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의사 법령 정비·대응지침 강화·검찰 기소요건 강화 찬성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의사 10명 중 8명은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행 또는 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나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기관지 의협신문이 설문조사 시스템을 통해 응급실 폭력 방지를 위한 대회원 긴급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 결과,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 10명 중 8명인 78.1%가 최근 1년 이내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언 또는 폭행을 당한 것으로 응답했다.

또, 47.3%와 32.1%가 1년 내 1~2회, 한 달에 1~2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응답했으며, 11.2%와 1.7%가 1주에 1~2회와 매일 1~2회라고 응답해 의료인 대상 폭력행위가 실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협을 당했을 때 대응방법에 대해서는 참는다가 44.9%로 절반 가까운 응답률을 보였고, 대응지침과 매뉴얼에 대해서는 62.6%가 없다고 응답해 여전히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실 내 경찰 배치와 경찰의 응급실 폭언·폭행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위한 법령 정비, 대응지침 강화, 검찰의 기소 요건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찬성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반의사불벌죄에 대해서도 87.1%가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의협 김이연 홍보이사는 "응급실이 안전하게 느껴지는지 묻는 문항에 ‘불안하다’와 ‘매우 불안하다’가 총 56.2%로 나타났다"며 "생명을 지키는 공간에서 해를 가하는 행위가 이뤄지고, 그로 인해 회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현실이 참담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이사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응급실에서 근무중인 의사 회원들이 얼마나 범죄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의사 회원들이 찬성하는 대책들이 현장에 실효성 있게 적용될 수 있도록 의협에서도 정부와 지속적으로 대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19개 문항으로 구성돼 총 1206명의 회원이 응답했으며, 신뢰도 92.1%, 표본오차는 ±1.4였다. 

설문조사에는 총 1206명 중 응급의학과 의사(전문의 596명, 전공의 175명) 771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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