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비용 전년比 18.4% 증가…매출과 판관비 증가율 크게 상회
매출 감소한 중소 제약사도 연구개발비 비율 유지해 지속 투자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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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투자 규모는 제약사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상위 제약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제약사도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매출이 줄었음에도 연구개발비를 늘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한 제약사도 상당수 있다.

자료 집계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제약사 20곳의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했으며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경상(연구)개발비, 판매관리비 등을 분석했다.

연결재무제표는 매출액, 매출원가, 각종 비용 등에 있어서 종속회사 유무 및 지배회사와의 관계에 따라 해당 제약사만의 개별적인 수치를 확인·분류하기 힘들기 때문에 개별재무제표를 참고했다.
 

연구개발비 증가율, 매출과 판매관리비 증가율 크게 웃돌아

이번 분석에서는 크게 세 가지 기준으로 데이터를 정리했다.

우선, 각 제약사의 당기(2020년) 매출액 규모 및 증가율을 확인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을 계산했다.

이어 제약사별로 판매관리비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따로 집계해 전기(2019년)와 비교했다.

사업보고서는 작성방법에 따라서 손익계산서 항목 중 판매관리비를 연구개발비와 분리해 기재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판매관리비 안에 연구개발비가 포함돼 있다.

판매관리비는 상품과 용역의 활동이나 기업의 관리와 유지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매출원가에 속하지 않는 모든 영업비용을 의미한다.

연구 개발 활동과 관련한 경상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임차료, 접대비, 감가상각비, 광고선전비, 소모품비, 대손상각비 등 수많은 회계 계정으로 이뤄졌다.

이에 판매관리비 속 연구개발비의 비중을 통해 대략적인 제약사 투자 현황을 알 수 있다.

분석 결과, 지난해 주요 제약사 20곳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3.6% 늘었고(11조 3427억원→11조 7492억원), 연구개발비는 8734억원에서 1조 338억원으로 18.4% 상승했다.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보다 5배가량 높았던 것이다. 

아울러 판매관리비 증가율 2.9%(4조 2901억원→4조 4137억원)와 비교해도 연구개발비의 높은 증가율이 눈에 띈다.

주요 제약사 20곳 매출, 연구개발비, 판매관리비 현황 및 비중
주요 제약사 20곳 매출, 연구개발비, 판매관리비 현황 및 비중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는 평균 8.8%의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 7.7%에 비해 약 1.1%p 상승한 수치다.

특히, 수많은 판매관리비 계정 항목 중에서 연구개발비가 갖는 비중은 23.4%로 전년 20.4%보다 무려 3%p가량 올랐다.

즉, 절대적인 금액부터 매출과 판매관리비 안에서의 비중까지 연구개발비의 증감을 나타내는 모든 수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에 더 높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제약사 20곳은 평균적으로 전년보다 더 공격적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매출 감소한 중소제약사도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 늘려
연구개발비 비중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 높아 

분석 대상인 제약사 20곳의 지난해 매출 증감액과 변동폭은 상이하다.

GC녹십자, JW중외제약, 신풍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일양약품, 제일약품, 광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한독 등은 매출이 늘었고 대웅제약, 대원제약, 대화제약,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보령제약, 영진약품 등을 줄었다.

증감율로 보면 종근당의 상승률(20.6%)이 가장 크고 동화약품이 가장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다(-13%).

주목할 점은 매출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동화약품의 연구개발비는 163억원에서 168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덩달아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5.3%에서 6.3%로 늘었는데, 동화약품처럼 매출이 줄었지만 연구개발비 투자를 멈추지 않은 제약사들이 많다.

대웅제약은 전년보다 매출액이 6%가량 빠졌지만 연구개발비를 997억원에서 1050억원으로 늘렸고, 대화제약의 경우에도 매출 5.7% 감소에도 불구하고 81억원까지 늘려 비중을 6.8%에서 9.8%까지 끌어 올렸다.

동아에스티도 4.2%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연구개발비를 762억까지 높였고, 영진약품은 5.4% 감소했음에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6.1%에서 7.2%까지 높여 지난해 15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매출액이 감소하자 연구개발비도 함께 줄고, 반대로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연구개발비가 하락한 곳도 있다.

전자는 대원제약, 보령제약, 삼진제약 등이 해당하며 후자는 신풍제약 등이 포함된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한미약품이 21.4%로 가장 높고 그 뒤를 동아에스티 13%, 종근당 11.3%, 대웅제약 11.1%, 일동제약 10.7%, 유한양행 9.4, GC녹십자 9.2%가 잇고 있다.

연구개발비 액수가 가장 큰 곳은 한미약품 1867억원이며, 유한양행(1474억원), 종근당(1465억원), GC녹십자(1130억원), 대웅제약(1050억원) 등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지난 한 해 동안 투자했다.

판매관리비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제약사도 한미약품인데, 그 비중이 무려 47.5%로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이다.

즉, 한미약품은 다양한 판매관리비 항목 중에서 연구개발비로만 50%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어 종근당(40.4%), GC녹십자(35.7%), 유한양행(34.4%), 동아에스티(30.5%) 등도 지난해 전체 판매관리비에서 연구개발비로 30% 이상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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