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서울백병원·삼성서울병원 교수팀, 연구 결과 JKMS에 게재
DES-PCI 받는 고위험군에 단독 클로피도그렐vs장기 DAPT 비교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연장된 DAPT와 유사한 장기 예후 결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심장 분야의 특정 환자군에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기간을 줄이고 뒤이어 '단독 항혈소판제(P2Y12 억제제)'를 사용하는 전략이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은 최근 P2Y12 억제제 중 '클로피도그렐(제품명 플라빅스)' 단독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토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김동연 교수(제1저자)·삼성서울병원 한주용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짧은 DAPT 이후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전략은 '표준치료(DAPT 연장)'와 유사한 장기간 예후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번 관찰 연구는 PCI를 받은 고위험군에서 짧은 DAPT 후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전략을 DAPT을 연장하는 전략과 비교했다"며 "그 결과, 12개월 이상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을 받은 환자는 장기간 DAPT을 받은 환자와 유사한 장기간 예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간 클로피도그렐 단독관리요법은 PCI 고위험군에 유망한 항혈소판요법 대안일 수 있다"며 "추가적인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이런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5일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주요 미국·유럽 가이드라인들은 '관상동맥 중재시술(PCI)'을 받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게 시술 이후 '티카그렐러(제품명 브릴린타)'라는 P2Y12 억제제를 활용한 DAPT을 우선 권장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북미 전문가들은 PCI 후 클로피도그렐을 우선 권장했고, 동시에 여러 국내외 임상연구에서 티카그렐러가 동아시아인의 출혈 위험을 높여 '동아시아인 역설(East Asian Paradox)' 문제도 제기됐다.

아울러 여러 전문가는 동아시아인의 출혈 위험을 고려한 항혈전요법 전략을 연구했다. 

이에 작년 10월 말 아주대병원 박래웅 교수(의료정보학과)·미국 예일대 공동 연구팀은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통해 PCI 후 티카그렐러 사용으로 출혈, 호흡곤란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밝혔다. 

그 당시 유승찬 연구원(제1저자)은 "작년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팀이 진행한 한국인 대상 연구에서 '아스피린+티카그렐러 vs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을 검토 결과, 티카그렐러가 출혈 위험이 높았다"며 "이번 연구는 한국인 코호트뿐만 아니라 미국 코호트도 포함된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현재 가이드라인은 티카그렐러의 우위성을 전제로 우선 권장하지만, 다양한 연구에서 티카그렐러의 우위성이 입증되지 못해 권고 수준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약물 대 약물을 비교하는 연구뿐만 아니라 용량·기간·투여법을 검토한 무작위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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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주요 가이드라인은 PCI 받은 안정형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에 6개월 DAPT, PCI 받은 ACS군에 12개월 DAPT 전략을 권고한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야 하는 DAPT의 '최적 기간'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전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12개월 이상 DAPT 연장을 통해 허혈성 사건이 유의미하게 줄었지만, 이는 아스피린 단독요법보다 출혈 위험을 높이고 사망률은 낮추지 않았다. 

아울러 허혈성 및 출혈 위험을 줄이는 데 '짧은 DAPT 후 P2Y12 억제제의 단독요법 전환' 전략이 '표준 DAPT' 전략만큼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P2Y12 억제제 단독요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TWLIGHT 연구 등에서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은 티카그렐러+아스피린보다 출혈 위험을 줄이고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

다만, 연장된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은 특정된 환자군에만 사용된다. 학계에 따르면 국내 실제 임상현장(real-world practice)에는 클로피도그렐이 PCI 후 1년 이상의 기간에 가장 흔히 처방된 P2Y12 억제제다. 

P2Y12 억제제 단독요법에 대한 근거가 쌓였지만, 연장된 DAPT에 비해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관련 임상 근거는 부족했다. 

이에 김동연·한주용 교수팀은 고위험 PCI군에 시술 이후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 vs DAPT 연장 전략들의 장기간 효과를 검토했다. 

연구팀은 2세대 약물용출스텐트(DES)로 PCI를 받은 고위험군에 연장된 DAPT 전략과 장기간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을 비교했다. 

연구에는 2006년 4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DES-PCI를 받은 안정형 협심증 또는 ACS 환자가 포함됐다.

이 중 고위험군에 해당하고 심근경색, 중재시술 반복(repeat revascularization), 뇌졸중 또는 주요 출혈이 없는 환자가 포함됐다. 

비타민K길항제(와파린) 또는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을 제외한 다른 항혈소판제를 복용한 환자는 제외됐다. 

'임상적 고위험(clinically high-risk)' 특징으로는 65세 이상 고령, 여성, ACS, 확립된 혈관질환, 약물치료되는 당뇨병, 만성신장질환으로 설정됐다. 

'혈관조영 고위험(angiographically high-risk)' 기준에는 다혈관 ACS, 30mm 이상의 스텐트 삽입, 만성폐색병변 등이 있었다. 

아울러 처음엔 환자 2082명이 포함됐지만 등록기준에 따라 결국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37명이 검토됐다. 

연구팀은 환자 637명을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군(클로피도그렐군)과 DAPT 연장군에 1:1 성향점수매칭(propensity-scored matching)해 각 군에 246명씩을 배정했다. 

그 결과, 전체 인구의 주요심뇌혈관사건(MACCE)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과 DAPT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4.5% vs 4.6%, aHR 0.87, 95% CI 0.40~1.87, P=0.714). 

모든 원인 사망, 심혈관계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률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어 대출혈 발생률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클로피도그렐군 1.1% vs DAPT군 0.3%, P=0.353), 소출혈(minor bleeding: BARC 유형II) 사건도 클로피도그렐군이 더 낮게 발생했다(5.6% vs 1.1%, HR 0.17, 95% CI 0.05-0.55, P=0.003).

성향점수매칭 인구를 검토 결과, 두 치료군간 MACCE 발생 위험의 차이가 없었다(4.5% vs 4.9%, HR 1.21, 95% CI 0.5~2.75, P=0.643). 

클로피도그렐군에 소출혈 사건이 다 많이 발생했지만, 이를 제외하고 모든 원인 사망률, 심혈관계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스텐트 혈전증, 뇌졸중, 대출혈, MACCE, 대출혈 종합사건은 두 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연구팀은 하위분석에서도 DAPT을 연장하는 전략은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으로 전환하는 전략보다 유의미한 예후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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