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상담센터·소아·청소년 암진료체계 구축·수련보조수당 지원 예산 신설
소청과학회, 흉부외과 수준 증액 필요하고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 뒤따라야
소청과의사회, 없는 것 보다 낮지만 수가 정상화가 더 시급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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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정부가 소아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내년도 예산 338억원을 배정한 가운데, 의료현장은 정부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수립하고 8월 29일 국무회의에서 편성한 예산안을 의결받았다.

복지부 예산안에 따르면, 총지출은 122조 4538억원으로, 올해 109조 1830억원 보다 12.2% 증액됐다. 이 중 아이와 부모가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소아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338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소아상담센터 시범사업을 위해 46억원, 소아환자 야간·휴일 진료센터 운영을 위해 47억원, 소아전문응급의료체계 운영지원을 위해 7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에 61억원과 소아청소년 암진료체계 구축을 위해 64억원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및 전임의 수련보조수당 지원을 위해 44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소아상담센터 시범사업과 소아청소년 암진료체계 구축, 수련보조수당 지원은 신규 예산으로 154억원이 배정됐다.

복지부는 "24시간 소아상담센터, 달빛어린이병원에서부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어린이공공전문병원, 소아암 거점병원 등 중증질환까지 단계별 소아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 지원 책임 신뢰할 동기유발 요인 많이 부족

이런 복지부의 예산(안) 편성에 대해 소아청소년을 진료하고 있는 의료현장의 반응은 어떨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김지홍 이사장은 수련보조수당 지원이 바람직하지만, 여전히 지원이 부족해 전공의 지원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전공의 유입이 호전될 때까지 현재의 인력으로 유지하기 위해 신속한 강도 높은 수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김 이사장은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책정이 시작되고, 전임의 지원이 함께 포함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현재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의 50% 수준으로 향후 증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련보조수당 지원만으로 전공의 지원 향상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향후 점진적으로 수당 지원 금액의 증액이 이뤄져야 전공의 지원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증환자의 입원과 응급진료를 책임지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진료인력 확보와 현재보다 나아진 전문의 진료 여건 향상을 위한 수가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김 이사장은 "현재 소아의료현장의 급격한 악화에 비해 여전히 정부 지원이 미약하다"며 "전공의 지원자가 국가의 보호와 지원을 믿고 소청과 전문의로 유입되기 위한 동기유발 요인이 많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유입이 호전될 때까지 현재 인력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수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지홍 이사장은 "이번 전공의 지원대책과 시작되는 일부 수가의 변화는 소아필수의료에 대한 국가책임과 보호지원이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신속한 높은 강도의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위기의 소아청소년 진료시스템을 지탱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정부 비젼 제시해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역시 소청과 전공의 및 전임의 수련보조수당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임 회장은 "전공의와 전임의에 대한 수련보조수당 지원은 긍정적이지만, 수련을 담당하고 있는 지도교수까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며 "전공의와 전임의에게만 수련보조수당을 지원하는 것으로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달 100만원 지원으로 3년간 받아도 3600만원에 불과한데 과연 미래가 불투명한 소청과에 누가 지원하겠는가?"라며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 전문의로서 미래가 보여야 전공의들이 지원한다. 복지부는 전공의들에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현택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소아청소년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화끈하게 예산을 편성하라고 지시했지만 미흡하다"며 "수련보조수당지원으로 인해 과연 인턴 선생님들이 소청과 레지던트를 지원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수가 정상화와 소청과 전문의 50% 이상 개원하고 있는 상황에 맞게 개원가가 폐업하지 않고 정상적인 운영이 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소청과 전공의들, 긍정 평가 속 지원율 향상에는 의견 갈려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레지던트 1년차 A 전공의는 이번 정부의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이미 수련을 시작한 입장에서는 없는 것 보다 든든한 측면이 있다"며 "그냥 예상치 못했던 깜짝 선물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어, A 전공의는 이번 수련보조수당 지원으로 후배 전공의들의 지원이 늘 것인지에 대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A 전공의는 "개인적으로 월 100만원으로 지원하지 않으려던 전공의가 소청과로 진로를 변경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수련보조수당 지원으로는 소청과 지원 유인 동기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 레지던트 3년 B 전공의는 "소청과의 암울한 상황에 국가적인 노력이 개입됐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라며 "다만, 다른 필수의료지만 기파과인 흉부외과 및 외과 등과 비교하면 금액이 적은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수련보조수당 지원은 현재 있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보람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위로금 차원에서 지급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원금은 필요한 상태로 현장에 많은 위로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B 전공의는 이번 정부의 예산 편성으로 인해 정부의 소청과 개선 노력이 인정돼 지원율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임의 지원금까지 포함되면서 전임의 지원율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B 전공의는 "미래가 보여야 전공의 지원율이 올라간다"며 "로컬에서 잘되는 것을 봐야 후배들이 지원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소청과 수가가 개선돼 로컬이 잘 운영되도록 해야 지원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종적으로는 수가개선 또는 건강보험료 이외에 야간응급실, 입원진료, 중환자병상 등 핵심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의사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그래야 '소아과 지원에 나라가 이정도 노력을 하니 지원하라'는 긍적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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