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새 옷 입은 글로벌 빅파마…실적 부진 여전

ⓒ메디칼업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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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와 함께 했던 흰 쥐의 해인 경자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매년 순탄치 않았던 제약업계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위협하면서 악재는 더 컸다. 게다가 코로나19 종식은커녕 내년에도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여 고난은 더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업계 환경의 변화를 강제하고 변수를 창출했다. 이로 인해 예년과는 다른 형태의 변화가 다수 감지됐고, 국내·외 제약업계는 여러 방법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대면영업을 중시해 온 국내 제약업계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온라인 영업이 대세를 이뤘고, 글로벌 제약업계는 법인을 쪼개고 품목군을 재조정하며 대처,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 중이다.

이와 별개로 제약사에게 난감한 선택을 강요한 경자년이기도 했다. 정부가 예고한 약제 재평가 제도의 시범사업 대상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확정되면서 연간 35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이 축소될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본지는 2020년 코로나19가 몰고 온 국내·외 제약업계의 변화된 모습과 달라진 환경, 그 외 핫 이슈 등을 정리해봤다.

① 언택트 시대…온라인이 대세
② 코로나19에 의약품 처방실적 '희비' 엇갈려
③ 새 옷 입은 글로벌 빅파마…실적 부진 여전
④ 코로나19, 악재속에서도 꽃피는 신약
⑤ 포스트 코로나, 임상시험도 '비대면' 접목
⑥ '임상재평가'…선택에 내몰린 제약사

글로벌 빅파마들은 포트폴리오를 재편,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성장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충격 때문에 녹록지 않았다. 

10년 이상된 노후 상품군 위주에서 혁신 의약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매각 및 인수합병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코로나19에 무너진 것이다.

글로벌 제약업계는 성장을 위해 매각과 분할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비핵심 사업부를 정리하는 등 파이프라인의 선택과 집중을 꾀한 것이다.

MSD는 올해 3월 여성건강 의약품, 특허만료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부문을 분할, 오가논을 설립했다. 항암제와 백신 등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샤이어를 인수한 다케다는 바이오 생산시설 매각과 함께 세포 치료제와 줄기세포 치료제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수합병과 더불어 포트폴리오도 정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18곳 중 출시 10년 이상 제품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곳은 14곳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해도 사노피, 애브비, 화이자, 노보노디스크, 로슈 등은 출시 10년 이상된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70%에 달했다. 새로운 혁신 의약품에 대한 수혈이 필요한 이유다.

이에 애브비는 지난해 엘러간을 630억달러(73조원)에 인수했다. 릴리는 신제품 출시로 매출 의존도를 95%에서 57%로 낮췄고, 아스트라제네카도 신제품 기여도를 18%에서 48%까지 끌어 올렸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충격에 글로벌 빅파마의 실적은 부진에 허덕였다. 올해 1분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수혈의 효과를 보는 듯 했지만, 코로나19로 무너진 것이다. 실제 올해 2분기 BMS,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애브비를 제외한 글로벌 빅파마의 실적은 1분기 대비 감소했다. 

존슨앤드존슨과 화이자가 작년 2분기 대비 올해 2분기 각각 10.8%, 11% 매출이 줄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뒤이어 로슈 9.6%, 길리어드 9.5%, MSD 7.6% 순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MSD와 애브비는 각각 62.8%, 26.3% 매출이 증가했고, 아스트라제네카 7.8%, 암젠 5.7% 순이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대규모 인수합병 효과로 50%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회사도 있었다.

세엘진과의 합병을 마무리 한 BMS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작년 3분기 대비 76.8% 급증했고, 엘러간을 품에 안은 애브비도 같은기간 52.2% 매출이 늘었다. 뒤이어 로슈가 24.2%, 길리어드가 17.4% 증가했다.

하지만 상당수 글로벌 빅파마들은 저조한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할 때 릴리가 4.8%의 성장률을 보였을 뿐 아스트라제네카 2.7%, 노보노디스크 2.1%, 존슨앤드존슨 1.7%, MSD 1.2%였고, 특히 노바티스의 성장률은 0.7%에 불과했다. 향후 발표될 코로나19와 함께 한 2020년 글로벌 빅파마의 실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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