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CO 하위분석에서 3개월 DAPT 이후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은 STEMI 환자의 PCI 후 출혈위험 감소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 "현재 장기간 DAPT 일반적이지만 단기간 DAPT 전략 적극적 대안 될 것"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관상동맥 중재시술(PCI)을 받은 ST분절상승 심근경색증(STEMI) 환자에게도 3개월 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이 안전하고 시행 가능한 전략으로 조사됐다. 

미국 심혈관연구재단(Cardiovascular Research Foundation)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한 TCT Connect 학술대회에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심장내과)는 TICO-STEMI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3개월 간 아스피린+티카그렐러(브릴린타, 아스트라제네카)의 DAPT 이후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이 감소된 주요 출혈 위험과 연관됐다고 밝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14~18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한 TCTConnect 학술대회에서 TICO-STEMI를 발표했다. 사진 출처: TCTConnect 갈무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14~18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한 TCTConnect 학술대회에서 TICO-STEMI를 발표했다. 사진 출처: TCTConnect 갈무리.

TICO-STEMI 결과에 따르면 장기간 DAPT보다 단기간 DAPT을 받은 환자가 1년 시점에서 주요 출혈 발생률이 더 낮았으며 주요심뇌혈관사건(MACCE)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1년 TICO-STEMI 결과(As-treated)
- NACE: 2.3% vs 5.2%, HR 0.44, 95% CI 0.23-0.86
- TIMI 주요 출혈: 0.9% vs 2.9%, HR 0.32, 95% CI 0.12-0.87
- MACCE: 1.7% vs 2.6%, HR 0.66, 95% CI 0.29-1.51

김 교수에 따르면 TICO-STEMI 앞서 랜드마크 무작위 대조군 GLOBAL-LEADERS, TWILIGHT, TICO 연구에서 단기간 DAPT 이후 단독 강력한 P2Y12 억제제의 요법은 "허혈 및 출혈 위험 균형을 맞추는데 최적의 요법"이었다. 

세 연구 중 TICO는 특히 모든 ACS 환자를 겨냥했으며 유일하게 혈전사건 재발위험이 가장 높은 STEMI 환자를 포함했다. TICO는 다기관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국내 의료기관 38곳에서 진행됐으며 ACS 환자 총 3056명을 포함했다(평균 나이 61세, 남성 79%).

그 결과, 단기간 DAPT는 장기간 DAPT보다 낮은 출혈위험과 연관됐으며 그의 원인은 더 낮은 주요총임상사건(NACE) 발생에 따라 이뤄졌다고 연구진이 평가했다.

1년 TICO 결과
- NACE: 1.4% vs 3.5%; HR 0.41; 95% CI 0.25-0.68
- TIMI 주요 출혈: 0.2% vs 1.6%; HR 0.13; 95% CI 0.04-0.44

연대의대 연구팀은 ACS 환자에서 짧은 DAPT의 효과를 보고한 이후 STEMI 환자에게도 단기간 DAPT의 혜택과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TICO-STEMI 하위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1차 목표점은 12개월 시점에서 출혈 사건(TIMI 주요 출혈)과 허혈 사건(MACCE, 모든원인 사망, 심근경색, 스텐트 혈전증, 뇌졸중, TVR)을 포함한 NACE로 설정됐다. 

TICO 참여한 환자 3056명 중 STEMI 환자 1103명이 TICO-STEMI에 포함됐으며 환자는 12개월의 티카그렐러+아스피린 요법으로 치료를 받거나(장기간 DAPT, n=557), 3개월의 티카그렐러+아스피린 요법 이후 티카그렐러 단독요법(단기간 DAPT, n=546)을 받았다. 환자 평균 나이는 59세, 여성은 약 85%였다. 

