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단일제∙복합제 제네릭 대거 출시
오리지널 사들인 종근당 방어 전략은?
3제 복합제 경쟁 본격화 전망

MSD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MSD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당뇨병 치료제가 연이어 특허 만료를 맞으면서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지난 4월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에 이어 9월 MSD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가 특허 만료가 예정돼있어 제네릭 출시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달 단일제, 복합제를 포함한 시타글립틴 성분 제품 47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시타글립틴 단일제와 더불어 시타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조합의 복합제들의 허가가 줄을 이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150개 이상의 제품이 허가를 받으면서 오리지널을 포함해 허가받은 시타글립틴 제제의 개수는 75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업체들이 9월 자누비아 특허 만료 후 제품 출시 시점에 맞춰 보험급여 인정을 받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혼전은 앞서 포시가를 둘러싼 상황만 살펴봐도 이미 예상된 수순이다. 포시가 특허 만료 후 2달 만에 160개 이상의 제네릭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치열한 영업 경쟁이 펼쳐졌다. 

출시 직전부터 시장 선점을 위한 영업사원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리베이트까지 동원한 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이어졌다. 덕분에 2달 만에 포시가 제네릭의 점유율은 20% 이상을 달성했다. 활발한 영업활동은 단순히 오리지널의 파이를 뺏어오는 것에서 나아가 전체 시장 규모를 15% 이상 키웠다. 

특허 만료 앞둔 '자누비아' 왜 샀을까?

이 같은 상황에서 MSD와 자누비아를 공동 판매해왔던 종근당이 자누비아의 국내 라이선스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종근당은 5월 MSD에 455억원을 지불하고 자누비아, 자누메트, 자누메트XR의 국내 판권, 유통권, 허가권, 상표권, 제조권 등 제반권리를 사들였다. 라이선스 기간은 올해 7월 15일부터 2038년 8월 31일까지로 종근당은 15년간 자누비아의 국내 독점권을 갖게 됐다. 

9월부터 제네릭이 쏟아져 나오면 오리지널인 자누비아의 점유율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까지 성장세를 보이던 자누비아의 매출은 지난해부터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1년 1538억원이었던 종근당의 자누비아 매출은 지난해 138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95억원이다. 

그럼에도 자누비아는 종근당의 매출에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지난해 자누비아 한 품목이 종근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율은 9.3%로, 11.45%였던 2021년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라이센스 도입으로 그간 자누비아 판매시 MSD에 지불해야 했던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진데다, 기존 MSD의 판매량을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단기적으로는 매출 하락 우려도 덜하다고 볼 수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종근당은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를 포함해 여러 단일제와 복합제를 보유하고 있어 자누비아 도입 시 이들 제품과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도입 이유를 밝혔다. 

3제 복합제 경쟁 본격화 전망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종근당은 자누비아뿐 아니라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 라인업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복합제 출시를 통해 다른 제네릭들과의 경쟁에서 방어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뇨병 치료제 병용 급여가 확대되면서 3제 복합제의 경쟁력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TZD 조합의 3제 요법의 보험급여를 인정하기로 했다. 

현재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복합제의 처방액이 단일제 처방액을 뛰어넘은 상황에서 급여 확대는 시장 팽창을 더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시타글립틴 특허 만료와 함께 이를 포함한 복합제의 출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종근당은 듀비에의 성분인 로베글리타존과 자누비아의 성분인 시타글립틴 복합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5월 2일 로베글리타존+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3제 복합제인 '듀비메트에스'와 6월 9일 로베글리타존+시타글립틴 2제 복합제인 '듀비에에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시타글립틴을 포함한 또 다른 3제 복합제로는 한미약품과 대원제약의 제품이 있다. 지난 5월 22일 시타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3제 복합제인 한미약품 '실다파엠서방정과 대원제약 '다파시타엠서방정이 나란히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이외 시타글립틴 포함 제품은 아니나 동아에스티가 자사 제품인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에 다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슈가다파메트서방정'의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에 '제미글로(제미글립틴)',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제품을, LG화학은 제미글로에 다파글리플로진,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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