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석 박사, 수가협상제도발전협의체에 4가지 모형 제시
개원가 병원계 각종 제도개선 지원금으로 충당돼 수가역전 아니다 반박

국회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한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가 개최했다.
국회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한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가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내년 5월 2024년도 수가협상 전까지 환산지수 모형인 SGR 모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모형이 도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는 국회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한 '건강보험 수가협상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경희대 경영학과 김양균 교수와 대한의사협회 조정호 보험이사의 발제에 이어, 의협 이상운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패널토의에서 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선임연구위원은 수가협상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신 위원은 "어떤 나라도 의료 가격을 협상하는 나라는 없다"며 "보험자와 의료공급자가 진료량에 대한 총액을 결정할 때 협상을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단가형식으로 계약하는 것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가협상 제도를 보면 종별 수가 역전현상과 함께 상대가치점수가 자체가 저수가로 설정돼 있다"며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의 곱으로 가격을 설정하는 구조를 처음 시작한 미국 역시 17년간 운용하다 이미 폐기했다"고 진단했다.
 

기존 환산지수 단가계약 아닌 상대가치 가격제 도입돼야

신 위원은 "앞으로는 고정된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만으로 단가 가격을 협상하는 구조에서 각 진료과목간 상대가치점수 인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대가치 가격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건강보험법이 규정하는 보험료 인상율 한계인 8%까지 얼마남지 않았다며, 행위별수가제 이외 새로운 지불제도 등 보상체계 도입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내과의사회 강창원 보험부회장은 병원계가 주장하는 종별 수가 역전현상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강 부회장은 "대형병원은 중환자 위주로 진료해야 하지만, 개원의들이 진료할 단순 환자들까지 마구잡이로 진료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와 동네 구멍가게를 같은 링에 넣어두고 싸우게 하는 것이 근본적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2023년 수가 인상률을 보면 병원은 1.6%, 의원은 2.1%를 기록했지만, 종합병원의 경우 의료질평가지원금 등 각종 가산과 각종 제도개선 시범사업을 병원급 이상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수입의 38%를 진찰료에 의존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찰료가 병원급 보다 조금 더 높은 것은 수가 역전현상이라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강 부회장은 "미국은 일차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에 수가를 더 높게 책정하고 있다"며 "1시간 대기해 3분 진료하는 대학병원과 주치의로서 환자들에게 긴 진료시간을 할애는 의원급 간 진료시간을 두고 보면 역전현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무소불위 권한이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했다.

강 부회장은 "재정위는 수가인상이 보험료 인상으로 귀결되는 것을 우려해 수가 인상률을 최소화하려고 한다"며 "건보재정 상황과는 무관하게 밴드 규모를 항상 1조원 내외에서 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건보공단 재정위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건보공단 협상단이 실질적인 권한없이 협상에 참여해 협상 자체가 의미가 없어 공단 협상단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남훈 급여보장실장은 15일 열리는 요양급여비용계약제도발전협의체에서 SGR 모형을 대체할 수 있는 4가지 모형을 제시해 공급자단체 및 소비자단체들과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5년간 수가협상 체결률은 2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수가협상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현재 전체 의료비 중 노인의료비가 43%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5년 노인인구가 2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수가협상 제도개선과 연계해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만, 독일, 프랑스 등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급증하는 보건의료비 지출에 대응하기 위한 지불제도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행 행위별수가제에서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이 환산지수 협상만으로 행위유형간 불균형을 개선하기 어렵다. 향후 지불제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공단 SGR 모형에 진료비 누적기간 단축·최신 비용가중치 적용 

김남훈 실장은 2023년 수가협상부터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 중 진료비 누적기간 단축과 의료현장의 인건비 및 관리비 등 비용가중치의 최신 자료를 적용하면서 개선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지난 수가협상 이후 요양급여비용계약제도발전협의체 회의를 통해 보건사회연구 신영석 박사에게 SGR 모형을 대체할 수 있는 모형개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11월 연구용역은 마무리됐다"며 "15일 제도발전협의체에서 신 박사가 4가지 모형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훈 실장에 따르면, 신영석 박사가 제시할 4가지 모형은 △고령화와 국민의 소득탄력을 반영한 GDP 반영 모형 △의료현장의 인건비, 관리비, 장비비 등 지출이 비중이 고려된 의료물가지수 반영 모형 △독일 연방정부가 사용하고 있는 GDP 모형 △GDP 모형과 의료물가지수가 비교하는 모형 등이다.

김 실장은 "15일 제도발전협의체에서 제시된 모형을 두고 의견 수렴이 진행될 것"이라며 "수렴된 의견을 통해 좋은 제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남훈 실장은 수가협상 제도는 한번에 해결하기 어렵다며, 갈등 요소가 있는 부분은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제도발전협의체를 활성화해 의료현장의 경영상황이 반영되고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재정이 담보되도록 논의해 합리적인 수가협상제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손호준 보험정책과장은 제도발전협의체에서 발표된 제시안과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제도를 설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과장은 "지난 8일 발표된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 방안을 통해 건강보험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행위별수가 이외 적절한 보상을 통한 필수의료 분야에 충분히 보상되도록 지불제도 다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수립, 발표해야 한다"며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수가협상 제도 및 수가제도 전반을 포함해 좋은 대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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