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30일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 개최
hsCRP 수치 크게 낮춰…LoDoCo2·COLCOT 등 연구에서 치료 효과 확인
서울성모병원 박훈준 교수 "콜키신, 항염증 효과로 심혈관 혜택 줄 수 있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박훈준 교수는 4월 29~30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에서 'Pleiotropic Effects of Cardiovascular Drugs-Colchicine'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염증제 '콜키신(콜히친)'이 심혈관질환 치료제라는 새 이름을 달고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다음 타깃으로 염증(inflammation)이 지목되면서 이를 조절하는 항염증제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콜키신은 미세소관 파괴를 촉진해 호중구 기능·혈소판 응집·NLRP3 염증 등을 억제하는 항염증 특성을 통해 심혈관 혜택을 제공해 '다면발현효과(pleiotropic effects)'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4월 29~30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에서는 심혈관질환 치료제로서 콜키신의 효과 및 안전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박훈준 교수(순환기내과)는 'Pleiotropic Effects of Cardiovascular Drugs-Colchicine'을 주제로 발표했다. 

콜키신, 효과·안전성 입증…저렴한 비용 강점

염증은 최근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의 중요한 병인이며 죽상경화증 시작 및 진행과 관련됐다고 밝혀졌다. 이후 심혈관질환 치료제로서 항염증제 가능성을 평가한 연구가 진행됐고, 카나키누맙과 콜키신은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를 확인했다.

하지만 카나키누맙은 고비용과 치명적 감염 문제로 적응증 확대에 실패했다. 이와 달리 통풍 치료에 사용되는 콜키신은 가격이 저렴하고 효과 및 안전성이 확인돼, 심혈관질환 2차 예방 치료제로 지난해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렸다(Class IIb, Level of Evidence A).

콜키신은 염증지표이자 심혈관질환을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인 고감도 C-반응단백(hsCRP) 수치를 크게 낮춘다. 

아스피린과 고용량 아토르바스타틴을 복용 중인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 대상 오픈라벨 연구에서 콜키신 0.5mg 1일 2회 복용군의 hsCRP는 60% 감소했고, hsCRP가 2.0mg/L 미만 환자라면 70%까지 크게 줄었다. 

이와 함께 콜키신은 플라크 불안정성과 재협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안정형 관상동맥환자가 모집된 LoDoCo 전향적 무작위 연구 결과, 저용량 콜키신(0.5mg 1일 1회) 복용 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병원 밖 심정지·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등 발생 위험이 67% 급감했다. 

또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콜키신 0.5mg을 1일 2회 복용한 당뇨병 환자는 시술 6개월 뒤 혈관조영술과 혈관내초음파 상 스텐트 내 재협착이 58~62% 유의하게 줄었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 콜키신 치료 빨리 시작해야 효과 커

▲서울성모병원 박훈준 교수.
▲서울성모병원 박훈준 교수.

이에 따라 콜키신의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지 평가한 연구가 진행됐고, 2020년 LoDoCo2 연구를 통해 성과를 거뒀다.

무작위 이중맹검 LoDoCo2 연구는 관상동맥질환이 6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환자를 대상으로 저용량 콜키신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최종 결과에 의하면, 콜키신은 만성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심근경색·허혈성 뇌졸중·허혈로 인한 관상동맥재개통술 등 위험을 31% 유의하게 낮췄다.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콜키신 복용군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1.21배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사건 발생은 콜키신 복용군에서 적었지만 비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사건이 더 많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COLCOT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콜키신은 30일 이내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의 심혈관질환 2차 사건 발생 위험을 23% 낮췄다. 단, 발생률은 낮았지만 폐렴은 콜키신 복용군 0.9%, 위약군 0.4% 보고됐고 치료에 따른 폐렴 위험 차이는 의미 있었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콜키신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큰 심혈관 혜택을 기대할 수 있었다. COLCOT 연구에 참여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 중 3일 이내에 콜키신 치료를 시작한 군에서만 심혈관사건 2차 발생 위험이 48% 감소했다.

박 교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표준치료와 저용량 콜키신을 병행하면 표준치료 단독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면서 일관되게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이 낮았다. 의미 있는 감소는 심근경색·허혈성 뇌졸중·긴급한 혈관재개통술 등을 포함한 1차 목표점에서 확인됐다"며 "염증은 관상동맥질환의 중요한 원인이다. 콜키신은 항염증 효과를 통해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점진적 심혈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환자에게 적절한 용법·용량 찾는 연구 중요"

심혈관질환 치료제로서 콜키신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인종 간 차이를 고려했을 때 동아시아인도 서양인과 같은 효과와 안전성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중앙대광명병원 정영훈·창원경상대병원 안종화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이 국내 레지스트리를 분석한 결과, PCI를 받고 약물치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hsCRP 수치가 높은 비율은 미국인보다 한국인이 낮았다(JACC: Asia 4월 12일자 온라인판). 이는 콜키신이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에게서는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연구에서 콜키신의 임상적 효과를 입증했기에 한국인도 서양인과 같은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 안전성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콜키신 제형을 조정해 효과적이면서 이상반응을 줄여주는 용법·용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콜키신 용법·용량을 조절해 국내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한다면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서 콜키신 성분 치료제를 제조하고 있는데, 한국인에게 적절한 용법·용량을 찾는 국내 임상연구를 시행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단, 콜키신에 대한 회사 관심도가 낮고 임상연구에 큰 비용이 필요하다 보니 연구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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