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 R&D 투자 비용 높이고 있지만...제네릭 시장은 여전히 과열
카나브∙포시가∙자누비아 등 특허만료 예정...다수 제약사, 제네릭 준비 중
업계 “제네릭서 수익 나야 R&D로 이어져”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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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제네릭 시장은 뜨거울 전망이다.

올해 보령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MSD 자누비아(시타글립틴) 등 대형 품목들이 특허만료가 예정에 따라 특허 회피를 통한 제네릭 출시가 줄줄이 예정 돼 있다.

또 자누비아 70여 개사, 카나브∙포시가도 각각 40여 개사가 제네릭을 준비 중이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을 높여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국내 제약업계는 제네릭 판매로 얻은 수익이 R&D로 전환된다며 국내 제약업계 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눈에 띄는 신약 소식은 '아직'...제네릭 소식은 ‘활발’

작년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COVID-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대웅제약 엔블로 등 국산 신약 2개 출시되고 R&D 투자 비용도 2021년 대비 7%가 상승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주요 국내사는 R&D 투자 비율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디지털 치료제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사들은 올해도 역시 R&D 투자 비율을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제네릭 시장은 여전히 과열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우선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 1일 물질 특허가 만료 된 카나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카나브는 보령의 자체개발 고혈압 단일제로, 제네릭을 준비 중인 회사는 지난해 4월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한 알리코제약 외 40여 개사에 달한다. 

  보령 카나브, 듀카로 등 카나브패밀리 라인업
  보령 카나브, 듀카로 등 카나브패밀리 라인업

이들은 카나브를 시작으로 복합제인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 발매를 최종 목적을 두고 있었지만 이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듀카브에는 2031년 8월 만료되는 조성물 특허가 남아있어서다.

지난해 3월 알리코제약, 신풍제약, 하나제약, 휴텍스제약, 대웅바이오, 씨티씨바이오 등 특허 회피를 위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은 기각돼, 특허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에 있다. 올 상반기 중 국내사들이 제기한 항소심이나 무효화 청구가 인정되면 출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카나브는 2021년 기준 400억원, 듀카브는 35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올해 4월 7일부터는 SGLT-2 억제제 포시가의 제네릭도 시장에 등장한다. 포시가는 2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심부전, 신부전 등 다양한 심혈관계 질환 영역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당뇨 치료제다. 해당 의약품은 지난 2021년 381억원 매출을 올렸다. 

국제약품, 일동제약, 종근당 등 17개사는 지난 2일 2024년 1월 8일 만료 예정이었던 제2물질특허에 대해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에 올해 4월 7일 제1물질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제네릭 개발사들은 해당 시점부터 시장에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포시가 제네릭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들은 40여 곳으로 확인된다.

               MSD 자누비아
               MSD 자누비아

한때 DPP4-억제제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했던 자누비아의 제네릭은 올해 9월부터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자누비아, 자누메트(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자누메트엑스알서방정(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의 물질특허가 9월 1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79개 사가 단일제 235개 품목과 복합제 311개 총 546개 제네릭 품목을 허가받았다. 

지난 2021년 자누비아 389억원, 자누메트 625억원, 자누메트엑스알은 456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자진 약가 인하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1500억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원개발사인 MSD와 협업사 종근당과 제네릭사들의 치열한 시장경쟁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올해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신약후보물질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가 눈앞이라는 소문만 무성한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네이처셀 조인트스템은 승인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런 과열된 제네릭 시장 경쟁은 R&D 투자를 늘려 글로벌 신약을 만들겠다는 그간 다짐들과는 다른 행보로 비춰지기도 한다. 

업계는 이에 대해 제네릭으로 얻은 수익으로 R&D 투자를 진행하는 국내 제약업계 생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사 관계자는 "제네릭 출시로 인해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를 낮춰 환자와 정부 측에 모두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또 코로나19 등 펜데믹으로 인해 오리지널 의약품 생산에 차질이 빚을 경우 제네릭으로 인해 공급을 원할하게 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가는 개발사들이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수익원이다. R&D 투자비도 회수하기 힘든 낮은 보상 체계로는 개발 동기부여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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