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및 공급자단체들 재정운영위 개최 시간 앞당기는데 의견 모아
SGR 모형 대체 4개 모형 논의 안돼…공급자단체들 부정적 기류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오는 5월 시작할 2024년도 수가협상부터 밤샘 협상이 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공급자단체는 수가계약 관련 제도발전협의체를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보건산업진흥원 신영석 전문위원이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을 대체할 4가지 모형을 제도발전협의체에 제안한 바 있다.

지난 16일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제도발전협의체회의를 갖고 수가계약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공급자단체들은 5월 31일 수가협상 마지막날 밤샘협상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건보공단 역시 밤샘 협상을 지양하자는 공급자단체들의 의견에 공감했다는 것이다.

밤샘 협상을 없애기 위해 공급자단체들은 현재 협상 마지막날 저녁 7시에 열리는 재정운영위원회 개최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도 재정운영위 개최시간을 저녁이 아닌 오후로 당기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밤샘 협상 자체가 없어질지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수가협상은 공급자단체들로는 1년 농사로, 회원들에게 협상단이 최선을 다한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그 결과, 공급자 단체 간 치열할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최대한 마지막까지 협상을 진행해 수가 인상율을 받아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밤샘 협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제도발전협의체에서 밤샘 협상을 지양하자는데 단체 실무진과 공단 실무진이 합의를 해도 결정권자들이 호응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며 "특히 깜깜이 추가소요재정(밴드)으로는 대등한 협상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밤샘 협상 지양도 필요하지만, 깜깜이 협상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운영위가 밴드 설정을 하는 과정에 공급자단체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발전협의체에 참여한 A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는 수가협상 과정에서 밤샘 협상을 없앨 수 있는 방안과 깜깜이 협상 형식 개선, 재정운영위원회 개최 시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건보공단 측도 밤샘 협상과 재정운영위 개최 시간에 대해서는 공급자단체들과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A 위원은 이어, "SGR 모형을 대체할 4가지 대안 모형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공급자단체들은 SGR 모형을 대체하는 4가지 모형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어떤 모형을 적용하더라도 수가인상에 따른 건보재정 지출을 줄이려는 재정당국의 영향력으로 인해 공급자단체들이 희망하는 인상률 만큼 적용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건보공단이 SGR 모형을 개선한 부분은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개선된 SGR 모형은 의료물가지수(MEI) 비용가중치를 2010년 2차 상대가치 회계자료에서 2017년 3차 상대가치 회계자료를 활용됐으며, 진료비차이보정계수(UAF)를 산출할 때 진료비 누적기간을 14년에서 10년으로 축소시킨 것이다.

한편, 신영석 전문위원이 제시한 4가지 모형은 △고령화와 국민의 소득탄력을 반영한 GDP 반영 모형 △의료현장의 인건비, 관리비, 장비비 등 지출이 비중이 고려된 의료물가지수 반영 모형 △독일 연방정부가 사용하고 있는 GDP 모형 △GDP 모형과 의료물가지수가 비교하는 모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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