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브란스병원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

세브란스병원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는 간세포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면서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브란스병원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는 간세포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면서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전이성 간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2.7%에 불과한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은 1차 치료 단계에서는 환자의 전신 상태와 간 기능이 양호해 생존 연장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한 치료제는 없었다.

때문에 1차 치료에서 실패해 재발한 경우 이후 치료 시에는 간기능 저하로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아바스틴(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이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 옵션이었던 표적치료제 대비 생존기간 및 반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세브란스병원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는 이 같은 간세포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도입됨으로써 환자의 생존 연장은 물론 삶의 질 개선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 간세포암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는 수술, 간이식, 고주파 시술 등 완치가 가능한 3대 치료법을, 중기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이 주로 사용된다.

더 진행된 병기라면 항암화학요법이 쓰인다. 

최근 10년간 경구용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 렌바티닙, 레고라페닙 등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면역항암제가 적응증을 넓히면서 간세포암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 수술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의 예후는 어떤가.

수술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의 예후는 좋지 않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는 중간 병기 환자가 2년 정도 생존하지만, 더 진행된 경우 생존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했다.
소라페닙이 도입된 후 많은 개선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생존기간은 10개월~1년 남짓이다.

다행히 작년 간세포암 환자에 면역항암제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소라페닙 대비 높은 생존율 개선을 보였다.

- 간세포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도입됐다. 의의는 무엇인가.

치료법 발전이 부진했던 간세포암 분야에서 환자의 생존 연장과 삶의 질 개선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소라페닙은 사실 치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기껏해야 2~3개월 생존기간을 연장하는데 그쳤고, 독성이 강해 환자들이 이미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생존율 개선 효과가 뚜렷할 뿐 아니라 부작용도 거의 없어 간세포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이 이뤄진 게 눈에 띄는 변화라 할 수 있다. 

- 환자 피드백도 궁금하다.

도입 기간이 짧아 항암 효과를 단정해 평가하긴 이르지만, 환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일례로 한 여성 환자는 진단 당시 이미 암이 많이 진행돼 크기도 꽤 컸고, 폐 전이도 있었다. 때문에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이외에는 치료 옵션이 없었다.

그 결과, 환자는 치료 초기부터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치료 과정 중이지만, 컨디션이 좋아져 간세포암 발생 이전의 몸 상태처럼 느낀다고 말한다.

다만,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비급여인 만큼 환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 허가의 근거가 된 IMbrave150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한 부분이다. IMbrave150 연구 결과에 따르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소라페닙과 비교해 사망 위험을 42%,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1% 감소시켰다. 특히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에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또 임상적으로 완치로 해석할 수 있는 완전관해율은 10% 가까이 도달, 1%에 불과한 소라페닙과 10배 정도의 차이가 발생했다.

삶의 질 측면 데이터도 주목할 점 중 하나다. 3~4등급 이상반응 발생률은 소라페닙이 46%였던 데 비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36%로 낮았다.

다만, 아바스틴은 혈관형성억제제로 혈관 관련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간 기능이 나쁜 환자, 간경화로 정맥류 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는 유의해야 한다.

- 연구 결과 발표 이후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 됐다. 국내 상황은 어떤가. 

대한간암학회가 2018년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만큼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 업데이트될 것으로 예상한다.

IMbrave150 임상연구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 만큼 국내 가이드라인 개정 시에도 이에 대한 권고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 

-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급여 경제성 평가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나.

간세포암에 사용할 수 있는 항암제 옵션이 적은 상황에서 치료 효과는 기존 표적치료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10년 만에 기존 치료 대비 우월한 효과를 보인 1차 치료제인 만큼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원칙대로 급여 적정성을 심사한다면 간세포암 환자들의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서 암은 중증질환으로 적용, 건강보험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기간은 5년이라는 제한이 있다. 위암, 대장암, 폐암 등 일반적인 암은 5년간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로 판정하는 게 근거다.

하지만 간암은 선행질환으로 간경화를 동반하기에 완전관해가 확인되도 6~7년 후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재발 환자가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간암 환자의 경우 최초 진단 이후 지속적으로 혜택을 제공,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고려해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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