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광명병원 정영훈 교수, 스텐트 시술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 분석
안정형 협심증 환자보다 초기 염증 수치 높아…약물 치료 후에도 높은 상태 유지

(좌부터)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송혜근 교수.
▲(좌부터)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송혜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혈증 염증 수치가 심혈관질환 환자의 장기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했다.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송혜근 교수 및 경상국립대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혈중 염증 수치가 심혈관질환 급성기 및 만성기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원인임을 규명했다. 

스텐트 시술 및 심혈관계 약물 발전으로 고위험 관상동맥질환 환자 예후도 과거와 비교해 양호해졌지만 여전히 다수의 환자가 재발을 겪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혈소판 활성도 및 콜레스테롤 조절이 중요하다고 알려졌으나, 관리할지라도 동맥경화증이 진행되고 혈전질환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학계에서는 혈중 염증 수치를 동맥경화증-혈전 진행의 중요한 원인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적절한 심혈관계 약물 치료를 받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염증 정도가 어떻게 변화하며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자료는 없었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을 받은 관상동맥질환 환자 4236명을 대상으로 시술 직전 및 시술 1달째 염증 수치를 반복 측정해 급성 심근경색 유무에 따른 염증 수치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 비해 초기 염증 수치가 높았다[혈중 염증 수치(hsCRP) 중앙값: 1.5 vs 1.0 mg/L; P<0.001]. 1개월간 심혈관계 약물 치료 후 염증 수치가 감소했으나 여전히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염증 수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hsCRP 중앙값: 1.0 vs 0.9 mg/L; P=0.001). 

이는 초기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한 경우 시술 및 약물 치료 이후에도 여전히 염증 수치가 높아 지속적인 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염증 수치 변화 및 임상적 영향.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염증 수치 변화 및 임상적 영향.

이와 함께 이번 연구를 통해 염증 수치 고위험군 기준은 시술 후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급성기에는 초기 hsCRP 2.4 mg/L 이상인 경우 1개월 동안 심혈관질환 재발이 증가했고 이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서만 관찰됐다. 안정기에는 1개월에 측정한 hsCRP이 1.6 mg/L 이상인 경우 모든 질환에서 장기 심혈관질환 재발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뿐 아니라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게서도 마찬가지로 관찰됐다. 즉,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항염증치료 도입이 필요하나, 안정형 협심증 환자라면 약물 사용 후 어느 정도 질환이 안정화됐을 때 항염증치료를 시작해도 늦지 않음을 시사한다. 

송혜근 교수는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혈중 염증 수치가 낮다고 알려졌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에서도 염증 수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급성기뿐 아니라 안정기에도 여전히 허혈성 임상사건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정영훈 교수는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연구들을 통해 콜히친 등 항염증치료가 환자 예후를 개선한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에서도 심혈관계 약물 치료 후에도 약 3분의 1에서 염증 수치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향후 도입될 항염증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 선별에 대한 한국인 기준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Thrombosis and Haemostasi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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