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정윤식 기자
취재부 정윤식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만능 엔터테이너 박수홍 씨가 친형에게 사기 당한 일이 최근 화제다.

연예계 활동 30년 동안 힘들게 번 100억원가량이 친형 주머니로 들어간 것.

믿었던 친형에게 배신당한 박수홍 씨 사연에 대중들은 분노와 함께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특히, 남도 아닌 친형이기 때문에 그 오랜 기간 동안 의심할 생각이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바이넥스가 쏘아 올린 공이 제약업계 전반에 불신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웠다.

'설마 그 정도까지 엉망이겠어?'라는 의문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특별 점검 결과로 사실이 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수탁사인 바이넥스 등은 의약품 원료 사용량을 임의로 증감하거나 거짓으로 제조기록서를 작성하고 심지어 이를 폐기까지 했다.

누가 봐도 의도적인 고의다.

바이넥스 사태가 터지자 제약업계가 제일 우려한 것은 정부와 국민의 제약사 대한 신뢰, 나아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다.

설상가상 바이넥스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비보존제약 등이 비슷한 범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밝혀지면서 그동안 쌓아온 업계 신뢰도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의약품을 믿고 복용하던 국민의 발등을 도끼로 찍었고, 방심하던 정부의 뒤통수를 때렸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업체 간 신뢰가 깨진 것이다.

식약처는 재발을 막기 위해 의약품 GMP 특별 기획점검단을 신설하고 의약품 제조소를 불시에 점검해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식약처는 수탁자 관리·감독 소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위탁자에 대한 압박이나 마찬가지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탁사의 의약품 제조 현장을 매일 직접 관리·감독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바이넥스처럼 계획된 눈속임은 내부 고발이 아닌 이상 확인할 길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그동안 제약 업체들은 서로를 철저히 믿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업체 간의 그 믿음은 깨졌고, 국민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정부의 압박은 고스란히 업계 전역으로 확산됐다. 

현재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의지와 경고에 업체들이 반항하지 못하고 속으로 한숨만 쉴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진짜 불가능해도 불가능하다고 핑계를 댈 수 없게 된 이유다.

게다가 앞으로 수탁자 관리·감독에 투입될 비용과 행정처분 리스크까지 더하면 위탁업체의 부담은 몇 배로 커질 수밖에 없다.

진짜 잘못이 있다면 너무 믿었던 것일까.

국민 신뢰, 정부 신뢰, 업체 간의 신뢰 모두 회복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믿을 놈 하나 없다'며 한숨만 쉴 때가 아니다.

비 온 뒤 굳은 땅을 만들려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하루빨리 추락한 신뢰를 되찾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현실적인 노력이 발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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