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P 특별기획 점검단 결과 대형제약사까지 위반 사례 적발
징벌적 과징금 및 원스트라이크 아웃 GMP 적합판정 취소 추진
당분간 불시점검 지속 예상…제약바이오協 차원 징계 수위 주목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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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일부 중소제약사의 일탈로 끝날 것 같았던 의약품 임의제조 파동이 더욱 강하게 진동하고 있어 제약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바이넥스, 비보존제약과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대형 제약사인 종근당까지 의약품 제조 위반 행위로 적발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삐를 바짝 조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장 불시점검도 부담스럽지만 식약처의 다음 행보에 더 긴장하는 분위기로, 실제로 GMP 적합판정 취소까지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적발된 업체는 업체대로, 산업계는 산업계대로, 식약처는 식약처대로 의약품 임의제조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 의약품 GMP 특별 기획점검단 점검 결과 발표
국회 업무보고 통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의지 

식약처는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 사태 이후 실시한 의약품 GMP 특별 기획점검단의 불시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불시점검 4개 업체 중 2개 업체에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약사법 위반 등이 확인됐으며 나머지 2개 업체는 위반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위반 업체 1곳은 대형제약사 중 하나인 종근당이다. 

종근당은 변경허가를 받지 않고 첨가제를 임의로 사용하고 제조기록서 거짓 이중 작성 및 폐기, 제조방법 미변경, 원료 사용량 임의 증감 등을 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식약처는 의약품 GMP 특별 기획점검단을 연중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실상 다른 제약사에서도 위반사항이 더 발견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불시점검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A관계자는 "불시점검이긴 했지만 대형제약사가 적발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회사 입장에서 더 좌불안석인 이유는 의약품 임의제조가 업계 전체에 만연한 일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기 애매해졌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식약처는 상시 불법행위 정보 수집을 위한 특별 기획점검단과 클린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는 언제, 어떤 제약사가 불시점검을 받을지 알 수 없어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인데, 여기에 더해 식약처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처벌 강화와 제도 개선 방안을 방향성을 공개했다.

우선, 제조소 불법행위로 인한 경제적 이익 환수를 위한 징벌적 과징금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환수 범위를 기존 '업체 연간 생산액 5%'에서 문제가 되는 품목의 '연간 생산액 2배'로 상향한다.

주목할 점은 단 한 번의 적발에도 GMP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One Strike-Out)'로, 처벌 실효성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의미다.

또한 제네릭의약품 등 품목 난립 방지를 위해 생동·임상시험 자료의 공유 제한을 다시 추진한다.

국회에서는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과 11월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해 복지위에 계류 중인 상태로, 식약처는 두 입법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종근당 제조·판매 중지 6개 의약품 작년 처방액 658억원
경쟁사 대체 의약품 성장 등 영업 측면 타격 불가피

당장 종근당은 이번 적발로 제조·판매 중지된 의약품으로 일시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처방액은 차치하고 경쟁사의 대체 의약품 성장까지 바라봐야 할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종근당에서 제조(수탁제조 포함)하는 9개 의약품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잠정 제조판매 중지 의약품(4개사 9개 품목)
잠정 제조판매 중지 의약품(4개사 9개 품목)

이 중 환자 치료 목적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데파스정0.25mg, 베자립정, 유리토스정 3개 품목은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적용하되 시중 유통제품 사용은 허용하기로 했다.

그 외 리피로우정10mg, 칸데모어플러스정16/12.5mg, 네오칸데플러스정, 타무날캡슐, 타임알캡슐, 프리그렐정 6개 품목은 다른 대체 의약품으로 전환하고 제품 회수 명령을 내렸다.

6개 품목의 지난해 유비스트 기준 처방액을 살펴보면 리피로우정10mg이 348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프리그렐정(258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이어 칸데모어플러스정이 41억원, 타무날캡슐 19억원 등으로, 이들 품목의 총 처방액만 658억원에 달할 만큼 활발하게 처방 중이다.

아울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리피로우정은 23만 5739명, 프리그렐정 12만 9545명, 칸데모어플러스정 2만 1389명, 타무날켑슐 1만 9522명, 타임알캡슐 7881명에게 처방됐다.

문제는 경쟁사들이 대체 가능한 의약품으로 제조·판매가 중지된 품목의 빈틈을 노려 이 기회에 입지를 다지려는 움직임이 종근당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제약사 B관계자는 "경쟁사의 위기가 타사에게는 기회로 다가온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며 "처방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변화와 이득을 이끌어 낼 방법이 있다면, 단 하루라 할지라도 대체 가능한 품목 영업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協, 이전 사례처럼 강경 징계 내릴지 촉각
업계, 식약처 불시점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

이런 가운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7일 오후 종근당에 대해 윤리위원회를 개최한다.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의 경우 제약바이오협회 윤리위원회를 통해 청문 절차 진행 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식약처 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두 회사의 위반 행위가 정관 제10조(회원의 징계) 및 윤리위원회 심의기준 제2조 1항 3호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에 반하는 행위'로 판단한 것이다.

당시 비보존제약은 윤리위원회 징계 공문을 받은 직후 협회를 자진 탈퇴하겠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바 있다.

국내 생산 의약품의 품질 관리와 양질의 의약품 제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자정 노력에 사활을 걸겠다고 밝힌 제약바이오협회가 종근당에게도 앞선 사례와 같이 강경한 조치를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편, 식약처의 제조소 불시점검이 중소제약사와 대형제약사 가릴 것 없이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어 다음 타깃은 누가 될지, 어디까지 압박이 들어올지 업계 전체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바이넥스 이슈 이후 사실상 불시점검 첫 테이프와 다름없는 조사에서 대형제약사가 스타트를 끊은 만큼 식약처의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제약업계 C관계자는 "불시점검을 나가는 식약처 직원 입장에서는 초반부터 위반 사례가 확인됐으니 그 이후에는 대충 조사하고 싶다고 한들 대충 볼 수가 없다"며 "점검 팀 구성도 매번 달라질텐데, 일반적인 실사보다 훨씬 꼼꼼하게 확인해 단 한건의 사소한 위반이라도 적발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식약처 여건상 현실적으로 불시점검이 1년 내내 계속될 수 없으니 5~6월까지만 불시점검이 지속되고 이후 주기를 정해서 점검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며 "결국 당분간은 소형 제조소 보다는 대형 제조소 위주로 불시점검이 이뤄질 것 같다는 얘기가 들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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