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최근 5년간 220개 신약 허가...희귀질환·항암제 개발 '집중'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약진 속 항암제 개발도 여전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허가 경향은 향후 제약업계와 임상의학 분야 방향성의 바로미터가 된다. FDA의 허가 경향에 따라 R&D의 중심이 이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에 따르면 2019년 합성의약품 및 생물의약품 신약 48개가 허가 관문을 통과했다. 

FDA는 최근 5년(2015~2019년)간 220개의 신약을 허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45개, 2016년 22개, 2017년 46개, 2018년 59개, 2019년 48개 등이다. FDA의 신약 허가 경향을 보면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에 집중돼 있다는 게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는 글로벌 제약업계가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①FDA 허가 신약, 희귀질환 치료제 약진...항암제도 꾸준
②개발 도전 잇따르는 전문 치료제...내분비·순환기 신약 '감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FDA가 2019년 승인한 신약 가운데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는 총 31개로 집계됐다. 2019년 승인한 신약 48개 중 64.6%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가운데 희귀질환, 즉 미국인 20만명 이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의 의약품은 21개(항암제 5개 포함)로 43.8%에 달했고, 항암제 10개(20.8%)가 허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중심의 허가 경향은 최근 5년 사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FDA의 신약 허가 현황을 분석해보면,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는 FDA가 한 해 동안 허가한 신약 5개 중 1개였다.

항암제는 2015년 8개, 2016년 3개, 2017년 11개, 2018년 16개, 2019년 10개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년 전체 허가의 13.6~27.1%를 차지한 것이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2015년 10개를 시작으로 2016년 4개, 2017년 9개, 2018년 12개로, 매년 허가된 전체 신약 중 18.2~22.2%를 차지했다. 특히 2019년에는 21개의 희귀질환 치료제가 FDA로부터 승인받으면서 전체 허가된 신약의 약 44%를 차지했다.
 

점유율 높이는 희귀질환 치료제

주목할 부분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약진이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FDA로부터 최근 5년간 총 56개가 허가를 받으면서 항암제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특히 2016년부터 매년 허가 건수를 늘려가고 있다. 2016년 4개에 불과했던 희귀질환 치료제는 점차 개수를 늘려 2017년 9개, 2018년 12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당장 2019년 허가된 희귀질환 치료제만 해도 겸상 적혈구 빈혈, 혈전성 자반, 근막증,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골수섬유증, 낭포성 섬유증, 뒤센 근육 영양장애 등 21건이 허가됐다.

2015년에는 저인산효소증, 연조직육종, 유전성 오르트산 산성뇨증, 낭포성 섬유증, 신경모세포종, 아스페르길루증, 다발성골수종 등 10개, 2016년에는 척수성근위축증, 연조직육종, 뒤센 근육 영양장애, 다발성경화증 등 4개가 이름을 올렸다.

2017년에는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와 VII형 점액다당류증 치료제 멥세비가 대표적 희귀질환 치료제로 등장했다. 또 근위축측삭경화증 치료제 라디카바, 바텐병 치료제 브리뉴라, 헌팅턴병 치료제 오스테도 등 총 9개가 허가를 받았다.

2018년에는 발작성야간혈색뇨증 치료제 울토미리스, 람베르트-이튼 근무력 증후군 치료제 퍼답스, 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증식증 치료제 감미판트,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온파트로, 유전성 페닐케톤뇨증 치료제 파린지크 등 12개의 희귀질환 치료제가 등장했다.

 

여전한 강세 항암제…혈액암 선두

ⓒ메디칼업저버

FDA는 최근 5년간 48개의 항암제를 허가했다. 같은 기간 희귀질환 치료제 허가 건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질환 치료제 허가 건수와 비교하면 꾸준한 모습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FDA로부터 허가받은 치료제 상위권은 순환기와 내분비 약물이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글로벌 빅파마의 개발 트렌드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다만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도 대세는 있다. 보통 예후가 좋지 않은 암종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뚜렷한 모양새다.

최근 5년간 FDA로부터 허가받은 항암제 중 가장 많은 암종을 차지하는 것은 혈액암이다. 백혈병과 림프종으로 나뉘는 혈액암은 과거에는 희귀 암종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후천적 성격의 암으로 분류되곤 한다. 때문에 치료제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48개의 항암제 중에서 혈액암 치료제는 17개로, 3개 중 1개꼴(35.4%)로 개발되고 있다.

개발된 혈액암 치료제 대다수는 급성골수성백혈병, 림프종에 집중돼 있다. 특히 혈액암 치료제 개발은 2017년과 2018년에 집중됐다.

백혈병 분야에서는 아스팔라스, 조스타파, 다우리스모, 루목시티, 팁소보, 베스폰사, 아이드하이파, 라이답트, 벤클렉스타, 엔졸리스가 등장했다.

림프종은 코픽트라, 포텔리지오, 칼퀸스, 알리쿼파 등이 개발됐는데, 특히 2019년에 림프종 치료제 개발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중국 제약사 베이진의 BTK(Bruton’s Tyrosin Kinase) 억제제 브루킨사(성분명 자누브루티닙), 로슈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폴라이비(폴라투주맙베도틴), 미국 캐리오팜의 핵외수송 단백질 XOP1 억제제 계열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엑스포비오(셀리넥소르) 등 3종의 림프종 치료제가 FDA 허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고형암에서는 폐암과 유방암 분야가 강세다. 두 질환 치료제는 최근 5년간 각각 7개씩 허가됐다. 특히 두 분야 치료제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를 위한 치료제가 주를 이룬다는 게 공통점이다.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른 폐암과 유방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상대적으로 예후가 낮기 때문에 이를 타깃하기 위한 게 배경으로 풀이된다.

ALK 유전자 변이를 타깃해 왔던 폐암 분야에서는 NTRK 유전자 융합과 ROS1 유전자 변이를 바이오마커로 삼은 개인 맞춤형 항암제인 로슈의 로즐리트렉(엔트렉티닙)이 새롭게 허가됐다.

유방암 분야에서도 HER2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한 약물들의 허가가 주를 이뤘는데, 다이이찌산쿄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와 노바티스 피크레이(알펠리십)가 그 주인공이다.

중앙대병원 장정순 교수(혈액종양내과)는 "과거에는 감염성질환과 심장질환, 위장질환 등이 인류를 위협했다면, 최근에는 암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항암제 허가 건수가 꾸준한 데는 이런 사회적·산업적 니즈가 맞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특히 최근 20여 년 동안 미국은 캔서 액트(Cancer Act) 연방법을 통해 암 정복을 위한 기초연구를 지원하며 마중물을 마련했다"며 "FDA의 최근 허가 경향성은 이를 토대로 한 기반기술과 연구개발의 결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