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P 첫 무작위 FIRSTMAPPP 임상2상 결과, PFS 5개월 이상 연장
프랑스 연구팀 "새로운 권고안에 MPP 1차 치료로 수텐 고려할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표적치료제인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수텐(성분명 수니티닙)이 극희귀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를 위한 해결사로 떠올랐다.
진행성 악성 갈색세포종 및 부신경절종(malignant pheochromocytoma and paraganglioma, MPP) 환자 대상의 임상2상 결과, 수텐 치료 시 무진행 생존기간이 5개월 이상 연장됐다.
MPP는 연간 발생률이 100만 명당 1명 미만인 극희귀 신경내분비종양이다. 치료는 시클로포스파미드, 빈크리스틴, 다카바진을 투약하는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개발된 지 오래됐고 독성이 강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 같은 한계점과 이번 결과에 따라 수텐이 진행성 MPP 환자의 1차 치료로 등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MPP 치료에 수텐의 효능을 평가한 FIRSTMAPPP 임상2상은 MPP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첫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다. 최종 결과는 16~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1)에서 공개됐다.
12개월 PFS, 수텐군 35.9%…위약군보다 2배 더 높아
연구기간 8년 동안 4개 유럽국가의 15개 의료기관에서 고형 종양의 반응 평가기준(RECIST)에 따라 진행성 MPP 환자 78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53세였고 59%가 남성이었다. 이들은 수텐 1일 37.5mg 복용군(수텐군)과 위약군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RECIST 1.1에 따른 12개월째 무진행 생존율(PFS)로, 3개월 간격으로 평가했다.
12개월째 분석한 무진행 생존기간(중앙값)은 수텐군 8.9개월로 위약군 3.6개월과 비교해 5.3개월 더 길었다.
12개월째 수텐군의 PFS는 35.9%로 조사됐다. 이는 수텐군 39명 중 14명은 최소 1년간 종양이 진행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반면 위약군의 PFS는 18.9%에 그쳤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수텐군 14%, 위약군 0%였다. 그러나 종양 진행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수텐군 64%, 위약군 86%로 위약군에서 높았다. 사망자는 각 1명이었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수텐군 54%, 위약군 49%로 조사됐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인 무력증/피로는 수텐군 18%, 위약군 3%에게서 나타났다.
고혈압은 수텐군 10%에게서 확인됐으나 위약군은 없었다. 단, MPP 환자의 3명 중 2명은 호르몬 수치가 높아 고혈압을 앓고 있지만, 약물로 인한 고혈압은 관리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프랑스 파리 구스타브 루시 암센터 Eric Baudin 박사는 "이번 연구는 MPP 치료 분야의 첫 무작위 연구로, 아주 높은 수준의 근거를 제시한다"며 "수텐은 진행성 MPP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자 가장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가진 치료가 될 것이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권고안에서 수텐을 1차 치료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맨체스터대학 Juan Valle 교수는 "수텐 치료 시 12개월째 PFS가 위약과 비교해 약 2배 더 높다는 것을 확인한 강력한 연구 결과"라며 "이러한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전문센터에서 관리해야 한다. 환자가 치료받는 것에 더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다음 임상연구에 등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전문센터에서 환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