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ver Week 2021] 새로운 간세포암 치료제 급여 지연 지적
政 "재정적 한계 있지만...학계, 객관적 의견 달라"
티쎈+아바 한국 RWD 연구 결과 발표...건보 급여에 주목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간세포암 치료 분야에서 항암제 건강보험 급여화가 타 고형암 분야에 비해 더디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가이드라인에서 강하게 권고하는 약제는 국내에서도 빠르게 급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5월 13일~15일까지 열리는 대한간학회 The Liver Week 2021에서는 간세포암 치료 약제 관련 보험정책 이슈가 다뤄졌다.

 

형평성 고려해달라는 학계...객관적 의견 달라는 정부

간세포암은 항암제 사용이 어려울뿐더러 항암제를 사용할 정도의 환자는 이미 기저 간기능이 나빠진 상태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년 사이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을 비롯해 표적항암제들이 임상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며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많아졌다.

항암제들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국내에서도 간세포암 1차 치료에 넥사바와 렌비마(렌바티닙)를 사용할 수 있고, 2차 치료에서는 스티바가(레고라티닙)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은선 교수(소화기내과)는 치료옵션이 부족한 간세포암 환자 치료를 위해 새로운 약제의 신속한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은선 교수(소화기내과)는 치료옵션이 부족한 간세포암 환자 치료를 위해 새로운 약제의 신속한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는 간세포암 환자 치료를 위한 옵션이 부족하며, 이는 새로운 약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타 암종 분야보다 까다롭고 지적한다.

일례로 정부가 운영 중인 허가초과 항암제 사전신청 제도에서 간세포암 치료를 위한 시술법 또는 약물은 허가초과요법으로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장은선 교수(소화기내과)는 "다른 암종과의 형평성을 따져 빠른 건강보험 급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간세포암 1차 치료에 사용되는 넥사바와 렌비마의 월별 약제비는 각각 159만원, 262만원 수준이다. 2차 이상에서 사용되는 스티바가는 286만원 정도다.

이는 타 암종의 표적항암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 365만원, 베링거인겔하임 지오트립(아파티닙) 145만원, 화이자 수텐(수니티닙) 440만원 정도다.

반면, 간세포암 1차 치료에 있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환자에게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서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전에 전신 치료를 받지 않은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501명을 대상으로 넥사바 대비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IMbrave150 임상3상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간세포암 환자에게서 효과를 보였다.

1차 목표점은 OS와 PFS로 설정했는데 연구에 따르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군은 8.6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OS가 데이터 컷오프 시점까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대조군은 13.2개월(중앙값)으로 나타났다. 또 PFS(중앙값)는 6.8개월로 대조군 4.3개월보다 2.5개월 연장됐다.

정 교수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전체생존율(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하는 이점이 있다"며 "치료옵션이 부족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약제가 등장하면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에 기여하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부 측은 건강보험 재정이 한정적이라 무조건 급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양윤석 보험약제과장은 "새로운 약물이 개발되고 신약이 국내 도입되는 과정에서 급여 여부를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이라며 "재정이 한정된만큼 약제 접근성을 확보하면서도 재정에 영향을 미칠 위험적 요소를 축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 과장은 "약제의 보험급여는 행위와 달리 기업과 환자의 요구가 크다"며 "급여 판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근거는 의사의 의견인 만큼 급여 단계의 평가 과정에서 학회가 객관적 의견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인 RWD 연구결과 발표...OS 80.8%

이런 가운데 이번 The Liver Week 2021에서는 절제 불가능한 한국인 간세포암 환자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리얼월드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간세포암 1차 치료 급여 적용에 관심이 더 모인다.

연세의대 김범경 교수(소화기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에는 2020년 6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분당차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울산대병원 등 3개 의료기관에서 진행성 간암 환자 86명을 대상으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을 1차 치료에 시행한 데이터가 담겼다.

연구팀은 1차 목표점으로 고형종양반응평가기준(RECIST) 1.1 버전 기준 OS와 PFS였다.

연구 결과, 치료 6개월 시점 OS는 80.8%로, PFS는 53.2%로 나타났다. 또 mPFS는 9.6개월로 나타나, IMBRAVE150 3상 연구에 상응하는 수준이었다(95% CI 3.4-15.9).

아울러 완전반응(CR)은 0명었지만, 부분반응(PR)은 32.6%(28명)이었다. 또 SD(Stable Disease)는 43%(37명), PD(Progressive Disease)는 24.4%(21명)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객관적반응률(ORR) 32.6%, 질병통제율(DCR)은 75.6%를 기록했다.

이상반응으로는 고혈압이 가장 흔했고, 이상반응으로 인한 약제 투여 중단은 위장관천공 3건, 두개내출혈과 폐색전증이 각각 1건이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분당차병원 전영은 교수는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리얼월드에서 좋은 효능을 보였고, 고혈압을 포함한 이상반응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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