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 계약 후 주가 약세 현상..."기술수출도 옥석 가려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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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과거 국내 제약업계의 주가 급상승으로 이어지는 대형 호재로 여겨졌던 기술수출이 이제는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일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가 기술수출 이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에서는 기술수출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술 수출에도...다시 원점으로

대웅제약은 지난 3월 18일 양쯔강그룹에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후보물질 펙수프라잔의 38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을 진행했다. 

라이선스 아웃이 진행되기 일주일 전인 3월 11일 대웅제약의 주당 주가는 12만 3000원으로 전일 대비 2.5% 증가했다.

이후 기술수출 당일 13만 500원으로 일주일 사이 주당 가격이 7500원 올랐지만, 이는 전일 대비 1.51% 감소한 액수였다.

특히 기술수출 일주일 후 주가는 12만 8000원으로 기술수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대웅제약은 6월 8일 미국 뉴라가스트릭스에 4800억원 규모로 펙수프라잔에 대한 기술수출을 진행했는데, 이 날을 기점으로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기술수출 일주일 전인 6월 1일 대웅제약의 종가는 15만 6500원으로 전일 대비 1.95% 올랐다.

그러나 기술수출 당일인 6월 8일에는 15만 9000원으로 전날 종가보다 4.5% 감소했다.

이런 패턴은 동아에스티에서도 나타났다.

동아에스티는 7월 20일 인도 제약사 인타스와 1억 500만달러 규모의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수출 당일 종가는 9만 9200원이었다. 하지만 이는 전일 대비 0.5% 감소한 액수였다.

동아에스티는 기술수출 일주일 전인 7월 13일 8만 5600원의 종가로, 전일 보다 2.03% 상승했다. 또 기술수출 일주일 후인 27일에는 8만 2500원으로 전날보다 0.24% 올랐다.

기술수출 호재에 따른 주가 상승이 지속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제약사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었다. 기술수출을 진행했던 바이오 제약사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펩트론은 3월 31일 중국 치루제약과 6161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단행했다. 이날 펩트론의 종가는 1만 7750원이었다.

하지만 기술수출 일주일 전 종가는 1만 6400원이었고, 되레 기술수출 일주일 후 중가는 1만 4650원으로 감소했다.

6월 18일 영국 익수다와 92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진행한 레고캠바이오도 당일을 기준으로 일주일 전 5만 700원이었던 종가는 기술수출 당일 5만 600원으로 감소했고, 일주일 후 같은 주가를 유지했다.

 

기술 수출 호재도 옥석 가려야

이를 두고 국내 업계는 기술수출 소식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술수출 소식이 알려지면 주가가 폭등했지만, 반환 소식도 잇따르면서 회의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수출은 호재로 작용할 이벤트이지만, 최근 기술이전됐던 후보물질들이 개발을 포기, 반환으로 이어지면서 기술이전을 받은 기업이 상용화까지 충분히 이끌 수 있는 곳인지 확인하는 경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술수출 이후 상용화에 성공, 전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약물로 성장하는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5년부터 기술이전한 품목 중 상용화에 이르러 글로벌 시장에 데뷔한 약물은 없었다. 반면, 이 중 10건은 기술반환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행사에서 미팅 논의를 진행했다는 정보 역시 주가 띄우기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 기술수출로 이어진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며 "실제 기술수출이 이뤄졌을 때 이를 도입한 글로벌 기업의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또 상용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등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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