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옴 환자 많이 줄었지만…요양병원 집단 발생은 증가
대한요양병원 협회와 MOU 맺고 교육 및 진료 도움
신속한 옴 진단 및 치료 위해 가이드라인 마련

대한피부과학회가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이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유찬 회장은 국내 옴 퇴치를 목표로 국가건강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한피부과학회가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이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유찬 회장은 국내 옴 퇴치를 목표로 국가건강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대한피부과학회가 국내 ‘옴 퇴치’를 위해 팔을 걷어 붙혔다. 국내 옴 환자는 감소 추세지만 요양병원 중심의 집단 발생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이를 막겠다는 목적이다.

학회는 대한요양병원협회와 MOU를 맺고 교육 및 진료를 돕고 있으며, 신속한 옴 진단 및 치료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21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이해 '옴퇴치 국민건강사업'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옴 진드기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4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국민 발병율은 줄어들고 있으나 요양시설의 증가와 옴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집단발생은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학회는 옴을 선제적으로 예방, 치료해 국민 보건건강에 기여하고자 올해 초부터 옴 퇴치 TFT를 구성해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은 "옴은 가장 가려운 피부 질환 중 하나로 취약계층이나 집단시설에 있는 노인들에게 쉽게 전염된다"며 "대부분의 피부질환은 발생을 막기 어렵지만 옴은 피부과 의사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면 퇴치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옴퇴치 국가건강사업은 우리나라에서 옴이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요양병원, 옴 전파에 좋은 환경"

출처: 대한피부과학회
출처: 대한피부과학회

경희대병원 정기헌 교수(피부과)는 옴 집단발생이 증가하는 이유로 "노인인구와 요양시설은 증가한 반면, 과거에 비해 옴이 많이 줄었다고 생각해 이에 대한 인식과 교육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요양병원에서 옴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노인 환자들은 피부 감각이 저하되고 다른 약물을 많이 사용하는 등의 이유로 가려운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고, 이미 가려움증이 있는 환자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고 전했다.

또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가 많고, 단체 생활로 환자들 간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며, 혈압기, 침구 등 물품을 공유해 옴이 번식하고 전파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옴은 바르는 약제로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문제는 전문인력과 전문장비 없이 제대로 진단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옴이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검사 환경이 갖춰지지 않거나 실제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대한요양병원협회와 MOU를 체결했다. 전국 14개 지역 208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옴 감염증 예방과 조기진단을 위한 교육, 진료 및 상담을 계획하고 있다.

리플렛 배부와 온오프라인을 통한 직원 및 간병인 교육, 설문지를 통한 예진 및 역학 조사, 감염 점검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임상 현장에 맞춘 가이드라인 마련

학회는 이날 한국 옴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다. 현재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 몇년 단위로 옴 임상진료지침을 발표하고 있으나 국내 임상 현장과는 다른 점이 있어 적합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전북대병원 박진 교수(피부과)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옴 예방 중요성을 인식해 예방 관리서를 마련하기는 했으나 환자를 직접 보고 진단, 치료하는 피부과전문의가 마련한 진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국내 옴 전문가의 협의와 외부 검증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는 옴의 국내 역학, 임상증상, 진단, 치료 및 추적관찰, 예방 및 관리방안 전반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또 옴 환자 진찰 시 의료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간단하고 명료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제시하기도 했다.

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감염병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일이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중대한 일이 됐다"며 "우리 학회는 요양 병원을 중심으로 피부과 전문의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완, 평가하며 옴의 선제적 예방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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