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한 생존 개선 효과 보였지만 급여·재협상 난항..."치료권 박탈 막아야"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간암과 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티쎈트릭은 두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다만, 간암에서는 현재 건강보험급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소세포폐암에서는 2020년 급여 등재돼 올해 약가 재협상을 앞두고 있다.

진료 현장에서 티쎈트릭은 간암의 경우 10년만, 소세포폐암의 경우 20년만의 신약이었던 만큼 그 역할이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국선 가이드라인 최우선 권고됐지만...국내선 급여 불가

간세포암 분야에서 보면 티쎈트릭은 미국, 유럽의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절제불가능한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의 최우선 치료옵션으로 권고되고 있다.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근거는 티쎈트릭과 아바스틴(베바시주맙)과의 병용요법의 효과를 살펴본 임상3상 IMbrave150 연구다.

연구는 이전에 전신 치료를 받지 않은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501명을 대상으로 넥사바(소라페닙) 대비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의 1차 목표점은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였다.

참여자들은 1일 티쎈트릭 1200mg, 아바스틴 15mg/kg을 21일 간격으로 정맥투여 받았다. 대조군은 넥사바 400mg이 1일 2회 경구투여됐다.

15.6개월 추적관찰 결과,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군은 넥사바 단독군 대비 사망 위험을 42% 감소시켰다(95% CI 0.42-0.79; P<0.001). 또 질병 진행 위험은 41% 감소시켰다(95% CI 0.47-0.76; P<0.001).

OS 중앙값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군이 19.2개월, 넥사바 단독군은 13.4개월로 나타났다(95% CI 0.52-0.85). 18개월 생존율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군이 52%, 넥사바 단독군이 40%였다.

또 다른 1차 목표점인 PFS의 경우 티쎈트릭 치료군은 6.8개월(중앙값)을 보인 반면 넥사바 단독군은 4.3개월에 불과했다.

IMbrave150 연구를 추적관찰한 업데이트 연구에 따르면 티쎈트릭 치료군의 완전관해(CR) 비율은 7.7%로 확인, 넥사바 단독군(0.6%)과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2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치료지속기간(DoR)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군이 18.1개월로, 넥사바 단독군 14.9개월 대비 최대 2.6배 연장됐다.

이같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허가 후 약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간세포암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건강보험 급여가 불가능하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주요 국가에서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간세포암 환자 중에는 치료제를 기다리다 간기능이 악화돼 치료가 불가능해진 경우도 있고, 심각하게는 사망한 환자도 있다"며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지연되면서 환자들은 생존율 향상, 특히 완치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정부는 환자의 절박함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며 "암 종별 형평성을 고려,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만 바라보는 환자의 바람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 만의 소세포폐암 신약...재협상 코앞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 중 비교적 소수인 10~15%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종양의 전이 속도가 빠르고 재발률이 높아 5년 생존율은 비소세포폐암의 25%에 불과한 6.5% 수준으로 알려진다.

특히 소세포폐암은 악성도가 강해 발견했을 때 이미 다른 장기나 반대편 폐 또는 종격동에 전이된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티쎈트릭은 20년만의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1990년대 이후 최초로 소세포폐암 환자 생존율 향상 결과를 확인한 것.

실제로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카보플라틴, 에토포시드) 병용요법의 효과를 인정, 확장기 소세포페암 환자의 1차 치료에 Category1 중 선호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근거는 임상3상 IMpower133 연구다. 이 연구는 이전에 치료 전력이 없는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 403명을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 단독치료와 항암화학요법에 티쎈트릭을 추가했을 때의 효능을 비교했다.

환자들은 21일 주기로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 병용군과 항암화학요법 단독군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OS와 PFS로 설정했다.

13.9개월 추적관찰 결과,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의 OS 중앙값은 12.3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단독군 10.3개월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이며 사망위험을 30% 감소시켰다(95% CI 0.54-0.91; P=0.007).

또 다른 1차 목표점인 PFS 역시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은 5.2개월, 항암화학요법 단독군은 4.3개월로 나타나면서 질병 진행 위험을 23% 개선시키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95% CI 0.62-0.96; P=0.02).

이후 Annals of Oncology에 발표된 업데이트 분석 결과를 보면 22.9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12개월 생존율은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이 52%, 항암화학요법 단독군이 39%를 나타냈다. 

특히 18개월 생존율은 각각 34%, 21%로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이 13%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유의미한 생존율 개선을 확인했다.

이런 임상적 효능은 한국 출시 1년여 만인 2020년 보험급여에 빠르게 등재되며 국내 소세포폐암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급여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티쎈트릭은 소세포폐암 적응증을 놓고 정부와 약가 재협상을 앞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김상위 교수(종양내과)는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은 소세포폐암 영역에서 약 20년 만의 신약으로서 국내 출시 이후 환자의 생존율 개선에 기여해왔다"며 "우리나라에서 확장기 소세포폐암 1차 치료의 경우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보험 급여 치료옵션이 마땅치 않은 상황인 만큼 소수 암종 환자의 치료권이 박탈되지 않도록 건강보험 급여 재협상이 신속하고 원만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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