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래웅 교수·미국 예일대 연구팀, "PCI 후 티카그렐러가 출혈 사건, 호흡곤란 더 많아"
허혈사건+출혈사건 종합평가에서는 차이 無, 관찰연구 결과로 해석에 주의 필요

[메디칼업저버 허희윤 기자]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후 티카그렐러를 우선 처방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상반된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모였다.

현재 유럽과 미국 심장학회는 가이드라인에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가 PCI를 받은 후 사용하는 항혈소판제제로 티카그렐러를 클로피도그렐보다 우선 처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아주대병원 박래웅 교수팀(의료정보학과)과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임상현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티카그렐러가 클로피도그렐보다 출혈 사건과 호흡곤란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미지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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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A 10월 호에 게재된 본 연구는 후향적 코호트 분석결과로 국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미국 전자의무기록(EHR) 자료를 포함했다. EHR 자료는 옵텀(Optum) 사와 아이큐비아(IQVIA) 사로부터 제공받았다.

대상자는 2011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PCI를 받고 1년이 지난 18만 3579명의 환자이다. 이들은 성향 점수 매칭을 통해 티카그렐러군과 클로피도그렐군에 각각 3만 1290명이 배정됐다. 이들 중 대부분(95.5%)은 티카그렐러나 클로피도그렐을 아스피린과 병용 사용했다.

연구팀은 분석의 정확성을 위해 PCI 수술 후 1년 미만이거나 PCI 전 뇌졸중·위장관 출혈이 있는 환자는 배제했다. 또 PCI 전 30일 동안 반대되는 약물(예. 클로피도그렐군에서 티카그렐러) 사용력이 있는 경우도 제외했다.

수술 후 12개월 시점의 허혈 사건(심근경색 재발, 재관류술, 뇌경색)과 출혈 사건(뇌출혈, 위장관출혈)을 종합평가한 결과에서 두 약물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티카그렐러군의 1차 종료점 발생률은 15.1%로 클로피도그렐군 14.6%와 유사했다(P=0.06).

반면, 출혈 사건 단독으로는 티카그렐러의 위험이 높았다. 티카그렐러의 1년 시점 출혈 사건 발생률은 2.1%로 클로피도그렐군(1.6%)보다 상대위험이 1.35배 증가했다(P=0.001). 또한 호흡곤란 역시 티카그렐러군의 발생률이 27.3%로 클로피도그렐(22.6%)보다 1.21배 높은 위험을 보였다(P<0.001).

이외에 모든 원인 사망률과 허혈 사건 단독 분석에서는 약물 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티카그렐러와 클로피도그렐의 모든 원인 사망률은 각각 2%, 2.1%로 유사했다(P=0.74). 허혈 사건 발생률도 티카그렐러군과 킅로피도그렐군 각각 13.5%, 13.4%로 차이가 없었다(P=0.32).

하위분석으로 진행된 심혈관 사망과 주요심혈관 사건에서도 티카그렐러는 클로피도그렐 대비 유의한 혜택을 보이지 않았다. 티카그렐러군의 심혈관 사망 발생률은 1.4%로 클로피도그렐군 1.5%와 유사했다(P=0.86). 주요심혈관사건의 발생률 역시 양 군 간 7.3%, 7.2%로 비슷했다(P=0.51). 

연구의 제1 저자인 유승찬 연구원은 "작년 아산병원 박덕우 교수팀이 진행한 한국인 대상 연구에서 아스피린+티카그렐러,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을 분석한 결과, 티카그렐러가 출혈 위험이 높다는 점이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코호트뿐만 아니라 미국 코호트도 포함된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즉, 티카그렐러의 출혈 위험이 한국인에게만 한정된게 아니라 미국인에게도 해당됨을 확인 했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 변화 가능성에 대해 유 연구원은 "현재 가이드라인이 티카그렐러의 클로피도그렐에 대한 상대적 우위성을 전제로 우선 권고되고 있지만, 다양한 연구에서 티카그렐러가 우위성 입증에 실패하고 있다"라며 "티카그렐러 권고 수준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앞으로는 약물과 약물을 비교하는 연구뿐만 아니라 용량이나 기간을 변화하는 다양한 투여방법에 대한 무작위 임상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가 연구에 대한 의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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