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주사제 GLP-1 기대감...골다공증 치료 신약, 국내서 자리매김
엔허투, 치료 실패 전력 전이성 유방암 치료 희망 기대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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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흰 소의 해 신축년이 밝았다. 

지난해 제약업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글로벌 제약업계는 만성질환을 비롯해 항암제, 언맷니즈 충족을 위한 질환 등 여러 분야에서 개발을 일궈냈다.

본지는 올해 블록버스터로 성장해 캐시카우로서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 4개를 선정해 시장성을 살펴봤다.

 

최초의 경구용 GLP-1 제제 '라이벨서스'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 GLP-1 제제 라이벨서스(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최초로 승인했다.

GLP-1 제제는 주사제형이지만, 경구용으로 개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약물이다.

승인의 근거는 PIONEER 연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라이벨서스 1일 1회 7mg과 14mg 단독요법군의 치료 26주 후 당화혈색소 7.0% 미만 도달률은 각각 69%, 77%로 위약군(31%)에 비해 높았다.

FDA 대사계·내분비계약물관리국(DMEP) Lisa Yanoff 책임자는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경구용 GLP-1 제제는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승인으로 주사 없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생겼다"고 전했다.

다만, 라이벨서스가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비싼 약가가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GLP-1 제제 단점으로 비싼 약가를 꼽고 있다.

라이벨서스가 가장 나중에 개발된 치료제이지만, 다른 경구용 항당뇨병제와의 약가 차이를 극복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젬픽' CV 위험 감소 옵션 장착

노보노디스크의 주사제형 GLP-1 제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은 심혈관질환 예방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작년 1월 FDA는 오젬픽을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사건(MACE)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승인했다.

적응증 확대는 제2형 당뇨병 환자 329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SUSTAIN-6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 결과가 근거가 됐다.

약 2년간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젬픽 투여군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등 3가지 MACE 위험이 위약군 대비 26% 의미 있게 낮았다.

구체적으로 MACE 발생률은 오젬픽 투여군 6.6%, 위약군 8.9%였고, 비치명적 심근경색은 각각 2.9%, 3.9%, 비치명적 뇌졸중은 각각 1.6%, 2.7%로 보고됐다.

이번 적응증 확대로 오젬픽은 일라이릴리·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와 CV 위험 감소 효과에 동등하게 사용될 수 있게 됐다.

 

1차 치료제 혜택 볼까 '이베니티'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이베니티(로모소주맙)도 지난해 말 국내에서 급여 등재되면서 올해가 기대되는 약물이 됐다.

이베니티는 골형성 촉진과 골흡수 억제 이중효과를 가진 골다공증 치료제다.

이베니티는 치료경험이 없는 폐경 후 골다공증 환자에게서 효과를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1차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오카사대학 Kosuke Ebina 교수 연구팀의 다기관 전향적 관찰연구 결과, 이베니티 치료 6개월 후 요추 골밀도는 이베니티로 처음 치료받은 폐경 후 골다공증 환자가 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 테리파라타이드 등으로 치료받고 이베니티로 변경한 환자보다 개선됐다. 

실제 이베니티의 국내 급여기준도 기존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중 한 가지 이상에 효과가 없거나 사용할 수 없는 환자 중 ▲65세 이상의 폐경 후 여성이며 ▲중심골에서 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계측(DEXA)으로 측정한 골밀도 검사결과 T-score -2.5 이하이고 ▲골다공증 골절이 2개 이상 발생한 환자로, 이를 반영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김덕윤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이베니티 급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보험급여 적용으로 골절 위험에 따른 정교하고 효과적인 치료는 물론 골절 초위험군을 위한 맞춤 치료가 현장에서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대안 '엔허투'

국내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재발이 빠르고 생존기간이 짧아 예후가 불량하다.

실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4명 중 1명은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을 경험한다.

이런 가운데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재발성 유방암에 대안을 제시하며 주목 받고 있다.

엔허투는 HER2를 표적하는 항체약물복합체(ADC)다.

HER2 양성 절제불가·전이성 유방암 환자 18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DESTINY-Breast01 임상 2상에서 60.3%의 객관적반응률(ORR)을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2차 이상의 HER2 치료제(퍼제타, 캐싸일라, 트라스트주맙) 등을 경험했는데, 치료 경험별로 살표보면 2차 76.7%, 3차 62.5%, 4차 53.8%, 5차 64.3%, 6차 55.3%의 객관적반응율을 나타냈다.

반응 지속시간(DOR) 중앙값(DMS) 14.8개월이었고,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6.4개월로 집계됐다. 치료 1년 시점 전체생존율(OS)는 86.4%였다.

엔허투는 지난해 미국에서 공급을 시작했고, 일본에서는 승인을 받은 상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엔허투의 미국 매출액은 5년 뒤 24억 1200만달러(2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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