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한요양병원협회 기자 간담회 개최
의료 필요도 따른 입원 분류서 질병군·중증도별 분류로 변화해야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회장.
대한요양병원협회 남충희 회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요양병원이 생존하려면 정액수가제에서 단계적 행위별수가제로 전환하고 간병 급여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12일 제11대 남충희 신임 회장 취임 간담회를 개최했다.

남 회장은 임기 동안 요양병원계가 정부의 정책에서 차별받지 않고 수가를 개선해 의료 질을 높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요양병원들이 정부의 온갖 규제를 받지만 제도에서는 패싱을 당하고 있다며,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를 감내해 왔다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3년간 병실의 20~30%를 채우지 못해 직원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요양병원들이 잘하는 재활, 치매 등을 정부가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치매안심병원으로 분리시키고 요양병원에만 높은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료-요양 통합판정 시범사업 요양병원 입원 제한 의심들어

요양병원 입원형 호스피스사업은 7년째 시범사업만 하고 있어 정부가 본사업 전환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의료-요양 통합판정 시범사업은 요양병원 입원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우려했다.

남 회장은 "요양병원은 국내 전체 병상의 40%를 차지하지만 진료비 비중은 전체 중 고작 7%에 불과하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노인의료를 책임지는 요양병원을 적폐취급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임기 동안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와 수가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요양병원 간병비 부담은 간병 살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남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하루빨리 요양병원 간병 국가책임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의료필요도에 따라 환자를 5개군으로 분류하는 것보다 질병군별, 중증도별 기능을 분화해 치매, 암, 재활, 호스피스 등 요양병원의 전문화를 통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수가가 개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영난 심각한 요양병원

김기주 부회장은 요양병원계의 경영난 심각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요양병원 폐업율은 1.6%로, 올해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요양병원의 수는 1430개였지만 올해 정부가 실태조사를 한 결과 1370개 기관으로 1년 사이 거의 50여 곳이 휴폐업을 했다"며 "최근 5년 동안 물가상승은 평균 5% 이상, 인건비 역시 최저임금이 급상승했지만 요양병원 관련 수가는 2%를 넘지 못하고 있어 적정 진료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양병원계가 무너지면 고령 환자들은 결국 급성기 중소병원 혹은 요양시설로 내몰리게 될 수밖에 없다"며 "급성기 병원으로 고령환자가 몰리면 건보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요양시설로 환자들이 갈 경우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 환자들의 건강은 보장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욕창치료 행위별 수가 적용 필요

선영배 기획위원장과 노동훈 홍보위원장은 욕창 치료에 대한 행위별수가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 기획위원장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정되고 하위법령에서 간병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며, 하지만 15년간 요양병원에 대한 간병비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촉탁의만 있는 요양시설은 제대로된 치료를 받을 수 없어 의료 혜택을 받아야 하는 고령환자들이 방치돼 방임 및 학대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선 기획위원장은 "욕창 환자는 의료 필요도 1등급으로 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며 "욕창환 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곳이 요양병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양병원의 수가개선은 욕창 치료에 대해서만이라도 정액수가제에서 행위별수가제고 전환해야 한다"며 "요양병원의 의료행위 중 시급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액수가를 행위별수가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훈 홍보위원장은 65세 이상 고령환자 중 23%는 요양병원에서 사망하고 있다며, 요양병원의 호스피스 및 임종실 운영에 대한 수가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홍보위원장은 "요양병원 입원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빠른 시일내 전환해야 한다"며 "요양병원은 이미 보건의료체계 생태계의 한 축으로서 요양병원이 무너지면 보건의료체계 생태계도 붕괴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양병원계도 스스로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소비자인 국민들로부터 서비스 경험에서 만족스럽다는 신뢰를 받아야 한다"며 "요양병원계가 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