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3] PROMINENT·REDUCE-IT·STRENGTH 통합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 공개
잔여 hsCRP 수치 높으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LDL-C는 '중립적' 연관성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의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에 LDL-콜레스테롤보다 염증이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염증 관리 중요성에 힘이 실렸다.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는 이전에 진행된 다국가 대규모 연구인 PROMINENT, REDUCE-IT, STRENGTH 등의 통합 메타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결과에 따르면,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잔여 LDL-콜레스테롤보다 염증 바이오마커인 고감도 C반응단백(hsCRP)이 심혈관 관련 임상 예후와 더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번 결과는 스타틴으로 치료 중인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추가로 낮추기 위한 보조요법 선택 시 항염증제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발표와 동시에 The Lancet 3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염증·LDL-C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치료받지 않은 성인에서 염증과 고지혈증은 죽상경화증 사건 위험에 비슷한 수준으로 영향을 미친다.

스타틴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서는 LDL-콜레스테롤을 추가로 낮추는 PCSK9 억제제, 에제티미브, 인클리시란, 벰페도익산 등 보조요법이 죽상경화증 사건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나키누맙, 콜키신 등 항염증제도 죽상경화증 사건 위험을 낮춰, 염증과 LDL-콜레스테롤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고 학계 중지가 모인다. 

이에 따라 임상에서는 스타틴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 두 번째 약제로 지질저하제와 항염증제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LDL-콜레스테롤을 추가로 낮출지 또는 항염증제를 고려할지에 대한 질문의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스타틴을 복용 중인 환자의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에 LDL-콜레스테롤과 염증이 미치는 영향을 비교해야 한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잔여 염증 바이오마커인 hsCRP와 잔여 콜레스테롤 마커인 LDL-콜레스테롤이 심혈관계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평가했다. 

▲미국 하버드의대 Paul Ridker 교수는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는 이전에 진행된 다국가 대규모 연구인 PROMINENT, REDUCE-IT, STRENGTH 등을 메타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하버드의대 Paul Ridker 교수는 4~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세계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WCC 2023)에서는 이전에 진행된 다국가 대규모 연구인 PROMINENT, REDUCE-IT, STRENGTH 등을 메타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잔여 염증 바이오마커 'hsCRP' 높으면 심혈관계 예후 악화
잔여 LDL-C 높은 군 vs 낮은 군,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차이 없어

분석에는 PROMINENT, REDUCE-IT, STRENGTH 등 연구에서 최근 스타틴을 복용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고위험인 환자군 총 3만 1245명 데이터가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64세였고 30%가 여성이었다.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중앙값)은 76mg/dL, 중성지방은 240mg/dL, hsCRP는 2.1mg/L였다. 

등록 당시 hsCRP와 LDL-콜레스테롤 등을 4분위수로 나눠 주요 심혈관계 사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에 대한 위험을 평가했다.

세 가지 연구의 등록 당시 hsCRP와 LDL-콜레스테롤 범위, 각 바이오마커와 심혈관계 사건 발생의 연관성은 비슷했다.

나이, 성별, BMI, 흡연, 혈압, 이전 심혈관질환 병력 등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hsCRP가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hsCRP 수치가 가장 높은 군은 가장 낮은 군과 비교해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 1.31배 높았다(aHR 1.31; P<0.0001). 또 hsCRP 수치 상위 2분위수 군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아울러 hsCRP 수치가 가장 높은 군이 가장 낮은 군보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2.68배 높았고(aHR 2.68; P<0.0001), 상위 3분위수 군에서 유의한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2.42배 의미 있게 높았으며(aHR 2.42; P<0.0001), 상위 3분위수 군에서 위험 증가가 나타났다.

반면 hsCRP와 달리 LDL-콜레스테롤은 주요 심혈관계 사건과 중립적 연관성을 보였다.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군은 가장 낮은 군과 비교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차이가 없었다(aHR 1.07; P=0.11).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LDL-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군에서만 유의한 증가가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세 가지 연구 모두 hsCRP가 상승한 환자는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심혈관계 예후가 악화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하버드의대 Paul Ridker 교수는 "이번 결과가 지속성 또는 불응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서 부가적 지질저하제 역할을 축소시킨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면서도 "하지만 LDL-콜레스테롤만 표적하는 것이 죽상경화증 위험을 완전히 낮출 수 없다. 염증 경로가 치명적·비치명적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질저하제+항염증제 병용, 표준치료 될 것"

▲미국 하버드의대 Paul Ridker 교수.
▲미국 하버드의대 Paul Ridker 교수.

이번 결과에 따라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항염증제를 처방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통풍약으로 사용하는 항염증제 콜키신은 안정형 관상동맥환자가 모집된 LoDoCo 전향적 무작위 연구에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병원 밖 심정지·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등 발생 위험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관상동맥질환이 6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환자를 대상으로 콜키신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LoDoCo2 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심근경색·허혈성 뇌졸중·허혈로 인한 관상동맥재개통술 등 위험이 콜키신 복용 시 31% 유의하게 감소했다. 

단, 연구에서 활용한 콜키신 0.5mg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아직 심혈관질환 예방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했다. 

Ridker 교수는 "두 가지 중 하나의 치료를 선택하는 양자택일 상황이 아니다"라며 "향후 공격적인 지질저하제와 항염증제 병용요법이 대다수 죽상경화증 환자의 표준치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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