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GFR TKI 4종 매출 1520억원, 15%↑...타그리소 가파른 성장
HER2 표적항암제 시장 로슈, 치열한 방어전...국산 바이오시밀러 약진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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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비소세포폐암과 유방암 치료제 시장에서 표적항암제가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억제제(EGFR TKI) 시장은 지난해 역대급 판매 기록을 세웠고, HER2 양성 유방암 표적항암제 시장은 2000억원 매출을 넘어섰다.

 

전년比 15%↑...타그리소 질주
시장 변화 예고된 사장...비짐프로·렉라자 주목

EGFR 돌연변이 동반 비소세포폐암(NSCLC) 표적항암제 시장은 지난해 1520억원(아이큐비아 기준)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급 성적표를 썼다.

이는 전년 대비 15% 성장한 수치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8%에 달한다.

EGFR 돌연변이는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중 30~40%에서 관찰되는 흔한 돌연변이 유형이다.

특히 아시아인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비율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상당하다.

시장 성장은 기존 약물에 내성을 갖고 있는 환자에 효과를 발휘하는 3세대 치료제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건강보험급여 등재가 기폭제가 됐다.

실제 타그리소는 지난해 국내에서 10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9년(792억원)보다 34.5% 늘어난 액수다.

타그리소는 2016년 EGFR TKI 투여 후 EGFR-T790 변이가 확인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투여로 시판허가 받았다.

기존 1, 2세대 EGFR TKI 투여 후 내성이 발생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제인 셈이다.

치료 경험이 없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세대 EGFR TKI를 비교한 FLAURA 임상3상에서 타그리소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세대 EGFR TKI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중앙값)은 31.8개월인 반면 타그리소 치료군은 38.6개월에 달했다.

게다가 무진행생존기간(중앙값)은 1세대 EGFR TKI 치료군이 10.2개월, 타그리소 치료군이 18.9개월로 의미 있게 개선됐다.

아울러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생률도 1세대 EGFR TKI 치료군과 유사하게 나타나 안전성도 확인했다.

이 때문에 타그리소를 제외한 다른 EGFR TKI는 매출 흐름이 부진한 상태다.

아스타라제네카 이레사(게피티닙)의 작년 매출은 196억원으로, 전년(282억원)보다 30.5% 줄었다. 로슈 타쎄바(엘로티닙)도 같은기간 82억원에서 73억원으로 11% 감소했다.

베링거인겔하임 지오트립(아타티닙)은 지난해 매출 186억원으로 전년(166억원) 대비 12% 증가하며 매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다만, 지오트립은 2세대 EGFR TKI 임에도 불구하고 1세대 약물에 대한 내성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타그리소와 차별성이 없는게 한계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향후 EGFR TKI 시장은 변화가 감지된다. 2세대 약물인 화이자의 비짐프로(다코미티닙)가 지난해 말 급여등재를 마친 상태다.

비짐프로는 EGFR 엑손19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변이가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국내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산 신약인 유한양행의 3세대 약물 렉라자(레이저티닙)도 연내 처방권 진입이 유력해지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렉라자는 이전에 EGFR TKI로 치료받은 적 없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 달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가 적정하다는 판정을 받은 상태다.

 

급여확대 영향?...HER2 치료제 시장 대폭 성장
국산 바이오시밀러도 상승 흐름 

선별급여와 급여확대,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 등 다양한 이슈가 쏟아진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제2(HER2) 양성 유방암 표적항암제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5~20% 비중을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재발이 빠르고 생존기간이 짧다는 특징이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HER2 표적항암제 시장은 2018년 1456억원, 2019년 1950억원의 매출 규모를 형성했고, 지난해에는 2165억원으로 2000억원 시장규모를 넘어섰다. 연평균 22.5%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시장 선두는 로슈 퍼제타(퍼투주맙)가 달리고 있다.

퍼제타는 선별급여를 적용받으면서 2019년 557억원에서 지난해 741억원으로 매출이 33% 늘었다. 

퍼제타는 출시 후 처음으로 허셉틴의 매출을 넘어섰다. 퍼제타는 수술이 불가능하고 HER2 표적항암제 또는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전이성 또는 국소재발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도세탁셀 및 트라스트주맙과 병용투여되는 약물이다.

2019년 5월 선별급여 적용을 계기로 트라스트주맙 병용요법이 수술 전 보조요법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조기 유방암으로 급여 확대된 항체약물결합체(ADC) 캐싸일라(트라스트주맙 엠탄신)도 이 기간동안 354억원에서 435억원으로 22.9% 매출이 증가했다.

이 시장을 개척한 허셉틴(트라스트주맙)은 2019년 787억원에서 2020년 699억원으로 11.2% 매출이 줄었다. 

로슈는 3개의 HER2 표적항암제로만 약 17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달성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트라스트주맙 성분 바이오시밀러의 약진이 돋보인다. 셀트리온 허쥬마는 지난해 254억원의 매출로, 전년(230억원) 대비 10.4% 성장했다. 

허쥬마는 2014년 식약처로부터 판매승인을 받고 2017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77억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230억원으로 매출 규모를 키운 뒤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페넷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하다.

삼페넷은 지난해 36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019년 22억원에 비해 63.6% 성장했지만, 경쟁제품과의 격차는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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