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1]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HOST-EXAM 결과 발표
DAPT 6~18개월 동안 임상적 사건 없었던 환자, 클로피도그렐 vs 아스피린 비교
2년 추적관찰, 사망·출혈 등 1차 목표점 위험 클로피도그렐군 27%↓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받은 환자에게 장기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경우 아스피린보다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약물용출스텐트(DES)로 PCI를 받은 후 임상적 사건 없이 DAPT를 6~18개월 동안 진행한 국내 환자 대상의 HOST-EXAM 결과, 장기 유지요법으로서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아스피린보다 유효성·안전성 측면에서 우월한 성적표를 받았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의 'Late-Breaking Clinical Trials(LBCT)' 세션에서 HOST-EXAM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의 'Late-Breaking Clinical Trials(LBCT)' 세션에서 HOST-EXAM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HOST-EXAM은 임상적 사건 없이 DAPT를 받은 환자의 장기 유지요법으로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직접 비교한 첫 대규모 무작위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의 'Late-Breaking Clinical Trials(LBCT)' 세션에서 16일 공개됐고, 동시에 The Lancet 온라인판에 실렸다.

장기 유지요법으로 최적 항혈소판제 명확하지 않아

유럽심장학회·심장흉부외과학회(ESC/EACTS)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PCI 후 DAPT를 6~12개월 동안 진행하도록 권고한다. 이어 장기 유지요법으로 단일 항혈소판요법을 제시하며, 일반적으로 아스피린 처방을 권고하고 클로피도그렐은 대체 치료로 주문한다. 그러나 PCI 후 장기 유지요법 시 어떤 항혈소판제가 최적인지는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DES로 PCI를 받은 환자의 장기 유지요법으로서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의 유효성·안전성을 비교하고자 연구자주도, 전향적, 무작위, 오픈라벨, 다기관 연구로 시행됐다. 

2014년 3월 26일~2018년 5월 29일 국내 37개 의료기관에서 DES로 PCI를 받은 후 임상적 사건 없이 DAPT를 6~18개월 동안 진행한 20세 이상 환자 총 5530명이 등록됐다. 허혈 또는 주요 출혈 합병증이 있었던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했다. 평균 나이는 63세였고 남성이 75%를 차지했다.

이 중 5438명이 클로피도그렐 75mg 단독요법군(클로피도그렐군, 2710명)과 아스피린 100mg 단독요법군(아스피린군, 2728명)에 무작위 분류돼 24개월 동안 치료받았다. 추적관찰을 완료한 환자는 클로피도그렐군 98.2%, 아스피린군 98.1%였다. 

1차 목표점은 환자 관련 사건(patient-oriented composite outcome, POCO)으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뇌졸중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재입원 △표준화된 출혈기준(BARC)에 따른 유형 3(type 3) 이상의 주요 출혈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클로피도그렐군, 혈전성 사건·출혈 등 위험↓

연구 중도 탈락자까지 포함한 치료의향분석(ITT) 결과, 2년 추적관찰 동안 1차 목표점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 5.7%(152명), 아스피린군 7.7%(207명)로 조사됐다.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군이 아스피린군 대비 27% 유의하게 낮았다(HR 0.73; P=0.003).

▲HOST-EXAM 결과, 2년 추적관찰 동안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군이 아스피린군보다 27% 유의하게 낮았다.
▲HOST-EXAM 결과, 2년 추적관찰 동안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군이 아스피린군보다 27% 유의하게 낮았다.

이어 2차 목표점으로 혈전성 사건과 모든 출혈을 분류해 그 위험을 비교했다. 혈전성 사건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재입원 △명확한 또는 가능성 있는 스텐트 혈전증 등으로 정의했다. 모든 출혈은 BARC에 따른 유형 2(type 2) 이상의 출혈로 설정했다.

그 결과, 1차 목표점과 마찬가지로 2차 목표점에서도 클로피도그렐군의 유의한 혜택이 관찰됐다.

혈전성 사건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 3.7%, 아스피린군 5.5%로, 클로피도그렐군의 위험이 32% 의미 있게 낮았다(HR 0.68; P=0.003).

모든 출혈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 2.3%, 아스피린군 3.3%로, 그 위험은 클로피도그렐군이 32% 낮았다(HR 0.68; P=0.003). 

아울러 연구의 중도 탈락자를 포함하지 않고 치료를 완료한 환자에 대한 분석(PP) 결과, 1차 목표점 발생률은 클로피도그렐군 5.6%, 아스피린군 7.8%로 확인됐다.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ITT 결과와 비슷하게 클로피도그렐군이 아스피린군보다 28% 유의하게 낮았다(HR 0.72; P=0.002). 

"DAPT 짧게 진행한 환자에게 적용 어려워"

결과적으로, PCI 후 임상적 사건 없이 DAPT를 진행한 환자에게 장기 유지요법으로서 아스피린보다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우월하다고 평가된다.

김효수 교수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후 임상적 사건 없이 DAPT를 6~18개월 동안 받은 환자에게 장기 유지요법을 진행할 경우,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의 예후가 아스피린보다 더 좋다는 가설을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단, 이번 연구는 DAPT를 짧게 진행한 환자에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는 "이번 결과는 임상적 사건 없이 DAPT를 6~18개월 동안 받은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DAPT를 1개월 또는 3개월 등 짧은 기간 진행한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의료진이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후 만성 안정기(chronic stable phase)인 환자에게 적용할 항혈소판제 단독요법을 선택할 경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의 장기간 혜택을 추가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5년 추적관찰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고비용이라는 점에서, 두 치료제의 비용효과분석도 시행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