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증가 착시현상 주장 근거 제출한 병협, '통할까?'
진료비 증가 착시현상 주장 근거 제출한 병협, '통할까?'
  • 정윤식 기자
  • 승인 2019.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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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수가협상서 43곳 병원 재무제표 분석자료 들고 건보공단 만나
비급여 급여화로 진료비 증가한 것처럼 보일뿐 수익성은 악화
건보공단은 다른 시각과 해석 보인 것으로 알려져 난항 예고
한의협도 첫 협상, "올해 다른 생각 할 수도" 의미심장 멘트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대한병원협회가 2020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첫 번째 협상에서 병원 43곳의 재무제표 회계분석 자료를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에 제출해 남은 2·3차 수가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지난해 진료비가 다른 공급자단체에 비해 급증,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는 잦은 지적을 적극 반박하기 위한 행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지적을 인정할 경우 수가인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도 있어 이번 자료를 통해 건보공단을 이해시키려는 것이 병협 수가협상단의 복안이다.

실제로 '2018년도 요양기관종별 진료실적'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는 타종별에 비해 두드러진다.

2018년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39조 1007억원으로, 2017년 33조 6590억원에 비해 약16%까지 늘었다.

이어 의원이 10%(13조 6999억→15조828억), 한방이 7%(2조 5426억원→2조 7132억원), 약국도 7%(15조 2898억원→16조 4295억원), 치과가 5%(3조 9765억원→4조 1672억원)가량 증가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상단장.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상단장.

이와 관련 병협은 비급여 항목이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되면서 진료비가 증가한 것처럼 보일 뿐, 병원의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말할 수 없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특히, 병협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상근부회장)은 상견례 전날 출입기자협의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개별병원 재무제표를 분석해 건보공단에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병협 수가협상단은 공언대로 지난 22일 원주 건보공단본부에서 열린 1차 수가협상에 개별병원 재무제표 회계분석 자료를 제출하기까지 이른 것이다.

송재찬 단장은 1차 협상 직후 가진 브리핑을 통해 건보공단에 제출한 회계분석 자료의 일부를 설명했다.

송 단장은 "국공립병원 위주이긴 하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도 포함해 총 43개 병원의 회계자료를 분석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의료수익이 평균 7% 증가했으나 의료비용도 7.5%가량 늘어 결국 0.5%만큼 경영상황이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즉, 병협이 주장하는 보장성 강화로 인한 진료비 증가 '착시현상'의 근거가 이번 재무제표 회계분석 자료인 것.

반면, 건보공단이 이러한 병협의 주장을 수가협상에 적극적으로 고려할지는 미지수다.

송 단장은 "보장성 강화가 이뤄지면서 비급여의 급여화 효과로 진료비가 이전된 부분이 커 이 착시부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으나 건보공단은 착시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적게 보고 있어 다소 시각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의협도 1차 협상 때 병원급 진료량 증가 문제 삼아

한의협은 실망감 보이며 의미심장한 멘트 남겨

병협보다 일주일 먼저 1차 수가협상을 진행한 대한의사협회도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량 증가를 문제로 삼은 바 있다.

의협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은 지난 15일 건보공단 당산스마트워크센터에서 1차 협상을 끝내고 간단한 브리핑을 실시했다. 

당시 이필수 단장은 "지난해 의원급도 진료량이 증가하긴 했으나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병원급에 비하면 적은 수치"라며 "본격적인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실시되면 의원급과 병원급은 더욱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왼쪽)과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호 수가협상단장.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왼쪽)과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호 수가협상단장.

이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를 부각시켜 2020년 수가인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위치에 서겠다는 의협 수가협상단의 전략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 단장은 "의원급의 2018년 진료비 점유율이 2017년보다 하락했고 2019년에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이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2일 병협 다음으로 1차 협상에 나선 대한한의사협회는 건보공단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의미심장한 멘트를 던졌다.

한의협 김경호 수가협상단장은 "보장성 강화의 미흡함으로 한방 병·의원의 수진자 수가 최근 5년간 굉장히 많이 줄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건보공단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 실망"이라고 토로했다.

김 단장은 "보장성 강화에 단 한 개도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뼈아프다"며 "기댈 곳이 환산지수 하나밖에 없는데 한의원 종사자 임금체계 조사 자료를 제출해도 건보공단이 갖고 있는 자료와 다르다고만 하고, 이런 식이면 '올해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다른 모습'이 '수가협상 결렬'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경호 단장은 "상상에 맡기겠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향후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24일에, 대한병원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는 29일에 2차 협상을 진행하고 31일에 최종협상이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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