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제∙저용량 출시 등 차별화 안간힘
‘마케팅 강화’ 런칭심포지엄 대대적...패밀리 전략도 등장
현장 반응은? 영맨은 한숨, 약국은 재고 걱정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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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4월 1일부터 시작된 SGLT-2 억제제의 병용급여 확대 영향과 함께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외에 심부전, 신부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과를 보이는 팔방미인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7일 포시가 특허가 만료되면서 대기하던 제네릭들이 8일부터 우후죽순 쏟아졌다.

현재까지 출시된 포시가 제네릭 의약품은 80여 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돼 거의 모든 국내사가 포시가 제네릭을 출시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제약사들은 똑같지만, 똑같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기존 포시가에 없던 저용량(5mg) 출시, 다양한 조합의 복합제, 대대적인 마케팅 등 제네릭 출시임에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차이점을 갖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각기 다른 방식의 마케팅 디테일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방식 조차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영업 경쟁 열기 덕에 벌써부터 품절사태를 빚고 있기도 한 포시가 제네릭으로 인해 약국가에서는 기존 항당뇨병제 재고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포시가 제네릭은 선택 아닌 필수?...복합제∙저용량 등으로 승부수  

아스트라제네카 SGLT-2 억제제 포시가

포시가 제네릭 발매는 선택이 아닌 생존 경쟁을 위해 필수가 된 상황이다. 

포시가는 항당뇨병제 1차 치료제로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심부전, 신부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해당 치료제는 국내 출시된 SGLT-2 억제제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한다.

이에 기존 SGLT-2 억제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하지 않은 회사들은 포시가 제네릭의 영업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시가 제네릭 단일제를 출시한 대부분 회사가 복합제를 동시에 출시했다. 포시가 제네릭을 더한 복합제 출시 회사는 60여 개사가 넘는다. 

복합제는 메트포르민과의 조합이 대부분이지만 항당뇨병제 오리지널 품목을 갖고 있는 주요 회사들은 DPP-4 억제제를 조합한 복합제도 내세우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체 개발 DPP-4 억제제인 슈가논(에보글립틴)에 다파글리플로진을 더한 슈가다파를 이번달 출시했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약물을 화학적으로 변화시킨 '프로드럭'(Pro-drug) 전략을 활용해 포시가의 물질특허를 회피한 다파프로와 함께 다양한 선택지를 내세웠다. 

LG화학 역시 DPP-4 억제제+SGLT-2 억제제 조합인 제미다파를 시장에 내세웠다. 회사 측은 제미다파가 제미글로(제미글립틴)와 다파글리플로진의 유일한 복합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보령은 포시가 제네릭인 트루다파 외에 자체 개발 고혈압 치료제인 카나브(피마사르탄)와 다파글리플로진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임상3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바 있다. 

저용량 출시도 눈에 띈다. 기존 포시가는 10mg 제형만 있었지만, 기존 포시가에 없던 5mg 용량을 출시한 회사들도 등장했다. 국제약품, 안국약품, GC녹십자 등이 저용량으로 틈새 공략에 나섰다.

또 제네릭 발매임에도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이 눈에 띈다. 다파엔 시리즈를 출시한 HK이노엔은 심신당부 다파엔 심포지엄을 열고 본격 영업마케팅에 나섰다. 

패밀리 전략도 등장했다. 기존 아모잘탄패밀리 등으로 재미를 본 한미약품은 다파론패밀리로 명명한 6종의 SGLT-2 억제제를 발매했다. 

 

관건은 결국 영업력?...약국선 재고 걱정도

이렇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승부는 영업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대다수 회사가 복합제, 저용량을 출시했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그조차도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회사에서 포시가 제네릭에 대해 과도하게 영업을 지시하고 있다"며 "처방 약속도 받지 않은 약국에 소위 밀어넣기를 진행하는 등 출시 한 달 만에 품절 사태도 빚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른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마케팅과 홍보는 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원 비용은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거의 모든 국내사가 포시가 제네릭을 갖고 있는데 '키 메시지'만으로 영업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약국에는 재고에 대한 우려사항도 남아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제품뿐만 아니라 성분간의 스위칭 현상으로 이미 확보한 다른 항당뇨병제들의 처방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대형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는 “포시가 제네릭이 지난달 대거 출시되면서 확실히 사용량이 증가했다”며 “SGLT-2 억제제 외 다른 항당뇨병제 처방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처방 경향이 대거 포시가 제네릭으로 스위칭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포시가 제네릭들의 재고보다는 타 성분 항당뇨병제 처방이 크게 줄어 재고가 걱정되기 시작했다”며 “기존 항당뇨병제는 단일제뿐만 아니라 다파글리플로진과의 병용 처방도 줄고 있다. 제약사들이 포시가 제네릭 영업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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