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은 이미 시작됐다... 막 오른 2020년 수가협상, 관전 포인트는?
밀당은 이미 시작됐다... 막 오른 2020년 수가협상, 관전 포인트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19.05.1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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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쏠림 문제·최저임금 인상 따른 경영난 화두
2018년 건보재정 당기수지 적자 변수 '촉각'
협상 장소 두고 '밀당'…장외 눈치전도 이벤트
마주 앉은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 공단은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공급자단체들과 2020년 요양급여비용 수가계약 협상을 앞우고 개별 상견례를 진행했다.
마주 앉은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 공단은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공급자단체들과 2020년 요양급여비용 수가계약 협상을 앞우고 개별 상견례를 진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과 의료공급자단체 간 개별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0년 요양급여비용 수가계약 협상의 막이 올랐다.

당장 오는 15일 대한의사협회의 1차 협상 이후 공급자단체들은 5월 말까지 각자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주목할 점은 환자쏠림 현상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난 악화, 2018년에 당기수지 적자를 기록한 건강보험재정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등이다.

쏠림현상을 바라보는 두 시선, 병협 '착시현상' VS 의협 '기형적'

우선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이 이번 수가협상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강청희 공단 급여상임이사의 인삿말에서부터 드러났다.

강청희 이사는 "새롭게 급여화 된 항목 대부분이 병원급 이상에서 이뤄져 환자 쏠림과 건보재정 쏠림 현상이 나타났고 이에 대해 국회도 우려하고 있다"며 "사회적 시선도 곱지 않은 만큼 이번 협상에서 고려 사항이 될 듯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8년도 요양기관종별 진료실적'에 따르면 병원급의 진료비 비율과 점유율 변동이 타 종별에 비해 두드러진다.

2018년 건강보험 총 진료비 77조6583억 원 중 병원급(상급종합+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이 절반 이상인 약 39조1007억 원을 차지했으며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각각 14조332억원(18.1%), 12조5816억원(16.2%)을 가져간 것.

상급종합병원의 2017년 대비 진료비 증가율은 25.2%로, 점유율은 1.91%p 높아졌고 종합병원도 14.3%의 증가율을 보여 0.33%p까지 비중을 늘렸다.

반면, 의원은 지난해 총 15조828억 원을 기록해 전체 진료비의 19.4%(증가율 10.1%)을 차지했으나 점유율은 오히려 0.3%p 줄었다.

대한의사협회는 수가협상 상견례에 앞서 개최한 의협 출입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장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수가협상단장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필수 의협 수가협상단장(의협 부회장)은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42곳이 전체 진료비의 18.1%를 차지했는데 3만984곳의 의원급 의료기관은 19.4%에 불과하다"며 "종별 특성을 감안해도 기형적인 쏠림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앞두고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에 대해 의원을 상대로 한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한 것.

이와 관련 대한병원협회는 대형병원 환자 쏠림현상은 일부 인정하나, 이는 '착시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상단장(병협 상근부회장)은 상견례 모두발언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의해 건강보험 급여에 대한 외형이 일정 부분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늘어난 것을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송 단장은 "하지만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 되면서 진료비가 상승한 것일 뿐, 비급여 자체의 수익 감소를 감안하면 전체적인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고용형태 변화 따른 의료기관 경영난과 건보재정 당기수지 적자 "어쩔?"

최저임금 인상이 의료기관들의 경영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도 이번 상견례를 통해 재차 확인됐다.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호 수가협상단장(한의협 부회장)은 상견례 후 가진 브리핑에서 "최저임금 인상, 고용형태의 변화, 주 5일 근무제 정착 등으로 인해 일선 한의 의료기관의 경영압박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경호 단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한 한의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 증가분은 0원"이라며 "이 부분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재찬 병협 수가협상단장도 "메르스 사태 이후 환자 안전 등을 위해 병원계가 많은 투자를 했다"며 "인력 및 시설 투자에 많은 비용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달라"고 전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건강보험재정 현금수지가 적자로 전환된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 재정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건강보험 수입은 약 62조1159억 원, 지출은 62조2937억 원으로 당기수지가 1778억 원 가량 적자다.

대한약사회 윤중식 보험이사는 상견례 직후 "건보재정이 누적 흑자였을 때도 보장성 강화로 인한 추후 재정 적자를 우려해 벤딩폭이 적게 설정됐다"며 "올해는 당기수지가 진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브리핑했다.

수가협상 장소 '원주' 어때요?…병협·한의협·약사회 '그래요', 의협 '글쎄요'

이번 상견례에서 강청희 공단 급여상임이사는 공급자 단체들에게 공단 본부가 위치한 '원주'를 협상 장소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강청희 이사는 "공단 본부가 원주로 이전하고 나서 수가협상을 원주에서 진행한 적이 없는데 이번 협상을 이 곳에서 진행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수가협상단장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수가협상단장

이 같은 강 이사의 제안에 대한병원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는 수락했으나 대한의사협회는 당장 답변하지 않았다.

공급자단체와 공단이 본격적인 수가협상 전에 갖는 형식적인 상견례였음에도 의협과 공단의 일명 '밀고당기기(밀당)'가 돋보인 부분인 것이다. 

실제로 의협을 제외하고 대한병원협회의 경우 오는 22일 오후 4시(2차), 대한한의사협회 또한 같은 날 오후 5시(1차), 대한약사회는 28일 오후 5시(2차)에 원주에서 협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의협은 공단의 '원주 협상' 제안을 듣고 역으로 '의협 회관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공단이 원주에서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의협회관에서 진행하자고 역제안을 했더니 난색을 표했다"며 "기본적으로 의협은 당산에 위치한 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협상할 것을 고수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의협의 1차 수가협상일은 15일 오후 4시(공단 당산스마트워크센터)이며 2차 협상일과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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