김 교수는 TCT CONNECT 2020에서 "이번 연구는 약물용출스텐트(DES)를 삽입한 STEMI 환자에 단기간 DAPT 이후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의 실행 가능성을 최초로 검토했다"면서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은 주요 출혈위험을 감소시켰으며 MACCE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번 연구결과를 모든 STEMI 환자에 적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머리로 데이터 이해해도 가슴으로 받아드리는 데 시간 필요

복수의 연구에서 단기간 DAPT의 가능성이 커졌지만 한 미국 의료진의 비공식적 투표 결과에 따르면 실제 임상에서는 단기간보다 장기간 DAPT가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메디칼업저버는 TICO-STEMI 결과가 임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김 교수에게 물어봤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심장내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심장내과).

TICO-STEMI가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는.
김 교수: TICO-STEMI 결과를 요약하면, 성공적인 스텐트 시술 이후에도, 타질환군보다 스텐트 혈전증 및 심근경색의 재발 우려가 높은 STEMI 환자에서도 단기간 DAPT 이후에 티카그렐러 단독치료를 통해 우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안전형 협심증 환자는 약물치료로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TICO에 포함된 STEMI 환자는 스텐트를 활용한 적절한 재관류술을 받지 않으면 심장마비 위험이 매우 높다. ACS 내에서도 STEMI가 발생하면 90분 이내 조속한 재관류를 시행하지 않으면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매우 높고 적절한 치료 이후에도 심장기능 장애로  심부전·부정맥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심근경색의 재발 확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본 연구팀은 TICO 연구에서 STEMI 환자들만을 추려서 두 가지의 티카그렐러 기반 항혈소판 치료전략(3개월 DAPT 이후 티카그렐러 단독 vs 12개월 DAPT)의 효용을 비교한 결과, 심근경색이나 사망, 뇌졸중과 같은 허혈성 사건의 발생 빈도가 양 치료 전략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3개월 DAPT군은 12개월 DAPT군에 비해 주요한 출혈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함을 규명했다. 결론적으로 NACE 발생 빈도에 있어서 3개월 DAPT 후 티카그렐러 단독전략이 12개월 DAPT에 비해 우월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유와 분석 방법은

김 교수: STEMI 환자는 매우 급박하고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며 심근경색의 재발 및 심부전의 발생 등 합병증 위험이 높다. 대부분의 기존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는 STEMI 환자를 배제했기 때문에 환자군에 적절한 항혈소판 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 

TICO 연구는 연구설계 단계부터 STEMI 환자를 전체 환자군의 1/3 이상 포함 시키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3056명 중 36%에 해당하는 1103명을 포함해 분석을 진행했다. 또한 연구진은 연구등록 단계부터 STEMI 환자가 양 군(12개월 DAPT vs 3개월 DAPT+티카그렐러 단독)에 같은 비율로 포함되도록 층화를 수행했다. 사전에 STEMI 에 대해 분석을 계획한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했기에, 더욱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임상 현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김 교수: STEMI 환자는 재발의 우려로 일반적으로 장기간 DAPT를 시행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환자들은 빈혈이나, 만성 콩팥병,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당뇨병 등과 같은 출혈의 위험인자를 동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단기간 DAPT 이후 티카그렐러 단독 전략을 적극적인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비공식 투표에 따르면 미국 의료진 60%는 DAPT 기간을 줄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에서 DAPT 기간을 줄이지 않는 잠재적 이유는.  

김 교수: TICO는 고휘험 ACS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 임상 현장에 적용하는 데에는 주의를 기울이는 시기인 것 같다. 

TWILIGHT, TICO 등 논문들이 발간된 지 경과된 시간이 길지 않는 것이 하나의 이유다. TICO, TWILIGHT 연구에 참여해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의 안정성을 체험한 연구자라면 해당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데에 거부감이 없겠지만 직접 적용해 보지 않은 임상의의 경우 '머리로는 데이터를 이해해도 가슴으로 받아들여 임상에 적용'까지는 조금 더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이후 움직이려고 하는 시기로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 TWILIGHT, TICO 외에도 P2Y12 억제제 단독요법의 안전성 및 효능을 뒷받침하는 후속 연구가 많이 발표되고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임상에 적용하는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조만간 진료 지침에 변화가 이뤄지면 이러한 경향이 가속화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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