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요양급여비용 협상 결과, '병 1.7%-한 3.0%-약 3.5%-치 3.1%'
추가소요재정 1조 478억원…의협, 2년 연속 결렬 선언해 건정심 行
공급자 단체별 평균 10~12차례의 릴레이 협상…종료까지 17시간 걸려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간 수가협상이 2년 연속 결렬됐다.

의협의 수가협상 연속 결렬은 2008~2011년 4회 연달아 일어난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건보공단이 의협에 제시한 최종수치는 지난해 2.7% 보다 0.2%p 높은 2.9%였다. 

의협의 이번 협상결렬 선언에 따라 2020년도 의원급 수가인상률은 향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반면, 대한병원협회는 수가 1.7% 인상에 도장을 찍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0.4%p 줄어든 수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일 오전 8시 30분 2020년도 수가협상결과를 발표했으며, 각 공급자단체들은 평균 11~12차에 이르는 릴레이 협상을 지난달 31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이어갔다.
 

치과·약국 전년보다 높은 인상률…한방 동일, 병협 하락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의협과 달리 건보공단과의 협상을 체결했다. 

가장 먼저 협상을 체결한 병원급은 2020년에 올해보다 1.7% 인상된 수가를 적용받는다. 

2020년 수가협상 결과

이번 수가협상 결과에 따른 내년 병원급 환산지수(점수당 단가)는 76.2원이며, 이를 내년 병원급 초진료로 계산하면 올해보다 270원 오른 1만 5910원, 재진료는 190원 상승한 1만 1530원이 된다.

이번 수가협상으로 병원급에 투입되는 추가재정은 4349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이어 대한한의사협회는 작년과 동일한 수가 3% 인상에 동의했고 약사회의 경우 지난해보다 높은 수가 인상률 3.5%에 협상을 체결했다.

약사회는 지난해 3.1%의 수가인상률로 도장을 찍은 바 있다.

특히, 2019년도 수가협상에서 의협과 함께 결렬을 선언했던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지난해 협상결과 보다 1%p 상승한 3.1%의 인상률을 가져갔다.
 

의협, "협상 결렬이 정부와의 대화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의협은 건보공단과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 의원급 의료기관의 내년도 수가 인상률은 6월 말에 열릴 건정심으로 공이 넘어갔다.

의협은 지난달 31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2차례 건보공단을 만났고 마지막 만남이 끝난 오전 8시 15분경 최종적으로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의협은 지난해 건보공단으로부터 2.7%의 최종수치를 제안 받았을 때 결렬을 선택했고, 올해는 그보다 높은 인상률이긴 하나 2.9%의 수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의협은 수가에 대한 회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2.9%라는 인상률이 만족스럽지 않아 결렬을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힘들다 힘들어" (왼쪽부터) 긴 협상 과정에 지친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들과 (사진아래) 건보공단 수가협상단.
"힘들다 힘들어" (왼쪽부터) 긴 협상 과정에 지친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들과 (사진아래) 건보공단 수가협상단.

아울러 이번 결렬이 정부와의 대화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한 의협이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은 "최초 인상률 1.3%에서 시작해 열 번이 넘는 협상을 통해 2.9%까지 끌어올렸지만 회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의료계 지도자들과 많은 상의를 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이번 결렬이 정부와의 대화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결렬이긴 하지만 충분히 상생할 수 있는 관계가 됐으면 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회원들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2020년도 수가 평균인상률 2.29%…'밴드' 1조 넘겨

2020년도 수가 평균인상률은 2.29%, 추가소요재정은 지난해보다 720억원 늘어난 1조 478억원이다. 

가입자의 부담능력과 재정건전성, 진료비 증가율 등을 감안해 2019년도보다 다소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는 것이 공단 측의 설명이다. 

2020년 수가협상 결과를 반영한, 병원 외래 초진료 및 재진료 조정현황.
2020년 수가협상 결과를 반영한, 병원 외래 초진료 및 재진료 조정현황.

건보공단 강청희 수가협상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초기에 재정소위에서 제시된 밴드가 공급자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서 재정소위원들과 수차례 회의했다"며 "이번 협상에서 부대조건은 없었고, SGR모형에 대한 문제점 또한 협상이 끝나자마자 제도발전협의체를 다시 운영해 논의하자고 협의했다"고 언급했다.

강 단장은 이어 "의협과 계약 체결을 이끌어내지 못함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나 공급자의 기대치와 가입자의 눈높이가 다른 상황에서 양면 협상을 통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수가협상 직후 재정운영위원회가 열려 이번 협상을 심의·의결했고 그 결과는 건정심에 보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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