.4% 줄었고, 순이익은 171억원에서 -138억원으로 적자전환 됐다.

앞서 대웅제약은 라니티딘 성분에서 NDMA가 검출되면서 주력 품목이던 알비스가 잠정 판매중지 조치를 맞았다.

알비스와 알비스디는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9월까지 국내에서만 총 483억원가량 처방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바 있어 더 뼈아프다.

또한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둘러싼 메디톡스와의 소송비용과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와의 마찰 등에서 비용이 지출된 것도 부진의 이유 중 하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알비스의 잠정 판매중단과 재고자산 폐기, ITC와의 소송 등 비경상적 비용 지출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까지 7985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 중이나, 이는 전년동기에 올린 8107억원보다 1.5% 낮아진 액수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 누적 740억원에서 90.4% 하락한 71억원에 머물렀고, 순이익은 대웅제약과 마찬가지로 적자전환 됐다(466억원 → -139억원).

주요 국내 제약사 2020년 3분기 영업실적 현황
주요 국내 제약사 2020년 3분기 영업실적 현황(누적)

한미약품의 적자전환은 신약 권리반환 과정에서의 연구비 정산과 북경한미약품의 실적 부진 탓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미약품은 사노피에 에페글레나타이드 등을 수출하면서 연구개발 비용을 분담하기로 하고 매 분기 60억원씩을 지출해왔다.

하지만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을 중단하기로 하고 관련 권리를 반환하면서 남아있던 공동 연구개발 비용 분담금 약 490억원을 3분기에 일시 반영하면서 지출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마지막 공시인 4분기 영업 실적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3분기 들어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 차츰 매출을 회복 중이긴 하나 북경한미약품의 부진도 마찬가지로 올 한해 전체 영업실적에는 일정부분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주력 제품인 ‘아모잘탄 패밀리’와 ‘에소메졸’이 국내에서만 3분기에  각각 300억원, 100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해 다음 분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한양행·종근당·GC녹십자, "이대로 4분기까지 가자!"

동아에스티는 전년 3분기 누적 매출 4559억원이 올해 4584로 0.6%가량 소폭 상승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수출 부문 및 기술수출 수수료 등의 감소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1%, 17.9% 줄었다.

보령제약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7.5%, 10.1%의 상승폭을 보였는데, 순이익 증감율이 -17.9%에 머물러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유한양행은 기술료 수익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얀센 등에 수출한 기술 2건이 개발 진척을 나타내 관련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며, 앞서 2분기에만 총 441억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3분기에도 베링거인겔하임(132억원), 얀센(15억원), 길리어드(17억원)로부터 총 169억원의 기술 이전 수익을 얻었다.

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 12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1조 776억원에 비해 약 4.7%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2.4%, 242.9%까지 늘었다.

종근당도 매출 23.4%, 영업이익 98.1%, 순이익 103.9% 증가라는 준수한 성적표로 2020년 3분기 누적 실적을 마무리했다.

종근당은 코로나19로 처방이 늘어난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의 성장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등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와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 등의 의약품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실제로 케이캡은 전년도 3분기 누적 매출 225억원에서 올해 483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프리베나는 같은 기간 126억원에서 537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프롤리아 또한 194억원에서 398억원으로 2배 넘게 매출이 늘었다.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에만 백신 사업 매출 1270억원, 혈액제제 1034억원, 일반제제는 737억원, 소비자헬스케어 391억원을 내 누적 매출액 1조를 가뿐히 넘긴 상태다(1조 874억원).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매출 1조 60억원을 8.1% 앞지른 것이며, 특히 순이익은 무려 450.4% 증가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경기 변동성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연된 백신 수출 실적이 더해지면 4분기도 예년 대비 양호한 실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독은 전년 3분기 대비 올해 매출액이 8.1% 증가한 366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6%, 62.3% 증가한 258억원, 164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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