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담제·기침약 등 2020년 3분기 누적 처방액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하락
14개 품목 평균 23% 역대급 감소…753억 시장→580억으로 170억원가량 증발

ⓒ메디칼업저버 DB
ⓒ메디칼업저버 DB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거담제와 기침약 등 호흡기질환 치료제 처방액이 역대급 폭락을 겪었다.

집계 대상 주요 14개 품목 처방액이 모두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최소 9.6%에서 최대 57.9%까지 줄었고, 평균 감소율은 23%에 달한 것.

이는 최근 5년(2015년~2020년) 사이에 유례없는 낙폭으로,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이 호흡기 감염 환자를 크게 감소시키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호흡기질환 환자 절반으로 '뚝'

코로나19가 몰고 온 의료이용량 감소, 특히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전국민 생활방역 실천으로 초래된 호흡기감염 환자 수의 급격한 감소는 정부와 국회의 조사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국민의 의료이용행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감기·인플루엔자·폐렴 등 호흡기 질환으로 의료를 이용한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70만명에서 51.9% 감소한 803만명이다.

질환별로는 급성 상기도감염이 50.4%, 인플루엔자 98%, 폐렴 환자가 61.7% 줄었다.

이어 국회예산처 추계세제분석실 사회비용추계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율은 최근 3년 평균 증가율 9.5%보다 9.2% 낮은 0.3%를 기록했고 진료일과 내원일수도 각각 3.5%, 12% 줄었다.

이 중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외래 다빈도 질환 상위 100개 중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주요 품목 처방액 전년 동기 대비 23%↓
레보드로프로피진 성분 계열 감소폭 가장 커

이처럼 호흡기질환 환자가 감소해 생긴 시장 변화는 유비스트 기준 의약품 처방액 현황을 통해서 명확히 알 수 있었다.

거담제와 기침약 등 호흡기치료제 주요 14개 품목의 2020년 3분기 누적 처방액이 지난해 753억원에서 23%가량 하락한 580억원을 기록한 것.

우선, 아이비엽(Ivy leaf) 성분 치료제는 같은 기간 동안 261억 2000만원에서 190억 8000만원으로 27%가량 감소했다.

아이비엽 성분의 대표 품목인 안국약품의 시네츄라는 지난해 3분기까지 231억 5000만원의 누적 처방액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26.1% 감소하면서 171억원에 머물렀다. 

이어 한화제약 움카민은 이 기간 동안 31.7%(27억 8000만원→19억원)까지 감소했고, 하나제약의 푸리판도 1억 9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절반 이상(57.9%)이 깎였다.

특히, 레보드로프로피진 성분 계열 의약품 처방액이 다른 성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감소폭이 유독 두드러지게 컸다.

거담제와 기침약 등 호흡기치료제 주요 처방약 현황

레보드로프로포진 계열 주요 의약품 4종의 올해 3분기 누적 처방액은 58억 8000만원으로, 작년 3분기까지 올린 96억 3000만원 대비 38.9% 감소했다.

이 중 코오롱제약의 드로피진이 25억원에서 11억 6000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할 때 53.6%까지 처방액이 감소해 낙폭이 가장 컸고, 그 뒤를 한미약품의 레브로콜(17억 4000만원→10억 3000만원)이 잇고 있었다.

아울러 현대약품 레보투스 36.5%(35억 9000만원→22억 8000만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레보틱스CR 21.7%(18억원→14억 1000만원) 순의 감소율을 보였다.

코데인과 디히드로코데인 성분 호흡기치료제 주요 의약품 시장도 395억 6000만원에서 330억 4000만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올해 16.5% 규모가 축소됐다.

영진약품의 코디프로가 이 기간 동안 9억 1000만원에서 4억 8000만원으로 47.3% 처방액이 줄면서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삼아제약 코데날 29.4%(27억 6000만원→19억 5000만원), 보령제약 네오메디코푸 29.2%(7억 2000만원→5억 1000만원), 종근당 코데닝 29%(10억원→7억 1000만원), 대원제약 코대원 28.5%(23억 2000만원→16억 6000만원) 순으로 처방액 감소폭이 컸다.

코데인 계열 의약품 시장에서 100억원대 이상 처방액을 기록하는 대원제약의 코대원포르테는 올해 3분기까지 139억 5000만원으로 작년 3분기 166억 1000만원 보다 처방액이 16% 빠졌고, 비슷한 규모의 유한양행 코푸도 같은 기간 동안 152억 4000만원에서 137억 8000만원으로 9.6% 감소했다. 
 

최근 5년 내 전 품목 하락 처음 겪는 일

눈여겨 볼 점은 최근 5년 동안 3분기 누적 처방액 증감률이 14개 품목 모두 동시에 하락한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올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품목(14개 중 11개)의 처방액이 감소했던 2016~2017년 3분기에도 코데인 계열인 코대원포르테와 코디프로, 코프 등은 증가세를 유지해 전체 시장규모가 하락하는 상황만큼은 막아냈다.

반대로 아이비엽과 레보드로프로피진 성분 의약품은 2016~2017년 외에는 감소 품목이 거의 없었던 시장으로, 2018~2019년 움카민(-5.4%)과 2015년~2016년 레보투스(-2.3%)가 유일하게 과거에 감소한 경험이 있다.

올해처럼 대부분의 품목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고, 특정 품목에서 최대 50% 이상 하락한 경우도 찾아볼 수 없던 일이다.

올해 3분기 이전 과거 5년 동안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한 품목은 2018~2019년 당시 삼아제약 코데날(-19.8%)이며, 그 뒤를 보령제약 네오메디코푸(-13.3%)와 2016~2017년 하나제약 푸리판(-13.3%) 및 현대약품 레보투스(-11.9%) 등이 고작이다.

한편, 14개 품목의 전체 증감률 수치 하나만 살펴봐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얼마만큼 특수한 상황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과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3분기 누적 기준 거담제 및 기침약 등 호흡기치료제 주요 14개 품목의 전체 증감률은 △2015~2016년 14.3% △2016~2017년 2.6% △2017~2018년 5.5% △2018~2019년 4.1% △2019~2020년 -23%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