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1]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 TALOS-AMI 결과 발표
아스피린 기반 DAPT, 티카그렐러 유지 vs 티카그렐러 30일→클로피도그렐 비교
클로피도그렐 변경 시 12개월 동안 심혈관 사망·심근경색·출혈 등 위험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안정형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진행 시 티카그렐러를 첫 30일만 투약해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PCI 후 첫 달 동안 주요 이상반응이 없었던 안정형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12개월의 DAPT 기간에 아스피린+티카그렐러를 한 달 동안 진행 후 티카그렐러를 클로피도그렐로 변경하면 안전하고 심장사건 등 이상반응 위험이 낮았다. 

이는 안정형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 아스피린 기반 DAPT 진행 시 티카그렐러에서 클로피도그렐로 치료를 전환하는 단계적 감량요법(de-escalating)이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의 'Late-Breaking Clinical Trials(LBCT)' 세션에서 TALOS-AMI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의 'Late-Breaking Clinical Trials(LBCT)' 세션에서 TALOS-AMI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TALOS-AMI 결과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의 'Late-Breaking Clinical Trials(LBCT)' 세션에서 16일 발표됐다.

단계적 감량요법, 심근경색·출혈 위험 최소화할까?

2016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장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또는 티카그렐러인 P2Y12 억제제를 병용하는 DAPT를 6~12개월 동안 진행해야 한다.

티카그렐러는 클로피도그렐보다 강력한 항혈소판제로, 빠르게 작용하며 항혈소판효과를 잘 예측할 수 있지만 출혈 위험이 더 높다.

그런데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혈전증 발생 위험은 스텐트 이식 후 첫 30일에 가장 높고 출혈 위험은 30일 후 치료 유지기간에 높게 유지된다(N Engl J Med 2021;384(5):452~460). 이에 TALOS-AMI는 심근경색과 출혈 위험을 모두 최소화하기 위한 DAPT의 단계적 감량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TALOS-AMI는 다기관 무작위 오픈라벨 연구로, 티카그렐러에서 클로피도그렐로 전환하는 DAPT의 단계적 감량요법이 티카그렐러를 유지하는 DAPT와 비교해 비열등한지 평가했다. 

사망·심근경색·출혈 위험, 감량요법군 45%↓

PCI 후 첫 달에 주요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국내 안정형 급성 심근경색 환자 2697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남성이 80%를 차지했고 중앙값 나이 60세였다. 

전체 환자군은 PCI 후 한 달 동안 아스피린+티카그렐러로 DAPT를 받았다. 이어 심근경색, 뇌졸중, 주요 출혈 등 심각한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군이 △아스피린+티카그렐러 치료유지군(대조군, 1348명)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단계적 감량요법군(감량요법군, 1349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항혈소판제 순응도는 치료 5개월째 대조군 97.7%, 감량요법군 98.4%, 치료 10개월째 각 97.3%와 98.4%로 모두 90% 이상이었다. 

1차 목표점으로 PCI 후 12개월 동안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표준화된 출혈기준(BARC)에 따른 유형 2, 3, 5(type 2, 3, 5)의 주요 출혈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비열등성 한계치(non-inferiority margin)는 3.0%로 설정했다. 

▲TALOS-AMI 결과, PCI 후 12개월 동안 1차 목표점 발생률은 대조군 8.2%, 감량요법군 4.6%로 조사됐다.
▲TALOS-AMI 결과, PCI 후 12개월 동안 1차 목표점 발생률은 대조군 8.2%, 감량요법군 4.6%로 조사됐다.

그 결과 1차 목표점 발생률은 대조군 8.2%(104명), 감량요법군 4.6%(59명)로, 그 위험은 감량요법군에서 45% 낮았다(HR 0.55; 95% CI 0.40~0.76). 두 군간 절대적 발생률 차이는 3.6%p로, 비열등성뿐 아니라 우월성 기준을 유의하게 충족했다(모두 P<0.001). 

이어 2차 목표점 분석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발생률은 대조군 3.1%, 감량요법군 2.1%로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BARC에 따른 유형 2, 3, 5의 주요 출혈 발생률은 대조군 5.6%, 감량요법군 3.0%로, 감량요법군의 출혈 발생 위험이 48% 의미 있게 낮았다(HR 0.52; P=0.001). 

이 같은 결과는 성별, 나이, 당뇨병 여부, 좌심실 박출률, 추정 사구체여과율 등에 따른 하위분석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단계적 감량요법 근거 마련…한국인만 포함된 점은 한계점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 ACC 제공.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 ACC 제공.

장기육 교수는 "새로운 스텐트 이식 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의학적 치료를 받은 심근경색 환자에게 티카그렐러에서 클로피도그렐로 약물을 변경하는 DAPT의 단계적 감량요법이 티카그렐러로 DAPT를 지속하는 치료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티카그렐러를 투약하는 고강도 DAPT는 또 다른 심근경색 또는 동맥폐쇄 위험이 가장 높은 심근경색 발생 후 첫 30일 동안에만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는 초기단계가 지났을 때 위험할 수 있다"며 "많은 심장 전문가가 임상에서 환자 치료 시 DAPT의 단계적 감량요법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이 같은 진료를 정당화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미시간대학병원 Claire Duvernoy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 관리에 이번 연구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많은 의료진이 비용, 내약성,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이 같은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진행하고 있는 치료전략이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한계점이 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은 다른 인종보다 클로피도그렐 대사 관련 유전자 변이가 빈번하게 나타나, 서양인보다 클로피도그렐에 대한 반응이 떨어진다.

그는 "이번 연구는 한국에서만 진행됐다"면서 "한국인은 다른 인종보다 CYP2C19 기능소실 대립유전자(loss-of-function allele)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을지라도, 이번 연구를 통해 이들 인구에서 약물 전환의 임상적 안전성을 확인했다. 그러므로 이번 결과에 따라 다른 인종에게도 단계적 감량요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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